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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뛰어난 처방과 신뢰로 선택받는다

 

안치환이 부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한국 국민이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인기가요다. 이 노래는 전국 지역축제에서 자주 불려지는 인기 가요이고 노래방에서도 가장 많이 사랑받는 노래일 것이다. 故 노무현 대통령은 평소 ‘사람사는 세상’을 자주 얘기했다. 유한킴벌리의 홈페이지를 열면 ‘고객중심 경영’이라는 글이 크게 표시되어 있고 ‘가족의 마음으로 고객님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써 있다.

세계적인 기업이나 작은 규모의 농자재 매장이나 기업의 경영은 만만치가 않다. 단기적인 개인의 사익보다는 올바른 사명이나 비전을 세우는 것이 성공적인 기업 경영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또 핵심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기업이 원칙을 유지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 가사처럼 아무리 꽃이 아름답다 한들 사람(고객)만큼 아름다운(중요한) 것이 없다. 

 

10년간의 주경야독(晝耕夜讀)  
경남 서북부에 위치하고 인구 약 5만명의 합천은 그리 크지 않은 군(郡)이다. 수도작과 양파, 마늘이 주작물이다. ‘경남농약종묘사’는 합천 읍내로 들어가서 대로변에 4층짜리 깔끔한 신축건물의 1층에 위치해 있다. 노상식 대표와 부인이 19년째 운영하는 매장이다.

1989년 노상식 대표는 농학과를 졸업하고 농약회사인 ‘한국삼공’에 입사했다. 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했지만 농약을 잘 알지도 못하는 신입사원이 시판상에 가서 농약을 팔기에는 보통 힘든게 아니었다.
그때부터 노 대표는 낮에는 영업활동을 하는 한편 병이 발생한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작물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약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시판상 사장님들에게 솔직히 물어보기도 했다. 퇴근하고 밤에는 작물 재배 관련 공부와 병 치료 관련 공부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대학 때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회고한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10년 동안 노 대표는 경상남도 곳곳을 뛰어다니며 시판상 영업을 하고 공부하면서 노 대표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고 어느덧 노 대표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시판상 사장님들은 노 대표를 의지하게 됐다.    

 

핵심 마케팅 전략은 바로…
1999년 8월 노 대표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지금의 ‘경남농약종묘사’를 개업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니 노 대표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만류가 만만찮았다. 그래도 노 대표가 과감히 회사생활을 접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가슴속에 묻어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40살이 될 때까지 10억원의 돈을 벌겠다는 한 친한 선배의 꿈을 들었을 때 노 대표는 37살이었다. 바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예전부터 꿈꾸어오던 ‘건물’을 세우려면 평생 직장생활로는 어림도 없는 얘기였다. 노 대표 스스로 제일 잘할 수 있는 농자재 유통을 선택했다.

2016년 노 대표에게 참 기분 좋은 일이 생겼다. 합천 지역의 웬만한 지역에 양파 종자를 공급했던 노 대표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하지 못했던 율곡농협에서 연락이 왔다. 양파종자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설명을 마치고 돌아왔다. 얼마 후 양파종자 200깡통을 공급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금년에는 200깡통을 공급해 주기로 했다. 총 필요 종자의 절반이니 적지 않은 물량이다.

나중에 율곡농협 담당자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노 대표가 지역에서 보여준 신뢰를 이미 알고 있었고 양파 종자 설명 때 노 대표의 신뢰를 확인할 수 었었기 때문에 특별한 인맥이나 관계도 없었지만 주문을 했다고 한다.
노 대표는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농업시장에서 농자재 유통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 대표에게 있어서 강점은 다른 매장보다 뛰어난 ‘진단과 처방’이고 고객인 농민들과 깊게 쌓인 ‘신뢰’인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쌓은 농약회사에서의 농약 진단과 처방 기술 그리고 특수비료 회사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낸 ‘작물재배 기술’을 활용해 노 대표는 합천지역에서 가장 기술력이 뛰어난 매장으로 소문이 났다.
또 ‘경남농약종묘사에 가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고 최소한 바가지는 안쓴다’는 인식이 입소문 나면서 그 지역 농민들의 ‘사랑방’으로도 자리매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