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2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테마기획

부산물비료 원료 둘러싼 갈등 정책으로 풀어야

부숙유기질과 유기질비료 원료·규격 차이 감안한 관리 필요
퇴비와 가축분퇴비 원가 차이로 업계 이해관계 대립 표면화


정부의 올바른 유기성 자원관리를 위해 유기질비료 원료의 법적 관리와 지원 정책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업계 일부에서는 유기질비료와 부숙유기질비료가 엄연한 원료와 규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군으로 관리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또 부숙유기질비료 내에서는 퇴비와 가축분퇴비의 원료를 둘러싼 업계의 이해관계가 일부 갈등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 공정한 정책방향이 요구된다.


정부의 보조지원으로 판매되고 있는 유기질비료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유기질비료의 연 매출액은 농협공급기준 약 5900억원 수준이다. 2014~15년 사이 1700억원이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시장 성장이 눈에 띈다. 농협을 통하지 않는 시장을 1000~1500억원 정도로 추산하면 전체 시장은 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지속적인 현상으로 읽힌다.


유기질비료 시장은 원료에 의해 양분되는데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다. 2015년도 기준시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시장은 각각 3700억원, 2100억원 정도를 차지했다. 2014~15년의 변화를 보면 유기질비료 시장이 고성장했으며 부숙유기질비료 시장은 상대적인 저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면 부숙유기질 64% 유기질비료가 36%를 나타냈다. 전년도의 비율이 부숙유기질 83%, 유기질 17%였던 것과 비교하면 유기질비료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톤당 단가는 전자가 181,730원, 후자가 404,070원으로 유기질비료가 무려 2.2배 이상 고가다.[도표1][도표2]




원료·규격 뚜렷이 다른 부숙유기질과 유기질비료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기질비료의 원료를 둘러싼 논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는 공통점이 없고 법적 관리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군으로 분류해 지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업계 일부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원료의 성격이 현저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즉 부숙유기질비료는 대부분 주원료가 축분뇨와 음식물류폐기물 등으로 되어 있고 국내산이라는 것이다. 반면 유기질비료의 주원료는 각종 박류인데 거의 모두를 수입하고 있다.


또 부숙유기질비료는 일정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 제품인 반면 유기질비료는 수입한 박들과 첨가물들을 발효를 하지 않고 혼합해서 만든다. 발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퇴비와는 다르다.


비료의 구분에서도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는 다른 영역이다. 현재 비료는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구분된다. 부산물비료는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미생물비료 등이 있으며 사용원료도 명확하게 분리돼 있다.[도표3]



또한 각각의 공정규격이 다르다. 규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관리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유기질비료는 사용 원료에 따라 어박, 골분, 잠용유박, 대두박 등 18여종으로 세분된다. 아울러 최소 주성분과 유해성분 최대량이 공정규격에 규정돼 있다. 부숙유기질비료는 원료에 따라 비종이 분류되는데, 가축분퇴비, 퇴비, 부숙겨 등 9종으로 정리되어 있다. 부숙유기질비료는 유기물질의 함유량과 유해물질 함유량이 공정규격에 정리되어 있다.[도표4] [도표5]





위와 같이 원천적으로 다른 비료를 하나의 군으로 묶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덧붙여 일각에서는 유기질비료가 수입되는 바이오 쓰레기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 왔다.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2중으로 지원되는 문제 
부숙유기질비료 내에서도 원료를 둘러싼 갈등과 문제가 점차 불거지고 있다. 부숙유기질비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료는 가축분과 음식물류폐기물이다. 사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업인(농업경영체)이 사용하는 부숙유기질비료에 대해 정부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축산농가로부터 발생하는 가축분 처리의 원활화와 함께 자원순환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많다. 즉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주된 목적은 “농림축산 부산물의 재활용·자원화를 촉진하고 토양 비옥도 증진 및 토양환경 보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 육성”과 “환경 친화적인 자연순환 농업의 정착 및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 유도”에 있다.[도표6][도표7]




