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시 현재의 등록기준과 같이 1년 단위의 나무주사는 불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향후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의 시험방법을 나무주사 후 2~3년 차에 소나무재선충을 접종한 뒤 효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주)에스엠바이오비전 이상명 박사와 경북대 곤충생명과학과 이동운 교수팀이 실제 수행한 ‘곤리도 소나무재선충 자연 발생지 곰솔림에서 수간주입용 살선충제의 효과와 지속성’ 연구를 통해 나온 것이어서 해당 등록기준 변경 등을 위한 근거로서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용 약제의 생물검정은 중력식의 경우 12~2월, 가압식의 경우 3~4월에 나무주사를 하고, 소나무재선충의 매개충 발생시기를 고려하여 4~6월에 소나무재선충을 접종한 뒤 3~6개월 후에 피해율을 조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용 살선충제로 이용되고 있는 아바멕틴(Abamectin)과 에마멕틴 벤조에이트(Emamectin benzoate)의 경우 2~3년간 효과가 유지된다는 선행 연구 결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주사 당해 연도에 효과조사를 실시하여 매년 나무주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나무주사는 나무에 천공(穿孔)을 하여 약제를 주입하기 때문에 천공부위가 유합되지 않고, 상처로 남아 있어 천공구의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제의 지속기간이 길거나 주입되는 약량이 적다면 천공 수를 줄일 수 있고 깊이를 얕게 할 수 있다. 즉, 나무에 불필요한 상처는 물론 약제 처리를 위한 노동력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까지 소나무재선충 나무주사 관련 생물검정 연구는 대부분 흉고직경 10㎝ 미만의 조경수를 대상으로 수행하였고 자연림에서 수행하더라도 2년 동안의 소나무재선충 방제 효과만 검토하였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따라서 금번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의 이러한 제한점들을 보완하기 위하여 소나무재선충의 인위적 유입이 차단되는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Abamectin과 Emamectin benzoate 단제와 합제의 효과를 3년간 조사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소나무재선충 피해지에서 예찰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드론 영상을 기반으로 한 피해목 조사법의 실용성 검토를 위하여 드론 영상에서 추출된 고사목 수와 현장 조사를 통한 실제 고사목 수를 비교 조사했다고 신뢰성 높은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 지역·기간 차별화’ 통해 신뢰성 제고
이동성 내부기생 선충인 소나무재선충(Bursaphelenchus xylophilus)은 원산지인 북미지역에서는 소나무류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침입지역인 한국을 비롯한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소나무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시키고 있어 학문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세계 10대 식물 기생성 선충으로 간주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에 의한 피해는 목재로서의 가치 손실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 이외에도, 피해목 제거나 복구에 수반되는 비용과 같은 다양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옴은 물론 서식지 손실이나 생물다양성에도 직·간접적 피해를 유발시킨다.
1982년 Nanjing에서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최초 발생한 중국은 이후 피해지역이 확대되었는데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연평균 직접 경제 손실은 15억 3천만 위안, 간접 경제 손실은 56억 4천만 위안으로 총 71억 7천만 위안의 경제 손실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1988년 소나무재선충에 의한 소나무류 피해가 최초 확인된 이후 피해가 확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방제비용으로만 연평균 1000억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에 의한 직·간접적 피해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방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먼저 감염목을 제거하는 피해 후 처리 방법과 예방 방제법으로 대별 할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 감염목을 벌채하여 파쇄나 소각, 매립하는 방법과 벌채 후 살충이나 살선충 훈증제를 처리하는 방법 등이 있다. 후자의 경우는 매개충 발생 시 지상 또는 항공방제를 통해 매개충을 방제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소나무재선충에 저항성 나무를 육종하거나 감염 이전에 약제나 물질을 투입하여 이후 침입하는 소나무재선충의 증식을 억제시키는 예방 나무주사 방법도 있다.
