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팬데믹(pandemic)이란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원을 찾아봤더니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등장했다. 팬데믹은 ‘pan’과, ‘demic’의 합성어다. demic은 ‘사람’을 가리키고 pan은 ‘전체, 모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두산백과사전 외 다수의 용어사전). pan이란 음의 의미를 두루 찾아봤더니 언어별 공통점이 보였다. - 그리스어 pan : 전체, 모두, 우주 - 라틴어 pan : 숲 ·들 ·목동의 신 - 독일어, 프랑스어 pan : 목축 ·숲의 신, 우주신 -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pan : 빵, 양식 - 산스크리트어, 한자문화권 汎 : 널리, 전체에 걸치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pan이라는 음은 두루 넓고 전체적인 느낌을 준다. 들판과 우주처럼 광대한 것을 말하는 한편 가장 기본적인 음식, 이를 주관하는 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전쟁의 신, 바다의 신, 술의 신, 아름다움의 신 등등 수많은 신이 있지만 먹거리를 책임지는 신보다 중요할까 싶다. 우리말사전에는 ‘판’이 이렇게 정의돼 있다. 1. 일이 벌어진 자리. 또는 그 장면 2. ‘처지’, ‘판국’, ‘형편’의 뜻을 나타내는 말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시골로 내려간 지 10여 년 된 후배를 만났다. 어떤 때는 시니컬하고, 어떤 때는 훈훈하고 어떤 때는 무정해 보이곤 한 후배였다. 약속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앉아 그가 읽고 있던 책을 슬쩍 보았다.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였다. 짜식, 여전하네, 라고 말하며 시골 생활은 어떠냐고 물었다. 때로 시니컬한 후배가 훈훈하게 말했다. “살 만해요.” “다행이네. 하긴, 벌써 10년은 됐지?” “그렇죠. 근데 뭐 10년이란 게 뭐 중요한가요?” 훈훈한 표정의 후배가 시니컬하게 되물었다. 하긴 그렇다. 세월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절대적인 척도도 아니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들고 말했다. “이 사람 책 중에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를 본 적이 있는데 네 생각이 자꾸 나더라.” “꼭 그렇지도 않아요. 보기 나름이죠. 시골은 그런 것이기도 하죠.” 결국은 해석과 대응의 문제인 것이 딱히 그 책에 국한된 것은 아니리라. 몇 가지, 떠오르는 구절이 있어서 시골사람이 된 후배에게 물어 보았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