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ria, 한마디로 ‘교착상태’를 의미한다. 도대체 지금 내가 혹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는 수수께끼 같은 상황과 상태에 놓여있을 때 한숨을 쉬면서 토해내는 탄식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암울한 상태라고나 할까. 출발은 철학적인 차원의 풀리지 않는 교착상태를 의미하고 있다. 현실에도 이러한 아득한 상태로 인식할 상황도 있다. 얼마 전 농업관련 대표적인 전문지 경영인들과의 만남에서 현재의 농정에 대해 간단히 물어 본 적이 있다. “현 농정의 지향가치 내지는 목표는 뭡니까?” 현 정부가 들어선지 1년반 정도가 지나고 있다면 몇 번에 걸쳐 농업정책에 관련된 종합적인 청사진이 마련되었을 터. 그러한 바탕 아래 농정이 전개되고 있을 것이기에 질문에 대한 답은 비교적 쉬울 것으로 보았다. 특히나 전체적으로 줄어든 예산과 달리 농업예산은 증가했기에 방점을 찾기는 쉬웠을 것으로 보았다. 대개 정부가 바뀌면 지향하는 가치를 앞세워 “000 정부” 정도로 표현한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현 정부 농정에서도 대통령 보고 시 표지에 부제로 이러한 방향, 지향 가치가 제시되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도 업무보고의 부제목은 ‘멈추지 않는 농업
스마트농업 내지는 스마트팜을 설명, 홍보하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미래농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고, 식량문제와 함께 다양한 농업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덧붙여진다. 멋진 유리온실 내에서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운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원격자동화 관리시스템이 작동하여 내·외부 작물 환경을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각종 프로그램과 기자재가 움직인다. 여기에 젊은 농업인의 환한 얼굴은, 과장하면, 천국과 같다. 모든 마케팅이 그러하듯 멋지고 긍정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골자이다. 주름살이 깊게 패인 농민들의 환한 모습조차 풍성함과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데 활용된다. 이면의 고통과 생활고는 감춰진다. 스마트농업 역시 홍보에서 그것을 위한 어려움, 부정적인 면, 현장에서 아주 제한적으로 성공적이라는 점은 일체 보여주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지, 기술적 완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지, 정부의 보조지원이 없다면 사실상 성립이 쉽지 않다는 점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이다. ‘스마트농업의 생산과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다양할 것이다. 사람이 하는 것이니 당연히 사람이 우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