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국제식물보호협약(IPPC) 총회가 지난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회원국들은 총회를 통해 식물병해충의 국제적 전파를 막기 위해 농산물 무역과 관련된 식물검역 국제기준을 제정한다. 특히 이번 총회는 역대 최초로 IPPC 본부(이탈리아 로마)가 아닌 회원국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점, 2020년 ‘UN 식물보호의 해(IYPH 2020)’ 제정을 앞두고 향후 4년간 IPPC의 활동방향을 설정하는 총회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FAO/IPPC가 주최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주관하는 이번 총회에는 전세계 110여개 국가의 식물검역 정부대표, 관련 국제기구 등에서 300여명이 참석했다. FAO/IPPC(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 국제식물보호협약)은 UN산하 식량 관련 주요 국제기구 중 하나로 183개국이 가입해 있다.
최근 국제 식물교역 증가와 지구온난화 등으로 외래 병해충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 농림산업 및 자연환경에 대한 피해뿐만 아니라 교역중단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래병해충의 주요 유입원인인 수입식물의 검역건수는 2016년 한해 78만1000건으로 2000년 대비 1000% 증가했으며, 병해충 검출건수는 117% 증가했다. 특히 2016년에는 수입검역과정에서 48종(해충47, 병1)의 병해충이 새로이 검출되는 등 외래병해충의 유입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식물검역 강화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6년 검역과정에서 신규로 검출된 병해충은 48종으로 금지병해충 코드린나방(Cydia pomonella, 우즈베키스탄 양벚), 관리병해충 호두나무갈색썩음병(xanthomonas arboricola pv. juglandis, 중국산 호두나무) 등 9종, 잠정규제병해충 잎선충과(Coridius fuscus, 중국산 드라세나묘목)등 38종이다. 외래병해충의 유입으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식물병해충의 확산으로 인한 농업 및 자연환경의 피해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식물보호 및 식물 검역의 중요성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수화상병으로 2015년도부터 현재까지 107농가 83ha의 사과·배 과수원을 폐원했다. 미국선녀벌레도 2005년 이후 계속 확산중이다. 미국은 1889년 유입된 아시아집시나방에 의해 매년 4000㎢ 이상의 숲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연간 8억68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2010년 유입된 키위궤양병으로 키위 과수원의 57%가 감염됐고 이를 방제하기 위해 2500만 달러의 방제비를 투입했다.
IPPC 내 한국의 위상은 높다. 그간 IPPC 의장단으로 활동한데다 아시아지역 워크숍 등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14~2016년 사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IPPC의장에 우리나라 검역본부 임규옥 연구관이 선출되는 등 식물검역분야 국제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번 총회에서는 그 동안 논의되었던 종자, 목재, 재식용식물에 사용되는 재배물질, 흙 등이 부착될 수 있는 중고자동차 및 기계의 국가간 이동시 검역기준과 식물검역에서 병해충 검출시 사용되는 소독처리 기준 등 국제기준 16건을 제정할 예정이다. 또 2020년 ‘UN 식물보호의 해’ 제정을 위해 그 간 IPPC운영위원회 활동상황 및 향후 활동방향을 회원국들에 보고하고 IPPC 회원국들이 2017년 7월 제40차 FAO총회에서 IYPH 2020 제안을 지지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검역본부는 금번 제12차 IPPC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확대 및 식물검역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우리나라 식물검역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 유관기관 학계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회의를 준비해 왔다.
세계 각국에서 온 총회 참가자 대상으로 우리나라 우수 농산물 수출 촉진 및 홍보를 위해 유관기관, 지자체 등 9개 기관(단체)이 참여하는 ‘우리 농산물 수출 홍보부스’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검역에 관련된 소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소독업체 린데와 팜한농도 부스를 마련하고 ‘베이퍼메이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검역본부는 우리나라의 식물검역 역량 홍보를 위해 검역본부 홍보부스 운영 및 식물병해충 진단, 소독기술 개발 등 연구결과 포스터를 전시하고 4월 8일 ‘특별 추가회의(Side sessions)를 통해 ‘한국의 식물검역 발전사’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