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본격 영농철 만화방초가 일렁이고 백화(百花)가 활짝 피어 눈부시게 흐드러져 영농 의욕을 소실케 하는 즈음이다. 며칠 전 일상의 운동을 마친 후 습관처럼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놀랐다. 관계가 꽤나 오래되긴 했지만 평소 소소한 일상을 나누지 않은 지인으로부터 수 통의 부재 전화가 표시돼 있다. 다급한 듯 SNS에도 몇 차례 메시지를 적어 두었다. 내용인즉, 660㎡ 규모의 하우스에 취나물을 재배하고 계시는 고향의 노모께서 작물보호제 비선택성 제초제(하이로드)를 영양제로 오인, 배부식 분무기를 이용해 살포했는데 되살릴 방법이 없느냐 물어온 것이다. 난감했다. 혹여라도 미련을 갖지 않도록 단호한 답변으로 갈음했지만 안타까움과 끝은 영 개운치 않았다. 예전에 비해 오용(誤用)으로 인한 약해 사례가 현저히 줄긴 했지만 일선 소농 현장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물론 오지나 고령농에 이르기까지 안전사용교육의 손길이 미치기 쉽지 않은 한계는 경험상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한 농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특별히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여 이례적으로 부적합 된 사례가 많은 작물보호제 품목(터부
농협이 처음으로 계통농약 ‘매출 1조원 시대’를 예고(본보 178호, 2024.2.16.)한 가운데 그 실현 가능성과 적정성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계통농약 매출 ‘1조 1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농협조직의 계통 이용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농약 전체시장의 65%를 계통농약으로 채운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눈에 띄는 방식은 원예용 농약의 계통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국내 농약시장(1조 7500억원)의 37%를 차지하는 시판용 원예농약(6470억원)을 계통농약으로 흡수, 농협 전체 계통공급액을 지난해 9706억원(55%)에서 올해는 1조 1400억원(65%)으로, 2025년은 1조 3000억원(75%)으로, 2026년에는 무려 1조 4000억원(85%)으로 해마다 10%씩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농협주도 농약시장으로의 개편’을 완성하겠다는 빅 픽처다. 물론 이 같은 2026년까지의 3단계 구상이 쉬이(easily) 실현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여건상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보편적 시각인 것 같다. 일선 시판상 입장에서 보면 악몽과도 같은 흑빛 미래 구상으로 여겨질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