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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과 물·식량 안보 담는 흙

사회발전 위한 길 걸어온 한국토양비료학회

한국토양비료학회는 해방이후 23년이 흐른 1968년 6월 25일 탄생하였다. 1946년 중앙농업시험장 농예화학과에 토양계와 비료계를 두었지만 토양비료학자는 소수에 불과하였다. 1954년 한국농학회가 창립되면서 토양비료 분야 학회활동도 시작되었다. 1950년대에 실시된 토성조사사업은 1936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추진되었던 전국 농경지 270만 ha에 대한 보고서와 토성도 발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해방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비료도 1961년 충주비료공장을 필두로 1962년 나주, 1967 울산과 진해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비료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1962년 농촌진흥청 식물환경연구소가 출범되면서 UN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토양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토양의 화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토양비옥도 조사사업이 1963년부터 1969년까지 시행되었고, 토양의 종류와 물리적 특성을 평가하는 토양조사사업은 1964년부터 1969까지 시행되었다.


이 사업의 결과 전국토인 984만7000 ha에 대한 토양조사를 마치고 1:50000 축척의 토양지도 정보를 얻게 되었으며, 주곡인 벼와 보리의 다수확에 필요한 토양비옥도 관리 및 적정 비료사용 기술이 구명되었다. 이와 더불어 FAO에서 파견된 6명의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면서 116명의 토양과 비료분야 전문 인력이 양성되었다. 이렇게 비료산업의 발전과 토양비료학자들이 확보된 덕택에 마침내 한국토양비료학회가 탄생된 것이다.


농가단위 과학적인 토양비료관리…흙토람 결실 
UN원조사업에 참여했던 100명의 토양비료학자들은 1971년 농촌진흥청의 직원으로 발령받아 식물병리, 해충, 초지 분야 연구 인력으로 전환되었으며, 1975년부터 농촌진흥청 단독으로 1:25000 축척의 토양조사사업을 추진하면서 150명의 조사요원들이 뒷날 공무원으로 전환되어 농촌진흥청 연구원 1000명 시대를 열면서 중부, 호남, 영남지역 식물환경 연구도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75년 쌀 생산성이 과거 ha당 3.8톤에서 4.9톤으로 획기적으로 높아진 데에는 통일벼 보급과 더불어 UN토양비옥도사업을 통해 얻어진 벼 다수확을 위한 비료사용기술을 영농현장에 보급시켰기 때문이었다. 한국 정부는 농촌진흥청에 녹색혁명성취탑을 세워 연구직과 지도직 여러분들의 공을 기리고 있다.


당시 지력증진법에 의거하여 1980년부터 1989년까지 전국농토배양사업에 농촌진흥청 소속 학회회원들이 열심히 영농현장을 누볐다. 이와 더불어 1980년 극심한 냉해로 인해 극심한 쌀 부족문제를 다시 겪으면서 토양비료전문가들은 야산개간지나 간척지 등 척박한 농경지의 개량에 주력하였다.


1990년부터는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토양검정사업이 시작되었다. 농가단위의 과학적인 토양비료관리가 시작된 것이다. 토양검정사업은 꾸준히 발전하여 왔으며, 우리 학회는 매년 지도직 회원들에게 학술발표장를 제공하여 토양비료분야 지도사업의 과학화에 기여해오고 있다. 토양검정 기반 비료사용처방서는 친환경 농산물과 우수농산물 인증은 물론 직불제 성과평가 등 정책지원에 활용되고 있다.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맞아 농촌진흥청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토양지도 전산화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 덕택에 매년 500명의 청년들이 채용되어 전산화작업이 진행된 결과 전국 단위 토양정보시스템이 2007년 완성되었다. 몇 년 뒤 흙토람으로 명명된 전국토양정보시스템은 매년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고 시스템도 개선되면서 세계적인 토양학자들로부터 수많은 칭찬을 받았다. 2014년 방한한 FAO 토지국장은 한국 흙토람의 성공사례가 다른 개도국에 널리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하였다.


논의 환경기여 기능 연구…논농업직불제도 도입 역할
1992년 리우환경선언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고투입 다수확농업에서 저투입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되기 시작하였다. 세계무역기구(WTO)의 Green Box 규정은 농업생산성은 안정시키면서 환경생태를 보전시키는 농업기술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허용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소속 토양비료학자가 계량한 논 농업의 홍수방지, 지하수 보충, 생물서식지 제공, 토양유실방지 효과는 당시 논농업직불제도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훗날 밭농업직불제, 조건불리직불제, 경관보전직불제 등 다양한 직불제 프로그램 개발의 모태가 되었다.


2010년대에 들어 농촌진흥청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국가들과 협력사업을 바탕으로 소개된 우리의 토양비료기술이 이들 나라에서 크게 환영을 받고 있다. 우리학회는 2014년 국제토양학연합회(IUSS)와 공동으로 20차 세계토양학대회를 개최하였다. 제1회 세계대학생 토양조사경진대회, 제주토양선언문 채택, 토양 예술 영화제, 국제토양학연합회 90주년 기념식은 대성황을 이루었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는 식량안보의 근본인 토지안보(Soil Security)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널리 알렸다.


The IUSS Jeju Award 제안…K-Science 기대
우리 학회는 The IUSS Jeju Award를 제안하여 2018년 대회에서 시상식이 거행될 전망이다. 세계토양학대회에 시상하는 3대 학술상 중 하나를 창립 50주년도 못되는 한국토양비료학회가 후원하는 것은 금후 K-Culture의 뒤를 잇는 K-Science에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할 소중한 자연자원으로서 흙의 가치를 널리 인식시키고자 2015년을 세계 흙의 해로 지정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도 3월11일을 대한민국 흙의 날로 제정하였다. 이에 한국토양비료학회는 흙의 날 제정 기념식을 거행하고 ‘제주토양선언문’ 기념비 제막식도 가진데 이어, 2016년 3월11일 한국토양비료학회는 제1회 흙의 날 기념식에 이은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흙의 소중함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다.


우리 학회는 매년 토양비료분야 발전을 위한 학술발표회와 더불어 흙해설사 양성 교육, 농업기술센터 지도직 회원들의 현장지도 사례 발표회도 개최해왔다. 이번 2016년도 한국토양비료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도시토양의 오염도 및 비옥도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하였다. 앞으로도 토비학회는 우리 토양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제주토양선언문 제1장은 ‘토양은 발밑의 더러운 흙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살아 숨쉬는 소중한 삶의 기반이다’라고 하였다. 세종대왕은 발밑의 흙을 백성들의 삶의 터전임을 잘 아시고 농사직설(農事直設)을 지어 농업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셨다. 농업의 발전으로 국가재정도 튼튼해져 우리의 과학과 문화도 찬란히 꽃을 피웠던 것이다.


흙은 빗물을 머금고, 생물의 삶의 터전이며 농작물과 가축이 자라는 곳이다. 흙이라는 자연자원이 확보될 때, 인류의 삶에 필수적인 물안보, 생물다양성 확보, 식량안보가 확보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학회는 흙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흙을 잘 가꾸는 방법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