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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작물보호제 개발 여건 악화 속 성장잠재력은 여전

신규 농약 개발 환경 악화, 기간․비용 늘고 개발 확률 낮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 1500만․방제비용 1조2000억원
사용금지 유기염소계농약 토양․수질환경서 여전 검출 문제
한국농약과학회, ‘2024 임시총회 및 추계학술발표회’ 성료
10.31~11.1일 스플라스 리솜 예산서 개최…500여명 참석

 

신규 개발 물질 부족과 정부기관이 많이 요구하는 자료의 복잡성과 조건부 승인을 부여하지 않는 등으로 신규 작물보호제 연구 개발부터 등록, 사업화 과정까지 무려 12.3년이 소요되고 비용도 4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규 연간 유효성분(AI) 도입 건수는 기존 10.4성분에서 7.4성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 제품 출시까지의 개발 기간 및 비용은 증가한 반면 개발 확률은 낮아지는 등 여건이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곰팡이 Clarireedia jacksonii(구 Sclerotinia homoeocarpa)에 의해 발생하는 Dollar spot은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병중 하나여서, 성장기 내내 반복적으로 살균제를 살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요 사례로 사용되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산림의 최대 피해 병해충인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보고된 이후 피해고사목이 무려 1500만 그루에 달하며 방제비용만 1조 2000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됐다. 


(사)한국농약과학회(회장 최경자)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신물질 농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스플라스 리솜 예산에서 개최한 ‘2024년 임시총회 및 추계학술발표회’ 첫 번째 특별․수상강연에서 나온 이 같은 내용에 자리를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진 특강에서는 대부분의 유기염소계 농약은 환경 중 잔류성이 길고 독성이 높아 잔류성유기오염물질로 분류되어 사용금지 되어 왔으나 여전히 토양 및 수질환경에서 검출되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경지 토양과 농업용수의 잔류농약 변동조사를 매년 수행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은 업무 효율성과 데이터관리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웹시스템을 개발, 운영중에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벼 재배에 있어 UAV(무인항공기) 기반 농약 처리와 관련한 비산문제와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발표가 이루어져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별·수상강연 등 참석자들 호기심 유발