이들 중 수간에 구멍을 뚫고, 약제를 주입하는 나무주사는 지상이나 항공방제와는 달리 강우나 바람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배제할 수 있고, 약제가 수체 내에 있어 다른 비표적 생물에 대한 부작용이 없어 조경수와 같은 생활권 수목을 비롯하여 보호수, 경제적 가치가 높은 수목류 등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예방 방제적 측면에서 산림에서도 주로 이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살선충 물질의 수간주입에 의한 소나무재선충 방제와 관련된 연구는 2000년대부터 주로 이루어져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4년 Abamectin과 Emamectin benzoate, Fosthiazate, Morantel tartrate를 이용한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야외생물검정이 처음으로 수행된 이래 처리시기나 천공 수, 나무주사 시 천공 직경, 제형별 효과 등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이에 따르면, 수간주입 약제 처리구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효과를 수간 주입한 당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 1회 조사한 결과, 약제 처리구에서는 고사목의 수가 약제 처리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간주입 후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2년차 약효 지속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처리구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예방효과가 높게 나타났고 역시 3년차 약효 지속 효과 조사 결과에서도 수간주입 처리구에서는 아바멕틴 권장량 처리구를 제외하고 90%이상의 방제가를 나타내어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처리구에서는 9.6%의 고사주율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아바멕틴 기준량 수간주입 처리구를 제외한 전체 약제 주입 처리구에서 3년 동안 연평균 93% 이상의 방제가를 보였는데 특히 에마멕틴벤조에이트 미탁제 정량 처리와 배량 처리구에서는 2년차부터 감염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가장 높은 방제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제 처리구에서도 두 약제 모두 90% 이상의 방제 효과를 나타내었는데 에마멕틴벤조에이트 함량이 높은 아세타미프리드·에마멕틴벤조에이트 액제 처리구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방제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 연구팀은 소나무재선충 예방 나무주사 시 단제나 합제를 사용할 경우 에마멕틴벤조에이트가 함유된 약제를 나무주사 하면 3년 동안 안정적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술하고 단제와 합제 간 방제효과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에마멕틴벤조에이트 함유 약제 효과 ‘안정적’
한편 드론 영상을 통해 추출된 고사목 수와 드론 영상의 고사목 위치를 기반으로 실제 임내에서 고사목 수를 조사한 결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드론 영상에서 추출된 고사목 수에 비하여 임내에서 확인된 고사목 수가 평균 42.9% 정도 많았고 전체적으로 고사목 수가 많을수록 드론 영상에서 추출된 고사목 수에 비해 실제 임내에서 확인 된 고사목의 수가 증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임내에 분포하는 소나무의 수고(樹高) 차이가 있어 아래쪽에 고사된 나무가 겹쳐 있는 것이 영상으로 판별이 되지 않거나 여러 고사목이 겹치게 발생하여 고사목 수를 영상에서 정확히 분리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영상 촬영 시기에 이미 솔잎이 떨어져 갈변화된 색의 차이로 고사목을 추출하는 영상 판별 시스템을 적용시키지 못할 경우가 생기는 등의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끝으로 금번의 연구는 기존의 소나무재선충 예방 나무주사 약제의 효과 검증 시 인위적으로 소나무재선충을 접종하여 효과를 평가한데 반해 소나무재선충병의 자연 발생지에서 자연발생에 의한 효과를 3년 동안 조사한 최초의 사례라고 차별화 했다. 자연 발생지에서 방제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사목 발생의 경과를 개략적으로 유추 해 볼 수 있는 자료라는 분석이며 실제적으로도 소나무재선충 자연 발생지에서 연도별 피해목의 변동 경과를 평가한 결과는 없다고 연구팀은 단언했다.
이유로는 소나무재선충병은 발생 시 모든 나라에서 대부분 방제작업을 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피해 경과나 피해량 변화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시험을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으로 내다봤다. 금번의 연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매개충의 이·출입이나 인위적 전파가 차단되어 있는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3년간 조사하였는데 1년차에 비하여 2년차에서는 두 배 정도 많은 피해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은 임상의 구조나 매개충의 밀도, 매개충 이동이나 소나무재선충의 감염 이후의 온도 강수 등 여러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곤리도에서 수행한 금번 연구의 결과를 단편적으로 모든 소나무재선충 피해지에 대해 피해 예측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적시했으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지를 무방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기존 소나무림의 급격한 손실을 유발시킬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그러면서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시 emamectin benzoate를 사용하면 3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현재의 등록기준과 같이 1년 단위의 나무주사는 불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의 시험방법을 나무주사 후 2~3년 차에 소나무재선충을 접종한 뒤 효과를 평가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거듭 밝히고 등록기준 변경을 요청했다.
UAV로부터 얻어진 영상을 통한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탐지는 임상의 구조나 고사목의 발생 정도, 영상 촬영 시기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향후 영상에 대한 해상도와 판별력을 증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임상에 따른 오차 발생 부분을 보정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팀은 갈무리 고찰을 통해 드론 영상을 이용하여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산정 시 추출된 수에 비하여 현장에서 실제 고사된 피해목 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예찰이나 방제 계획 시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