매년 발생되는 4600만톤 이상의 가축분뇨를 어떻게 자원화 하느냐를 고심한 결과가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해양투기가 금지된 상황에서 가축분 처리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축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 농림축산식품부 관련정책의 주안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음식물류폐기물의 처리 방법 가운데 하나로 퇴비화가 적용되면서 부숙유기질비료 내에서도 원료를 둘러싼 갈등의 단초가 됐다. 우리나라 음식물류폐기물은 연간 약 500만톤이 발생하고 있다. 일일 발생량은 약 1만4000톤이다. 이는 국가 전체 생활폐기물의 27.8%(2010년 기준)이다. 이것의 주된 처리방법이 재활용, 사료화와 퇴비화로 전체 처리의 90% 정도에 해당된다.[도표8]



그런데 음식물류폐기물을 원료로 활용하는 퇴비업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비용을 보전 받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에 따라 다르지만 수도권을 기준으로 볼 때 톤당 15만원 내외의 처리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음식물류폐기물을 이용할 때 퇴비업자들은 처리비용을 지자체로부터 받고, 이를 사용해서 만든 퇴비를 판매할 때도 가축분 이용 퇴비업자와 똑같은 정부 보조를 받는다.


퇴비와 가축분퇴비 원가 현격한 차이
그러나 가축분을 이용하는 퇴비업자들은 가축분 처리에 따른 비용을 따로 받는 것이 없다. 따라서 음식물류폐기물을 원료로 만드는 비료업자에 비해 생산비에서부터 차이가 나타나고 소비자 비료가격이 동일할 경우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음식물류폐기물을 이용하는 일부 퇴비업자들이 낮은 원가 덕분에 대폭적인 가격할인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시장에서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음식물류폐기물을 이용하는 ‘퇴비’와 가축분을 이용하는 ‘가축분퇴비’는 원가부터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음식물류폐기물을 사료화한다고 해놓고 단순가공과 처리 후 비료업자에게 얼마의 돈을 지불하고 넘기는 일이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든 비료의 품질은 예상대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물류 자원화 늘었지만 품질 신뢰성 낮다
2012년 국무총리실에서도 지적한 바 있는 음식물류폐기물의 재활용의 문제점에서 사료·퇴비화 관련된 어려움이 아직도 존재하며 개선이 잘 되지 않고 있다. 먼저 음식물류폐기물 내 이물질(닭뼈, 복숭아씨, 생선뼈, 계란껍데기 등) 과다로 재활용과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 재활용처리업체 선정시 재활용 및 품질관리의 전문성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 업체관리와 품질평가 관련법 정비와 가격중심의 입찰방법 탈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재활용 제품 품질관리 유인책이나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문제도 보인다. 특히 위탁처리 이후 사후관리가 미약하며 사후점검이 형식적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음식물류폐기물를 이용한  퇴비 유통과정에서 가축분퇴비에 비해 인식이 낮은 문제도 존재한다. 음식물류폐기물 원료 사용에 대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다.


또 관련부처가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로 분리돼 있고 협력체계 구축이 미흡한 것도 해결돼야 할 문제로 꼽인다. 환경부는 페기물의 단순 처리에만 관심이 있고 농식품부는 가축분뇨 처리에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유기성자원 통합 관리하는 순환시스템 필요
이와 같은 갈등과 문제를 안고 있는 부산물비료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유기성 자원의 재활용 촉진을 위해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의 통합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발생에서 최종 처리까지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은 국가 행정의 낭비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많다. 유기질비료와 부숙유기질비료의 관리를 달리 하고 정책 역시 차별화 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더불어 2중으로 지원되는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에 대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지자체로부터 지원 받는 음식물류폐기물을 사용한 비료가 농림축산식품부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으로 또 다시 정부보조금을 지원받는 것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분석, 원가조사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것이 쉽지 않다면 음식물류폐기물을 처리하는 것과 이것을 이용해 퇴비를 생산하는 것을 분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즉 퇴비화 전 단계에서 음식물류폐기물을 처리한 후 퇴비를 만드는 모든 비료회사에 무료로 공급하고 일정 비율 안에서 이것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맞춰 공정규격의 변경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기성 자원의 재활용과 순환시스템 구축은 국가의 중대사이므로 통합적인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그리고 관련된 조직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올바른 자원순환시스템을 만드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은원 l wons@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