먼저 홍수명 전 국립농업과학원 부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첫 번째 특별․수상강연자로 나선 (주)팜한농 명경 박사는 ‘연구실에서 농업 현장까지의 여정 : 농약’이란 주제를 통해 농약 원제 개발부터 등록, 사업화까지의 기간과 소요비용, 글로벌 선진회사의 R&D투자 비율, 연도별 글로벌 성장 전망 등 최신 정보를 가감 없이 발표함으로써 대학 및 산업계, 시험관련 관계자들의 오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명경 박사는 발표에서 지난해 글로벌 작물보호시장 규모는 789억 달러이며 이중 용도별 점유율을 보면 제초제가 46.4%를, 살충제가 25.7%를, 살균제가 25.1%를, 기타제가 2.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신규 제품 또는 성분 수(1980~2023년)는 모두 448개이며 이중 제초제가 39%를, 살균제가 30%를, 살충제가 28%, 기타제가 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시장 규모로는 아태지역이 31.0%를, 라틴아메리카 29.3%, 유럽 20.4%, 북아메리카가 16.3%, 중동지역 및 아프리카가 2.9%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경 박사는 또 R&D기반 기업(빅4+2)은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ayer과 Syngenta가 각각 6%를, BASF는 7%를, Corteva와 FMC, Sumitomo가 각각 5%를 R&D에 투자하고 있고 뒤를 이어 UPL이 3%를, Adama와 Nufarm이 각각 1%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작물보호 시장은 세계 인구증가에 힘입어 연간 2.5%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작용기작 분류차트는 HRAC, IRAC 및 FRAC에서 업데이트 되고 있다면서 연평균 AI도입 건수는 10.4건(’80~’23년)에서 7.4건(’24~’30년)으로 줄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AI는 새로운 작용기작이나 동급 최초, 시장 최초 등 신규성이 중요하지만, me-too 화합물도 확실한 장점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명 박사는 이어 신제품의 연구개발부터 등록, 제품출시까지는 1995년 8.3년이던 것이 2014~2019년에는 12.3년이, 비용은 3억5000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설명하고 이는 정부기관이 많이 요구하는 자료의 복잡성과 조건부 승인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또 판매측면에서는 특허만료된 기존 제품이 여전히 매출순위 상위 5위에 자리해 있으며 해당 제품의 최초 개발자 역시 리딩 컴퍼니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2.5%로 작물보호제 시장의 장기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현대영농에 있어 농약의 역할이나 필요성이 개발환경 악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길하 충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근화 메사추세츠대 교수는 ‘저항성관리 전략의 구성 요소로 DMI살균제를 사용한 Turfgrass의 병해 방제’를 통해 잔디 병해관리에 DMI 살균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살펴보고 종합적 저항성 관리 프로그램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곰팡이 Clarireedia jacksonii(구 Sclerotinia homoeocarpa)에 의해 발생하는 Dollar spot은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병 중 하나로, 성장기 내내 반복적으로 살균제를 살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요 사례로 사용되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특강에서 이동운 경북대 교수는 ‘수간주입을 통한 소나무재선충 방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산림의 최대 피해 병해충인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피해 고사목이 무려 1500만 그루에 달하며 방제비용만 1조 2000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과거 수행되었던 수간주입 연구들을 통한 향후 약제 방법에 대한 고찰과 연구 방향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제시, 참석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어 최훈 원광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계속된 특별강연Ⅱ에서는 화학(잔류&개발)분야에서 △황정인 충남대 교수가 ‘농업환경 중 농약사용과 대두되는 이슈’에 대해, △이효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가 ‘농업환경 잔류농약 변동조사 및 데이터 평가 방안 소개’에 대해, △신진과학자 신용호 동아대학교 교수가 ‘벼 재배에 있어 UAV-기반 농약 살포’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또 생물활성&독성 분야에서는 백창기 단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심창기 국립농업과학원 박사가 ‘클로렐라의 농업적 활용기술 연구현황’에 대해, △한재우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해양 유래 균류 : 천연 살균제 개발을 위한 유망한 공급원’에 대해, △신진과학자 신종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가 ‘한국 올리브(Olea europaea L.) 탄저병을 유발하는 Colletotrichum 종의 분리 및 동정’에 대해 각각 발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같은 시각 2층에서 진행된 별도과제 발표에서는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 기술 개발 사업 진도관리’를 주제로 ‘작물보호제 소재 라이브러리 구축 및 선도구조체 도출을 위한 추진 방향’을 비롯, 모두 9개의 과제가 발표돼 분야별 관심 있는 참석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학회 위상 걸맞는 성과 창출

또한 이튿날 4개 분과로 나뉘어 이루어진 학술논문 발표에서는 △화학/생물활성 분야(좌장 : 부경환 제주대 교수)에서 9개 논문이 △농약(살균제) 저항성 분 야(좌장 : 김흥태 충북대 교수)에서 11개 논문이 △농약(살충제) 저항성 분야(좌장 : 성건묵 충남대 교수)에서 9개 논문이 △독성 분야(좌장 : 김진 한국생물안전성연구소 박사)에서 8개 논문 등 모두 37개 논문이 각각 발표됐다. 포스터는 6개 분과에서 148개가 발표되는 등 학회 위상만큼이나 성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번 한국농약과학회의 임시총회 및 금번 추계 학술발표회에는 관계기관 및 농약 산업계, 대학, 시험연구기관 등에서 50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는 등 국내 최대 학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날 참석한 최경자(한국화학연구원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장) 농약과학회 회장은 학술발표회에 앞서 가진 임시총회 및 시상식에서 “이번 학술발표회는 한국 농약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다양한 화두를 가지고 과학적 접근으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의 농업생산성 향상 및 산업발전에 우리 학회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더욱 굳건히 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또한 금번의 추계 학술발표회가 회원 여러분 상호간에 밝고 좋은 기운을 전하는 터전이 되고 열띤 학술적 토론의 장이 되는 동시에 동 분야의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끼리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2편의 특별강연에 앞서 열린 2024춘계학술발표회 연구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에서는 ‘경북 북부지역 고추 재배지 총채벌레 발생 양상 및 방제전략을 비롯, 노니 과실 중 살충제 Emamectin Benzoate의 잔류 특성과 한국형 농약 노출량 변인지표 설정 연구의 필요성 및 방향 등 3편의 우수 구두 발표상과 ‘LC-MS/MS를 이용한 농산물 중 Mepiquat chloride 시험법 개선’을 비롯한 9편의 우수 포스터 발표상 시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