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잿빛이었던 삼라만상이 형형색색 꽃 빛을 이루더니 어느새 녹음방초(綠陰芳草)가 우거져 천지는 금세 녹 빛으로 바뀌었다. 가을철 황금 들녘을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다. 본격 농번기를 맞은 일선 농업인들의 손길도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일 것이다. ‘봄날의 하루가 일 년 농사를 결정한다’는 속담이 말하듯 봄철 농사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풍년을 기원해 본다. 기자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산업계에 몸담고 지낼 즈음, 언론이나 농업인들로부터 빼놓지 않고 받은 단골 질문 중 하나가 ‘농약값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세간의 평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해명하라는 요구다. 물론 안전성 강화 등으로 여타 자재에 비해 개발비가 보통 적지 않게 소요되는 자재이다 보니 신제품의 단가가 낮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약 시장의 매출 신장 역시 오래된 약제보다는 신제품 가격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전혀 터무니없는 추측도 요구도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평균적 의미에서 호당 자재별 농업경영비 가운데 과연 농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간의 인식만큼 높은 것인지를 알아보자. 오해를 불식시킴은 물론 정보로서의 가치 또한 적지 않을 것 같다. 농업경영비 중 ‘농약 비율’ 높
소나무재선충 방제방식을 둘러싼 모 인터넷 언론매체 및 지역 시민단체와 산림청 간 첨예한 입장 차이가 점입가경이다. 즉,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사용하는 항공방제와 나무주사의 위해성을 이슈로 확연한 시각차를 넘어 ‘너 죽고 나 살자’식의 감정이 내포된 대립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양상이다. 해당 매체는 지난 3월 29일자 보도를 통해 지역 시민단체 자료를 인용, “온 국민 농약흡입 방치… 산림청이 은폐한 소나무 주사의 실체” 라는 제하(題下)로 여러 문제를 적시하고 산림청이 재선충을 핑계로 숲이 파괴되는 것을 방치해 왔다고 힐난했다. 4월 28일자에서는 “전국에 농약 묻은 송홧가루 날린다…국민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제하를 통해 산림청의 잘못된 소나무 농약 주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필자는 보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문제에 대한 산림청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무겁고 먼 발걸음을 재촉했다. 공익을 위하는 정당하고 타당한 자신들의 정책이 타격을 입고 좌초될 위기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는 만큼, 당연히 거친 해명과 넘치는 설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허나 기자의 바람은 힘겹게 만난 담당자의 어이없는 답변에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