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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쌀 산업 수성 위한 ‘새로운 길’ 만들어 가는 농협!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KBS 프로그램 출연 소비촉진 열강
쌀, 단순한 식량 넘어 삶·미래 지키는 ‘마지막 보루’ 역할
쌀 산업 포기, ‘농업·농촌·소중한 가치’ 놓치는 것과 같아
국민·가족·자신의 건강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 참여 호소

“쌀은 단순한 식량을 넘어 우리 삶과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5천년 역사와 함께 해온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며 날로 심각해지는 이상기후와 식량안보 위협 속에서도 쌀이야말로 우리를 책임질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과 가족, 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아침밥 먹기 운동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날로 줄어드는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이례적 홍보에 나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회장은 구랍 19일 주부 대상 아침 토크쇼 장수 프로그램인 KBS-1TV 아침마당에 출연, ‘한국인의 밥심, 쌀 이야기’를 주제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쌀의 소비촉진을 위해 상식과 지식, 과학, 시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강연을 펼쳐 패널과 방청객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강회장은 이날 강연 모두(冒頭)를 ‘아침마당 시청자 여러분, 아침 식사는 하셨습니까?’로 장식, 전국의 시청자를 대하는 첫인사와 아침 식사를 권유하는 복합적 뉘앙스를 풍기는 등 고수의 면모를 발휘했다.

 
이어 강회장은 “밥은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마음을 나누는 매개체”라 정의한 후 “오늘은 한국인의 힘의 원천이자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고 말문을 열고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큰 밥그릇과 국그릇으로 식사 중인 선조들의 추억의 사진 한 장을 띄워 방청객과 시청자들을 격세지감 향수에 빠져들게 했다.

 
1960~1970년대 시행한 혼분식 장려운동이 가져온 식생활 변화에도 강회장은 주목했다.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빵과 면의 소비가 크게 늘게 되었고 식생활이 급속도로 서구화 되면서 편견이 유발되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양실조와 저체중에 시달리던 한국인이 어느새 심혈관질환과 당뇨 비만을 걱정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하며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패널과 방청객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강회장은 이어 도표를 이용, 1970년대 136kg이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2023년도에는 56.4kg으로 확 줄어들었다면서 ‘먹을 것이 많아서’라고 평가하고 특히 돼지 소 닭고기 등 육류소비량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저단고지(低蛋高脂) 식단이 유행하면서 밥을 적게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빵이나 고기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인스턴트 간편식이나 잦은 외식 등을 이유로 꼬집었다. 


강회장은 이렇듯 밥을 적게 먹는 것에 대해 영양전문가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O,X 퀴즈를 준비했다며 △쌀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 △쌀은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등의 쌀 관련 문제를 푸는 등으로 오류에 빠진 쌀 상식을 바로잡기도 했다.

 

 
쌀 관련 퀴즈 통해 ‘오류의 상식’ 바로 잡아


이 과정에서 강회장은 쌀의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는 이유로 비만원인으로 인식되었지만 실상은 하루 필요한 탄수화물의 약 40%만 쌀을 통해 섭취하고 나머지는 빵 설탕 등 단당류를 통한 탄수화물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며 GABA 및 PEP 저해물질 섭취효과로 쌀 섭취가 오히려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깜짝 설명, 쌀이 사람이라면 억울할 것 같다는 패널들의 탄식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K-Food 열풍이 한창인데 김밥, 컵밥 같은 쌀이 들어간 한국음식이 인기라면서 해외에서의 김밥 먹는 영상을 소개하고는 값싸고 맛있고 영양가도 좋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 보는 이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강회장의 마무리 발언이 예고 되었을 땐 스튜디오에는 적막감이 감돌았고 궁금증과 호기심이 극에 달한 듯 느껴졌다. 


강호동 회장은 “쌀은 5천년 우리 역사와 함께해 온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며 단순한 식량을 넘어 우리 삶과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각해지는 이상기후와 식량안보 위협속에서 쌀이야말로 우리를 책임질 마지막 보루이며 곡물자급률이 겨우 22%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00% 자급하는 작물이 바로 쌀이기 때문”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 올도 놓칠세라 자연환경 및 농촌·전통문화 보전 등 벼농사의 부수적 성과까지 세세히 부연했다.


결심한 듯 강회장은, 우리 농협이 쌀 산업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파하고 아침밥 먹기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쌀 소비 촉진 활동 등을 소개한 대목에서는 결연함마저 느껴졌다. 


20여 분간 이어진 강회장의 열변은 “국민건강과 가족 건강, 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밥 먹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국민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재삼 강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쌀 소비촉진을 위한 금번 강회장의 이색 홍보 나들이를 보는 주변의 시각은 다양할 수 있지만 결코 부정적일 수 없다는 것이 기자의 시각이다. 쌀에 관한 추억과 향수, 환희와 호기심, 상식과 지식, 과학을 넘나드는 강회장의 유려한 강연이 말미를 향할 즈음 ‘강회장님 오늘 여러모로 잘 나오셨다’는 사회자의 촌철 같은 코멘트 한 마디가 이를 방증해 주는 것이라 확신한다. 적잖은 공감과 울림, 효과가 작지 않았음을 말이다.


명분이 무엇이든 역대 농협중앙회장의 TV 출강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영향력 측면에서만큼은 금번 강회장의 헌신이 가장 돋보이는 기회였으리라 평가한다. 


“쌀을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 농업과 농촌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모두 놓치는 것과 같다”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성토가 줄기가 되고 강물이 되어 큰 바다로 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