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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벼 농사의 혁명, 그로모어 프로그램

윤재안 강진군 하나로농약사 대표

 

윤재안 하나로농약사 대표는 전남 강진군 일대 500여 농가에 그로모어 프로그램을 전수했다며 농가의 성공담을 전했다. 벼 병해충방제 노동력을 절감하고 벼 농가의 실수익을 증대해 주는 그로모어의 효력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첫해 처리구와 관행구 병행과 3년 지속 도입을 권했다.

 

황금빛으로 풍요롭게 무르익은 가을 들녘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까. 그러나 만족스런 결실을 거두기까지 농부는 쉽게 발을 뻗고 잠들지 못한다. 예고없이 변하는 기상 조건과 병해충의 발생, 비래해충 등에 애태우는 것이 농부의 숙명이다. 


어린 시절 과학자가 꿈이었던 윤재안 강진군 하나로농약사 대표는 벼농가를 따라다니는 각종 병해충의 위협이 늘 안타까웠다. 할아버니도 아버지도 농사를 지어왔으니 그도 농부였다. 윤 대표는 신젠타코리아가 전남농업기술원과 공동개발한 ‘그로모어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 쾌재를 불렀다고 한다. ‘벼 병해충방제 노동력 절감기술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그로모어는 벼농가가 숙명처럼 안고 살았던 병해충 방제의 고충을 크게 덜어주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모어 다섯 농가가 500 농가로

윤 대표는 그로모어가 강진군의 들녘을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그로모어를 사용한 농가는 일 년에 네 번 웃는다고 합니다. 모를 심고나서 머지않아 외양부터 표시가 납니다. 벼 활착이 잘 되기 때문에 자라는 속도부터 달라요. 시작부터 우량아인 셈이죠. 또 안심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해요. 100일간 지속되는 우월한 병해충 예방 효과 덕분에 벼를 심었는데 논에 안나가봐도 된다면 농부로서 그거만큼 고마운 일이 없겠죠. 세 번째는 벼멸구 방제에 특화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비래해충 백신과도 같은 효과를 냅니다. 마지막으로 추수할 때 증가한 수확량과 미질에 또 한 번 크게 웃는다고 합니다.”


이런 그로모어의 효과는 전남농업기술원과 신젠타코리아가 공동개발한 ‘벼농가 실수익 증대 프로그램’에 깃든 신기술 농법의 힘이다.


그로모어는 조생벼 모판에 단 한번 관주처리해 본답에서 병해충 방제횟수를 약 2회 줄이고, 관행방제 대비 경영비를 약 4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이 같은 모판 관주처리 방법은 벼가 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약제를 흡수할 수 있는 육묘 시기에 병해충을 방제하는 약제를 미리 처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답에서 추가 경엽살포 횟수 및 돌발해충에 대한 피해를 줄여줘 매우 효과적이다.


개발될 때부터 그로모어의 핵심 장점에 무릎을 쳤던 윤 대표는 시판 현장에서 그로모어를 보급한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로모어의 진정한 홍보요원은 먼저 시작한 농가였다고 한다. 그의 추천으로 그로모어를 시작한 농가가 다섯에서 500 농가까지 늘어나게 된 비결은 놀라운 차별성이었다.

 

“형님, 내년엔 절대 못도와 드립니다” 
“강진군에서 우애가 소문난 형제 농가가 있어요. 서로의 논을 지척에 두고 농사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눠왔습니다. 동생 농가가 먼저 그로모어를 도입했는데 논이 좀더 넓은 형님네는 두 해를 고민하고서 올해 그로모어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부터 두 해 연달아 벼멸구가 기승을 부려 구멍 뚫린 논에 애를 태운 농가가 한둘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동생네 논은 피해가 없으니까 형이 결심을 굳힌 거죠. 형님네 논에서 약 치는 걸 돕던 동생이 그로모어 안 하시면 내년에 못도와 드린다고 못을 박았다고 하더라고요.”


초창기부터 물조리개를 들고 다니며 농가의 그로모어 사용을 도왔던 윤 대표는 3년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첫해는 그로모어 처리구와 관행구를 함께 운영해 그 차별성을 몸소 경험해보라고 조언한다.


특히 대농은 초기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논 일부에 처리해서 비교해보라는 것이고, 3년은 기상과 비래해충 등 농사의 변수가 두루 나타나는 시간이면서 실소득 증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1000~2000평 농사를 짓는 소농가가 노동력에 대한 부담을 없애준 그로모어의 예찬자가 된 경우도 많은 만큼 효과를 실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로모어에 날개를 다는 방법은 ‘규모화’

그로모어의 처리방법은 조생벼의 경우 이앙 1~2일 전 ‘미네토스타’ 종합살충제, 오리사스트로빈 함유 종합 살균·살충제 ‘뉴삿’, 작물활성제 ‘참비’를 면적 기준으로 계산해 혼용, 물에 희석한 후 샤워식 살수기나 물조리개를 사용해 관주처리를 하면 된다.


윤 대표는 이미 많은 농가가 사용하고 있는 그로모어 프로그램이 더 큰 날개를 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농협을 통한 조직화·규모화도 한 방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초기 저온성 해충과 출수기 병해충을 안전하게 방제하고 관행농법 대비 수확량 증수와 고품질 쌀 생산이 가능한 그로모어는 벼 농가 실수익 증대 프로그램으로 조직에서 체계화했을 때 더욱 효과가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어도 벼 농사는 안전한 농약관리시스템 아래 공산품 못지 않게 균일한 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로모어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