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영농철에 접어들었다. 특히 경운과 파종으로 사계를 준비하는 봄은 농업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절이다. 이제 농업인들은 풍요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부지런히 뙤약볕 들녘을 누비며 자연과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힘겨운 겨루기에 나설 것이다.
농가인구 200만 명 붕괴가 목전이다. 식량자급률이 50%를 밑돌고 곡물자급률 20% 초반의 시대를 살아가는 즈음에도, 조건부 풍요속에 매몰돼 농업 농촌의 중요성은 그닥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자급률 제고 및 농가소득 증대에 획기적 기여를 해 온 농약 비료 농기계 종자 등 제반 영농자재의 중요성 역시 무관심 속 그들만의 힘겨운 경쟁으로 명을 이어가고 있다.
강조한 바 있듯, 전 세계 경지면적을 늘이는 데는 5%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인류 생존을 위한 식량은 현재의 50% 내지 100%를 늘려야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특히 곡물 수입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는 모든 농지에 곡물을 재배하더라도 자급자족이 어렵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곡물자급에 필요한 농지면적이 320만ha에 이른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경지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경지면적은 150만5000ha로 나타났다. 2023년도 경지면적 151만2000ha보다 0.5% 감소한 면적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의 감소 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농식품부가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 면적으로 제시한 150만ha 붕괴는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명분이 구호에 그칠까 우려스럽다.
‘먹거리 자급’의 당위성은 어떤 논리로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변화무쌍한 이상기상으로 자칫 곡물수출국들의 수출제한 정책 가능성은 상수급 변수다. 이에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가능성 또한 상존하고 있음을 망각하거나 외면하려 해서도 안 된다. 변수가 돌발했을 때 언제든 가능한 ‘먹거리 무기화’의 위험과 위세를 간과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올바른 농자재 사용, 효용성↑ 부작용↓
본격 영농철, 사전 준비로 각종 농자재의 올바른 사용은 고유 목적 달성뿐만 아니라, 자재를 보는 세간의 이목을 바르게 하는 중요한 기초과정이다. 분야와 종류를 불문하고 문명 이기(利器)의 안전성 확보는 ‘올바른 사용법 준수’라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하다는 부동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자와 보호대상자로만 인식되던 농업인의 입지와 인식은 사뭇 달라졌다. 안이한 영농행위로는 건전한 농로(農路)를 걷기 어렵게 됐다. 자강 의식으로 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해 특히 수도용 살균제와 원예용 살충제의 사용량 감소와 밭 제초제 및 비선택성제초제의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진 작물보호제, 소위 농약의 올바른 사용은 여파가 없지 않다는 측면에서 어느 자재보다 중요하다. 쉼 없는 진보속에서도 세간의 시각은 제자리걸음이다.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어떤 탁월한 진보도 무효일 수 있는 자재다. 반드시 적용대상 농작물 및 병해충에만 사용하고 정해진 사용방법 및 사용량을 지켜야 한다. 사용 후 폐 용기 및 보관도 사용 못지않게 중요한 특이(?) 자재다. 그야말로 총체적 안전사용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핵심 영농자재가 바로 농업의 약제인 농약인 것이다.
지난해 수출이 전년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농기계의 사용 또한 대형사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측면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내용을 중심으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수칙을 살펴보면, 맨 먼저 농작업 전·후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고 권장한다. 다음으로 작업에 적합한 복장과 작업모, 안전화 등의 보호구 착용, 적절한 휴식, 음주운전을 금지하고 농기계 사용 전 점검 필수 즉, 오랜시간 보관하던 농기계를 꼼꼼히 점검하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바닥의 돌, 유리는 작업 전에 미리 치우고 녹슨 곳에는 기름칠을 하며 미션오일과 같은 소모품의 양과 상태를 점검한다.
이외에도 경운기 트랙터 이앙기 등 기종별 조작방법을 반드시 숙지하고 야간운행시 안전을 위한 등화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주·정차 시 시동을 끄고 주차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도 수칙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농기계 작업 후에는 부착된 흙 등의 청소 및 부품을 확인하는 등 농기계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
또한 작물생산성 향상은 물론 토양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비료 역시 식물의 종류나 토양 상태, 그리고 비료의 종류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그 효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유불급이듯, 과다한 비료 사용은 식물에 해롭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품 포장지의 지침에 따라 사용해야 건강한 식물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며 먹거리와 직결되는 종자의 올바른 선택과 중요성은 재삼 논의가 필요 없을 만큼 크다. 과거 직접 자가채종 하던 시대와는 천양지차의 농업환경이기에 그렇다. 오죽하면 ‘농사의 기본은 종자이며 한 알의 종자가 세계를 바꾼다’는 말이 있을까?
이렇듯 영농철 제반 농자재의 사전 준비 및 올바른 사용은 해당 자재의 효율성 제고 및 고유 안전성을 담보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는 첩경이다. 사소한 시비(是非)로부터 유리되고 자유로워져 여하의 여파(餘波)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