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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위기의 농자재 시장, 한국을 넘어서자!

글로벌 시대,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다
유럽기업들, 창립과 동시에 수출 계획
실용화재단 등 수출박람회 지원 유용



2000년대 초만 해도 세계시장에서의 한국이나 한국제품의 위상은 그리 크지 않았고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홍보간판이나 한국 업체 매장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예전에 비해 천지가 개벽했다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때로 한국은 유럽, 미국, 일본을 뛰어넘는 위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시장에서 만나는 현지 시장 상인들은 중국말이나 일본어가 아닌 한국말로 “오빠, 구경하고 가요”라고 말을 건네 온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도 매년 늘어가고 있다. 2013년 외교부 통계에 의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은 700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2016년 기준 해외 여행객은 2200만 명이 넘는다. 

유럽 국가들의 회사는 설립 시작부터 수출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지역적으로 국경을 서로 접하고 있고 왕래가 자유로워서 다른 나라로 수출을 하는 것이 우리가 국내 다른 지방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과 같이 쉽게 생각하는 듯하다.

 또 언어가 각기 다를지라도 웬만하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네들의 환경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거래를 하던 네덜란드 농자재 회사의 영업 책임자가 새로 회사를 설립하면서 매출의 2/3를 해외 수출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 시작한 회사가 어떻게 그렇게 수출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덜란드 자체의 매출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도 없으니 모든 회사들은 당연히 수출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농자재 회사들은 어떤가? 한국의 대부분 산업들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유독 농자재 업체들만 정체되어 있고 국내 시장에만 머물고 있다. 

농업은 항상 위기라는 말들을 해왔고 다들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특히 최근 5년 전부터 국내 농자재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매년 농지는 감소되고 농업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치부해도, 풍년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니 농자재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러한 풍전등화 같은 현실에서 우리 농자재 산업 종사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방법은 한 가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좁은 국내 시장만 바라보지 말고 해외로 전 세계로 나가야 한다. 높아진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높은 기술력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열정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아시아에서 이미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차별화 되어 있고 더구나 한국의 농업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특수비료 분야로 한정해 살펴본다면, 일부 업체들은 10여 년 전부터 우리 농자재를 해외로 수출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3년 전부터는 조직적으로 수출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의 회원사들이 모여 수출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수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하 실용화재단) 산하에 민간 농기자재 업체들로 구성된 농기자재수출전략협의회도 구성돼 수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소규모의 농자재 업체들이 해외 수출을 하려면 상대 국가의 관련법규, 그 국가의 유통 관례, 적절한 수출 파트너 발굴 등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데 최근 실용화재단의 농자재 수출을 위한 지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실용화 재단은 2017년 3월에 열린 세계 최대의 농약, 비료 전시회인 상해농자재박람회(CAC)와 6월초에 개최되었던 베트남유통박람회 참가와 시범포 운영 프로젝트에 국내 농자재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한국관을 설치해 개별회사 부스를 만들고 지원하는 등 해외 바이어를 초청하고, 현지 연구기관 및 농가들과 시범포 사업을 주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개별적으로 수출을 해온 기업들도 있겠지만 처음으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수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업체들로서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기관의 지원은 초기 수출 진입 때에 필요한 지원일 뿐 농자재업체 스스로가 수출 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볼 때 다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 효과가 뛰어난 고품질의 제품이어야 한다.   

해외 수출은 국내에서와는 달리 거래처를 자주 방문하여 정확한 사용방법이나 기술지도를 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수출 초창기에 많은 실증 시험 자료, 정확한 사용방법 전달, 실제적인 효과시험 등을 거쳐 상대방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인지시켜야 한다. 

결국은 고품질의 우수한 제품을 공급하여 상대 파트너에게 신뢰를 쌓고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여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단순 하나의 제품 수출보다는 재배기술도 함께 전파되어야 한다. 
국내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해외수출도 상대 파트너가 우리의 제품과 우리의 기술에 의존하게 해야 하고, 우리에게 무언가를 배워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 파트너와 장기적인 거래가 될 수 있다. 
셋째,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하며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 비료관리법이 까다롭다. 생산업 허가나 수입업 허가를 내는데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액수이다. 비료 생산(수입) 등록이 완료 되었다 하더라도 판매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베트남의 경우, 거래 방식이 외상 거래가 일상화 되어 있어 자금 회수 문제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진입장벽이 어려운 분야일수록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여 진입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의 핸드폰, 자동차, 화장품 등과 같은 제품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이제 한국 농자재도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재탄생 되어야 한다. 이미 한국의 기반은 다 갖추어져 있으니 우리 농자재 업체들의 기술력을 활용하고 부족한 분야는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자. 그리고 전 세계로 나아가는 길이 우리 농업이 살길이고 우리 농자재 업체들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