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창립된 농약생물활성연구회가 기후변화 및 농업환경 다양성 시대를 맞아 본격 작물보호제의 역할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창립 20주년 기념 특별강연회를 성대히 치룬 농약생물활성연구회(회장 한기돈)는 이달 7일부터 이틀 동안 덕유산 무주리조트 심포니홀에서 농촌진흥청 및 국립농업과학원, 한국작물보호협회, 산업계, 시험연구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제21차 정기총회 및 연구발표회’를 갖고 농업분야 기후변화 관련 3개 특강에 이은 농약 용도별 11개 일반발표를 마치고 성료됐다.
한기돈 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첫 번째 특강에서 안옥선 농촌진흥청 신농업기후대응사업단장은 “농업분야 기후변화대응 연구 현황 및 추진계획”을 통해 글로벌 기후위기와 농업을 비롯한 7개 콘텐츠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 단장은 발표에서 현재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에 진입했다고 경고하고 올해 여름철(6~8월) 날씨는 역대 ‘최악 1위’의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를 나타냈다고 말하며 평균기온 1위(25.6℃), 열대야 일수 1위(20.2일, 평년 3배), 평균 해수면온도 1위(23.9℃) 등을 기록했다고 배경을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3년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으로 농업분야 피해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면서 대설․한파(1~2월)와 이상저온(3~4월), 집중호우․태풍(5~9월)등으로 인한 농업부문 피해의 사례를 상세히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상기상 및 생산환경 변화로 인한 병해충 발생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2021년의 벼 이삭도열병과 2022, 2024년의 배추 반쪽시들음병과 선충, 2023년도의 과수 탄저병, 올해 문제 된 벼멸구 등 달라진 병해충 발생 양상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기후 위기는 곧 식량 위기’라며 자료를 통해 국내 낮은 곡물자급률 추이와 세계 식량안보지수를 설명,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이어진 특강에서는 김동순 제주대 교수가 “기후변화와 해충발생의 새로운 양상”을 통해 해충 발생 양상이 예측 불가하다며 불확실성 등에 대해 발표하고 오히려 약제개발이나 새로운 방제기술 확보 등을 위해 정부기관이나 관련단체가 조직화 되고 힘을 모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종탁 국립식량과학원 탄소중립작물연구실장은 “탄소중립 정책 및 식량작물분야 대응방안”을 통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개념을 비롯, 국내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현황 및 4가지 기후위기 적응 정책방향과 4분야 12전략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등 참석자들의 이해를 제고시켰다.
특강 이후 가진 대조약제 등 개정 수요조사(안) 발표에서는 그간 작물보호협회가 회사들의 의견을 모은 살균 살충 제초제에 대한 시험기준 개정사항에 대해 국립농업과학원 독성위해평가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들은 이르면 내년 4월 중 해당사항을 고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갖게 했다.
이외 살균 살충 제초제 분야별로 이루어진 11개 일반발표에 따르면, 먼저 신호철 위원의 좌장으로 진행된 살균제 분야에서는 △최지혜 회원(농협케미컬)이 ‘고추 흰비단병의 생육 적온 변화 및 접종 실험법’에 대해, △이승민 회원(동방아그로)이 ‘사과 부란병 방제를 위한 간이시험법’에 대해, △이한경 회원(바이엘크롭사이언스)이 ‘Fluoxapiprolin의 작용기작과 약효 약해판단’에 대해, △서화원 회원(신젠타코리아)이 ‘토양전염성 병해의 실내 검정방법’에 대해 각각 발표, 연구회의 내실을 기했다.
이어 최하용 부회장의 좌장으로 진행된 살충제 분야에서는 △고현 회원(경농)이 ‘블루베리 작은상제집나방 시험법 확립’에 대해, △강현우 회원(병해충관리연구소)이 ‘배추 씨스트선충 시험법 고찰’에 대해, △박한찬 회원(성보화학)이 ‘파밤나방의 Diamide저항성 검정 및 세대별 모니터링’에 대해, △강열규 회원(한국삼공)이 ‘Imidacloprid와 Sulfoxaflor의 아치사농도에 따른 벼멸구와 흰등멸구의 섭식행동 분석’에 대해 각각 발표,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광식 부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마지막으로 진행된 제초제 분야에서는 △임보혁 회원(바이오식물환경연구소)이 ‘비선택성 제초제 처리 후 강우의 영향’에 대해, △최승혁 회원(식물보호연구소)이 ‘드론(무인항공) 수도용(피) 선택성 제초제 처리시 안전성 확인’에 대해, △박승헌 회원(팜한농)이 ‘칡 휴면기 제초제 토양처리에 따른 지상부 발생억제 효과 검토’에 대해 각각 발표한 후 종합토론 시간을 갖고 이틀간의 준비된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기돈(성보화학) 농약생물활성연구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언론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그치지 않고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극단적인 현상으로 나타나 자연생태계는 물론 인류의 생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 농업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이상발생과 작물 스트레스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고 가격폭등으로 인한 소비위축 등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어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여 연구회의 주제를 ‘기후변화와 농업환경 다양성에 대한 농약산업계 활성화 방안’으로 정해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자 한다”면서 “작물보호제 산업계가 더욱 활성화 되어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진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분야별 발표자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농약생물활성연구회는 본격 3개 특별강연 및 11개 일반발표에 앞서 가진 정기총회에서 일부 임원진을 개선했다.
현 한기돈 회장의 1회 연임(2년)을 확정하고 방종열 병해충관리연구소 소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최하용 부회장을 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소폭의 임원진을 개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