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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야, 그만”…올여름 긴 장마로 농가 피해 확산

농작물 침수피해·병해충 급증…“긴급재난지역 선포 필요”
매미나방에 이어 도열병·탄저병 급증…전국 6592ha 침수

올여름 유난히 긴 장마와 폭우 탓에 농작물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다 벼 도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선 지난 6월부터는 산림해충인 매미나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지난 6일 현재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은 6592ha(1994만평)에 달하고 있다. 하루 전인 지난 5일 침수피해 면적 6128ha(1853만평)보다는 550ha 이상 확대됐으며, 지난 3일 침수 피해 면적 2663ha과 비교해서는 거의 세배에 육박했다.


지역별 침수 피해 규모는 충남이 2655ha로 가장 컸다. 전날보다 침수 피해 면적이 40ha쯤 늘었다. 경기(1543ha), 충북(955ha)도 피해가 많았다. 품목별로는 벼 침수 피해면적이 4709ha로 전날보다 300ha 이상 확대됐다. 채소(761ha), 밭작물(597ha), 과수(119ha)에서도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전국 농경지 유실·매몰 면적은 484ha로 충북(248ha)·충남(199ha)·강원(36ha) 순으로 집계됐다. 낙과 피해도 59ha에서 발생했다. 특히 벼를 제외한 대다수 밭작물이나 시설작물의 경우 물에 잠기면 농작물이 죽거나 수확이 사실상 불가능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올여름 장마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서울·경기·강원영서·충청북부·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당분간 비가 계속 내리면서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키로 했다. 호우 예보지역 저수지 긴급 점검과 배수장 가동 및 저수지 방류를 조치하고 농작물 병해충 방제, 영양제 살포 등도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유례없는 긴 장마와 폭우로 인해 농가 피해가 속출하자 지역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열병·혹명나방 등 기승…“장마후 방제 철저”
올여름 장마가 길어지면서 벼 도열병 확산도 급증하고 있어 비가 그친 후 적극적인 방제가 요구되고 있다.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이른 장마와 길고 많은 장맛비까지 지속되면서 벼 도열병확산과 더불어 혹명나방, 고추 탄저병 등의 각종 병해충 발생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벼 도열병은 일종의 곰팡이 병으로 일조량이 적고 강수량은 많은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발병률이 높다. 최근 한 달간 일조 시간은 평년보다 40시간 가까이 감소했고 강수량은 80mm 이상 증가하는 등 저온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도열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벼 잎도열병 발생면적은 모두 7406ha에 달했다.[표1] 지난해 6996ha보다 410ha가 늘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737ha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1269ha), 전북(1018ha), 경기(1015ha)도 발생면적이 늘고 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과비(비료 과다)로 잎 색이 짙은 필지나 매년 도열병이 자주 발생하는 필지는 즉시 예방약이나 치료약 살포를 당부했다. 특히 약제를 살포할 때 문고병 (잎집무늬마름병)이나 먹노린재 등의 약제를 동시에 혼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권고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발생 시기가 보름 정도 빠른 데다 면적도 2~3배 많아 잎에 발생한 병원균을 방제하지 않으면 이삭에까지 번질 수 있다”며 “벼 도열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가에서 세심한 관찰과 함께 즉각적인 방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아울러 매년 발생하는 벼 먹노린재의 경우 친환경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밀도가 주당 4~5마리로 예년보다 높게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래해충인 벼멸구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6월 비래 후 2세대가 출현해 3필지 당 1필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비가 그치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밀도가 급속하게 증가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벼뿐만 아니라 밭작물인 고추에도 탄저병과 세균점무늬병이 발생하고 있어 철저하고 세심한 방제 관리 강화를 거듭 당부했다. 세균점무늬병은 고추 잎에 흑갈색 둥근 반점이 나타나고, 병반 주위로 노란색 테두리가 형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매미나방도 골칫거리…“긴급 등록약제 사용” 
올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기승을 부렸던 매미나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매미나방은 주로 산림에 피해를 주는 나방이지만, 올해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 탓에 발생량이 크게 늘면서 산림뿐만 아니라 농경지까지 내려와 피해를 키우고 있다.


특히 산림지 인근지역의 과수작물과 옥수수밭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매미나방은 지난해 충북 단양 등 일부 지역에 발생한 성충이 산란한 후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월동치사율이 낮아져 부화개체수가 급증, 최근 국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미나방의 올해 전국 발생 실태조사 결과 지난 6월 기준 서울 1656ha, 경기 1473ha, 강원 1056ha, 충북 726ha 등 총 6183ha의 면적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미나방은 연 1회 성충으로 발생해 나무의 수피 등에 산란 후 알 덩어리 형태로 월동하고 4월 중에 부화해 6월 중순까지 나무의 잎을 먹고 성장한다. 다 자란 유충은 보통 6월 중순에서 7월 상순에 번데기가 되고 약 15일 후 성충으로 우화해 7일 정도 생활한다. 이 때문에 매미나방은 유충기 약제처리가 중요하며, 성충은 빛에 유인되므로 포충기를 사용한 방제를 진행해야 한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지난달 매미나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나방전문약제를 긴급 직권등록 했다.[표2] 농약회사별 주요 직권등록 약제는 △경농 ‘벨스모’ △동방아그로 ‘엑석트’, ‘알지오’ △농협케미컬 ‘프레바톤’ △한국삼공 ‘라이몬’ △팜한농 ‘닥터팜’ △신젠타 ‘에이팜’ △선문그린사이언스 ‘제트팜’ △한얼싸이언스 ‘코난’ △아그리젠토 ‘큐티클’ △팜아그로텍 ‘프레쉬팜’ △아다마코리아 ‘워록’ △태준아그로텍 ‘킹팜골드’ △유원에코사이언스 ‘모스파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