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 아침 방송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 바이오 회사 대표가 나왔다. 머잖아 백신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고, 이런 의약품은 공공재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인터뷰 말미에 그의 개인사가 짧게 언급되었다(40대에 5천만 원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흙수저 출신인 그가 주식 부자 1위가 된 배경). 방송 종료를 알리는 시그널과 함께 희미해져 간 대화를 추려 담으면 이런 내용이다.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들과 일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요?”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이 뛰어난 점은 많지만 특히 우리란 말에 익숙해요. 우리 회사라는 개념을 갖고 일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지요.” 그의 이 말은 어떤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다. 코로나 치료제의 개발 상황, 물량과 가격과 출시 시점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이해한다. 뭐, 듣는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초점이 다르니까. #2 여전히 시골에 남아 있기를 고집하는 노모를 뵈러 갔다가 친구와 이런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고향 왔으면 (친구에게) 연락을 해야지, 우리가 이래도 되는 거야?” “미안. 당장 우리 집으로 와라.
#1 루틴 루틴이란 말이 있다. 작년과 올해, 우리를 즐겁게 해준 류현진 때문에 알게 된 용어인데 의외로 어려운 말이다. Routine,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비슷한 뜻이긴 하다. 류현진은 팀의 루틴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취한대나 어쩐대나. 미국 야구계에서는 이 루틴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그것을 벗어난 일종의 일탈적 방식을 류현진에게만 허용했대나 어쨌대나. 그래서 열심히 그 뜻을 찾아 봤더니, 찾아볼수록 의미를 알기가 어려워져 갔다. 컴퓨터, 의학, 스포츠, 댄스, 화학… 별의별 분야에서 다 전문용어로 쓰이고 있었다. 규칙, 명령, 반복, 틀 등등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명사인 듯 형용사인 듯 품까지 헷갈렸다. 심지어 옥스퍼드 영한사전에 등재된 일반적 의미 세 가지는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 느낌이 영 다르다. Routine 1. 〔명사〕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2. 〔명사〕 못마땅함 (지루한 일상의) 틀, (판에 박힌) 일상 3. 〔형용사〕 정례적인 1의 의미는 일반적이면서 긍정적, 순리적인 느낌을 주고, 2의 의미는 왠지 부정적이고 답답한 인상을 주며 3의 형용사는 류현진이 왜 이를 거부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완전 주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