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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과수화상병 종합방제 위한 정밀·정량기술 개발 속도낸다

농진청, 국제표준의 정밀진단과 신속방제 위한 현장진단 기술 개발
올해 626농가 330.6ha에 피해…기상조건과 조기예찰 어려워 증가
과수화상병원균 정밀·정량 진단용 RT-PCR 키트 개발해 특허 제품화
격리포장서 나무주사 효과 구명, 개화·생육기 예방용 약제 선발 계획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국립농업과학원은 과수농가에게 고통을 주는 과수화상병 종합방제를 위한 정밀·정량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과수화상병은 2015년 안성에서 첫 발생 이후 지난해 경기남·북부와 강원, 충남·북부로 확대되는 등 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사과, 배 등 과수의 잎과 과일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어지며 말라죽는데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다.



과수화상병은 치료제가 없고 기상조건과 조기예찰의 한계 등으로 확산이 지속됐다. 올해 과수화상병은 626농가의 330.6ha에 피해를 입히며(9.30.기준)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충주와 제천 지역에서만 427농가가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이 두 지역이 전국 발생 농가의 77.8%를 차지했다.


과수화상병에 등록된 예방 약제는 스트렙토마이신 수화제 등 20품목(1회~3회 살포)이 있지만 예방위주 약제 살포로는 감염이 이루어진 과원의 방제가 곤란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화상병과 유사 증상을 보이는 병들이 많아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검역 병해충으로 발생시 과원 매몰처리로 인해 현장 연구가 미흡하고 격리연구시설 부재로 약제 개발 등 방제기술 연구에 애로를 겪어 왔다.


과수화상병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과 방제 그리고 향후 재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조사 작업이 필수적이다.


김현란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장은 “공적방제 대상인 과수화상병은 국제표준에 따른 정밀진단과 신속방제를 위한 현장진단 기술 개발이 급선무였다”고 밝혔다. 국제표준방법(EPPO)을 이용한 정밀진단으로 공적방제의 기본을 마련하고, 약 1시간이면 진단이 가능한 간이진단 키트(FB strip)의 국산화로 신속한 현장방역을 지원하고 있다.


화상병의 예방과 방제를 위한 약제로는 미국에서 시판중인 박테리오파지의 실내검정시 약효를 확인했다. 박테리오파지는 국내 화상병균 및 유사균(가지검은마름병균)에 대해 1/100 희석 시 100% 사멸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정도구는 70% 에탄올로 10초 침지할 때 소독효과를 확인하고 과수농가에 전정도구 소독을 권장하고 있다.
과수재배 농가 및 인근 농가에서 화상병 의심 증상이 관찰되면 농진청,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신고해야 하며, 방제명령이 시달되면 해당 농가에서는 발생 과수를 즉시 매몰해야 한다. 이처럼 매몰이 유일한 해결책인 만큼 매몰지 안전성 문제도 대두됐다. 농과원의 매몰지 3년, 5년차 과원의 식물체, 토양, 침출수의 조사 결과 병원균 불검출이 입증됐다.


이와 함께 곤충 매개 가능성의 조사 결과 갈색날개매미충과 꼬마꽃등애에서 균 검출로 매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매몰로 현장연구 미흡…격리연구시설 방제연구 추진
올해 과수화상병은 충북 충주·제천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였으며 전북 익산에서도 첫 발생이 되는 등 최다 발생을 나타내며 방역당국과 과수농가들을 옥죄었다. 농진청은 화상병 발생 시·군 중심으로 과수화상병 대책 상황실의 운영을 시작했고 제주도를 제외한 각 도와 사과· 배 주산지 시·군, 발생 인접 시·군에 확대 설치했다. 충주지역은 빠른 대응을 위해 68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사과·배 전체 농장에 대한 조사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과수농가에게는 적극적인 자가 예찰 강화와 방역수칙 준수, 병 의심시 신고를 당부했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올랐다.


농과원은 올해 과수화상병원균 정밀·정량 진단용 RT-PCR 키트를 개발해 화상병과 검은가지마름병에 특이적인 정밀·정량 진단이 가능토록 했다. 농과원이 개발한 키트는 월동시 궤양 제거기준 설정과 무증상 과수와 꽃의 감염 및 밀도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과수화상병은 현장에서의 유사병원균 간 정밀진단이 곤란하고 발병이전의 감염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조기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방제약제 처리 효과의 입증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과수화상병원균 진단용 RT-PCR 키트는 병원균을 현장에서 DNA 추출 없이 진단할 수 있다. 1∼2시간 이내 병원균의 존재 여부와 밀도(개체수/㎟)의 측정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발생지에서의 병원균 밀도조사와 방제효과 검증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동계 과수 궤양 내 병원균 존재유무 판별로 전정기준에도 활용 가능하다. 

 
현재 진단용 RT-PCR 키트는 지난 9월 4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특허출원을 위한 기술요약서를 제출했고 특허출원 및 제품화의 과정을 추진중이다. 궤양 및 무증상 가지에서의 병원균 밀도조사 및 제거기준을 이 달에 마련한다. 내년에는 진단용 키트가 발병지 및 주변 과원의 병원균 밀도조사에 활용될 계획이며 수간조사 방제효과 검증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농과원에서는 과수화상병 종합 방제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나무주사용 약제도 선발했다. 나무주사 시 화상병 확산 억제 효과를 보이는 1차 선발 약제는 스트렙토마이신, 옥솔린산, 박테리오파지, 동나노 등이다.


또한 충주지역에 격리연구 포장 설치를 완료하고 현장방제 연구에 들어간다. 화상병을 억제시키는 나무주사는 처리시기(수확 후, 개화 전), 농도에 따른 효과를 구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과수화상병의 확산을 적극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과수 개화기 및 생육기에 사용할 수 있는 예방용 약제를 본격적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과수화상병은 감염 경로나 원인, 치료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매몰로 처리되는데, 이에 의한 과수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크다. 정부가 이러한 과수화상병 피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보상금으로 지난 5년간 696억 8200만원을 지출한 만큼 사회적 비용도 막대하다.


농과원은 매몰지에서 미끼식물을 이용한 병원균 잔존 가능성을 분석 연구할 계획이다. 매몰 후 연차별(1~3년차) 과원 조사로 다시 과수를 키울 수 있는 연한의 단축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