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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성우공업 ① 창업과 걸어온 길]농민에 대한 고마움, 품질로 보답

이동식 로타베이터의 선두주자…차별화로 세계시장 연다


조환규 성우공업(주) 대표는 한국 중소농기계기업 이동식 로타베이터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조 대표는 2001년 성우공업을 창업한 이래 40종의 농업용 작업기계를 개발한 업계의 작은 거인이다.


경남 사천 두량공단에 2300평 규모로 자리잡은 성우공업은 국내 수요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추구하므로 걸어온 역사보다 펼쳐나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우리나라 농기계 초창기에 대동공업이 진주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농기계 협력업체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농기계라는 게 원래 수천종의 부품을 필요로 하는 산업인지라 그런 면에서 입지조건이 좋은 사천에 자리잡게 됐어요. 근접한 산청이 고향이라는 인연도 있죠.”


‘技術人 天下之大本’…한국 기계의 자존심
조 대표는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협력업체들과 동반하며 적기에 최상의 작업기를 농업인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효율성과 높은 생산성이 우선돼야 했다. 그는 작업기의 모든 부품 생산은 협력업체들에게 일임하고 본사에서는 조립만 해서 완성품을 제작하는 일반 자동차기업과 같은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재 18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성우공업의 연 매출규모는 약 35억원이며 향후 5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기계에 입문하기 전 완구수출업 경험이 있는 조 대표의 눈은 항상 세계를 향했다.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세계전도를 보여줬다. “우리 시장은 크지 않다, 세계 시장을 향하자.” 직원들에게 자주 해온 이야기다. 3년전 이라크에 로타베이터 1500대와 이량쟁기 1500대 등 20억원 가량의 작업기를 수출한 바 있다.


중동 수출에서 얻은 것은 돈이 아니라 깨달음이었다.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선 농기계의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 쓰는 작업기 갖고 나가서 사라고 하면 절대 못 팝니다. 차라리 가격이라도 저렴한 중국산을 선택하지요. 그 나라에 맞는 기계를 개발해야 수출이 열립니다.”


그러니 이미 답은 나왔다. 지속적인 시장연구와 R&D만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가장 중요한 통로다. 성우공업 공장 벽면에 벽화의 글씨가 눈길을 끈다.


‘技術人 天下之大本’이라는 글귀다. 왜 아니겠는가. ‘農者天下之大本’이 진리이듯 농민에게 품질 좋은 농기계를 제공하고 있는 농기계 기술인도 한 마음 한 줄기인 것을. 조 대표가 어떤 마음 자세로 사업에 임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연구개발실의 활성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 기계를 연구할 인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성우공업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기술력 집약된 휴립복토기 신제품 출시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 기자의 말에 조 대표는 ‘신용과 협심’이 사훈이라고 밝혔다. 그에겐 인생 자체가 사업이고 일이었을 터. “농민 덕분에 먹고 산다 생각하므로 품질로서 보답하겠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지금은 주로 일본제품들이 국내 진출해 있지만 언젠간 중국제품들도 들어올 거 아니겠어요. 중국 것이나 우리 것이나 비슷하다면 난감한 일이죠. 역시 성우는 고급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한국 기계의 자존심을 지켜나가야죠.”


그런 그에게 가장 못마땅한 현실이 있다. 가격만 따지고 제품의 품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시장풍토다. 남보다 많은 부품비와 제작비용을 써서 좋은 기계를 시장에 내보냈을 때 “그게 그거지 뭐” 하며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기에 더욱 노력해서 확 들어나는 차이점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갈수록 어렵다는 농기계 시장에서 오뚝이처럼 버텨온 뚝심이 보인다.


그는 2001년 (주)성우정기의 농업작업기계 부문을 인수해서 창업했다. “당시 9종의 농업기계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했는데 현재 성우공업은 총 38종의 기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5년 동안 4배 이상 늘렸죠.” 다양한 이동식 로타베이터와 원판쟁기, 문짝써레 등 농심을 잡은 히트작들이 눈에 띈다. 특허제품도 3개가 된다.


최근에는 양파, 마늘, 배추, 고추 등 밭작물 대부분에 사용할 수 있는 휴립복토기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나섰다. 성우공업의 기술력이 집약된 밭작물기계로서 작업기 하나로 이량성형, 로타리, 농약살포, 비닐피복, 두둑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가만히 있는 것은 퇴보다’,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자‘, ‘남의 좋은 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자신을 지탱하고 직원들을 독려해온 말들이다. 세계가 엄지 척을 해줄 때까지 성우공업의 신기술 개발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이은원 l wons@newsfm.kr 


다음 호에서는 성우공업 ②제품개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