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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2022년 농협계통농약 '시담' 미리보기] 가격 ‘최소 5% 인상’이 마지노선

원제·부자재·유가·물류비·물가·환율 인상분
내년 농약 원가요소별 가격 인상요인 상당
가격 안올리면 회사별 순이익 30% 이상↓
농협중앙회도 “계통가격 인상 불가피” 공감
“시담 앞서 인상률 산출해 가격결정에 감안”

 

 

2022년도 농협 계통농약 ‘시담’을 앞둔 농약회사들은 ‘최소 5%대 가격 인상’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작금의 농약가격 인상요인들을 감안하면 2021년 대비 5%대 가격 인상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그나마 최소한의 손실보전을 위해 반드시 고수해야할 인상률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도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내년 계통농약 시담을 앞두고 구매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에 따라 농약 원가요소별 가격 인상률 산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가격 인상률을 결정짓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농약제조회사들은 2022년도 사업분 농약가격 인상요인으로 원제가격과 부자재 가격 급등을 비롯해 유가, 물류비, 환율 인상분 등을 꼽고 있다. 농약 원제가격은 품목에 따라 최고 3배 가까이 폭등했으며, 포장재 등의 부자재 가격도 평균 116% 이상 올랐다. 여기에 물가 인상의 주요인이 되는 국제유가는 이달 8일 현재 배럴당 72달러 선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러한 국제유가(WTI 기준) 급등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내년 6월경에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것(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근 보고서)으로 전망됐다. 농약원제 수입을 위한 컨테이너·선박 운송료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폭등했으며, 국내 화물트럭 운송료도 크게 인상됐다. 특히 원·달러(USD) 환율은 지난 7월(1146.4원)을 기점으로 계속 반등해 이달 6일 현재 1183.65원을 기록하는 등 농약제조회사들이 2021년도 사업분 기준 환율로 삼았던 1120원보다 64원 가량 인상됐다.

 

농약 원제가격 폭등세 지속…수급 불안정 심화
비선택성제초제 성분 가격 인상률 2~3배 수준

영농자재신문이 자체 조사한 2022년도 사업분 농약 원가요소별 가격 인상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농약 원제 가격의 폭등세와 수급 불안정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2021년 10월 12일자 ‘중국산 원제가격 천정부지…농약업계 좌불안석’참조》 특히 비선택성 제초제인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바스타 성분)과 ‘글리포세이트이소프로필아민(근사미 성분)’, ‘글리포세이트암모늄(하이로드 성분)’가격은 지난 9월 이후 폭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표1] 이달 6일 현재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Glufosinate-ammonium) 가격은 ㎏당 미화(USD) 55.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농약제조회사의 2021년도 사업분 최종단가인 ㎏당 19.3달러와 비교해 285% 가량 폭등했다. 글리포세이트이소프로필아민(Glyphosate-IsoproPylAmine)도 원제선에 따라 8.5~10.0달러의 가격수준으로 2021년도 사업분 최종단가였던 ㎏당 3.5달러 대비 243~286%가 급등했다. 글리포세이트암모늄(Glyphosate-ammonium) 가격도 현재 13.0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평균가격(5.0달러) 대비 260% 가량의 인상률을 보였다.

 


비선택성 제초제 성분 이외의 품목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한 가격 인상폭을 유지하고 있다.[표2] 살충제 성분의 경우 이달 6일 현재 △디노테퓨란의 2021년도 사업분 최종단가 대비 인상률은 115%에 이르고 있으며, △아세타미프리드 184% △에토프로포스 102% △에토펜프록스 111% △인독사카브 110% 등으로 확인됐다.

 


살균제 중에서는 △만코제브 150% △사이아조파미드 112% △스트렙토마이신 119% △아족시스트로빈 163% △카벤다짐 111% △카복신 109% △코퍼옥시클로라이드 125% △테부코나졸 139% △트리플록시스트로빈 117% △티람 146% △피라클로스트로빈 152% △헥사코나졸 133%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또한 제초제 성분인 △뷰타클로르의 인상률은 228%에 달했으며 △알라클로르 198% △메페나셋 110% △펜디메탈린 112% 등의 인상률을 각각 기록했다.

 

포장재·화학제품 등 부자재도 평균 116% 인상
원·달러 환율 5.6%↑…10원당 순이익 4억 감소

그런가 하면 농약 생산원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포장재 등의 부자재 가격은 평균 116%의 인상률을 보였다.[표3] 몇몇 농약제조회사들을 통해 확인한 주요 부자재 공급업체들이 요구하는 ‘2022년도 사업분 가격 인상률’을 보면 △농약용기(병)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15% △골판지(박스) 120% △은박봉투 112% △스티커라벨 112% △계면활성제 112% △증량제 108%(국내) & 115%(해외) △화학제품 135% △기타 110% 등으로 파악됐다.

 


또한 주요 화학제품 중 대표품목의 가격 인상률은 △N-MP 276% △Linceed Oil 194% △BDG 156% △PGME 160% △P.G  151% △Xylene 165% △Kocosol(150) 118% △Kocosol(100) 118% 등으로 조사됐다.[표4]


농약 원제가격과 직접 연동이 되는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1146.4원) 이후 지속적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표5] 농약제조회사들은 2021년도 사업분 원제 구입 당시 기준 환율 1120원으로 출발했으나, 이달 6일 현재 1183.65원으로 달러당 64원 가량 급등했다.

 


현재 2021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46.9원(예측)으로 2020년 평균 환율 1086.3원과 비교하면 61원 가량이 올랐으며, 2021년 당초 기준 환율 1120원과 비교해서도 30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했다.[표6] 더구나 농약 원제 가격 결제는 연말에 집중되는 농약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달러당 30원의 차액이 주는 실질적인 체감지수는 50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2020년 평균 환율 1086.3원 대비 2021년 12월 평균 1183.7원은 달러당 100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 이미 급등한 원제가격과 더불어 2022년도 사업분 농약 생산원가를 큰 폭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농약제조회사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인상될 때마다 평균 3억5000만원에서 4억원 정도의 순이익이 감소한다”며 “현재와 같은 원·달러 절상률이면 웬만한 농약가격 인상으로는 내년 농약시장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비관했다.

 

 

농협 계통농약 구매가격은 지난 20년간 역주행
2009년 한차례 18% 인상 이후 인하·동결 반복

그러나 농협 계통농약 가격은 지난 20년 동안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동결’내지 ‘인하’를 계속해왔다. 농협은 지난 2002년을 기준으로 2008년까지 7년간 계통농약 가격을 동결해 오다가 2009년 35% 수준의 가격 인상분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18%를 인상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다시금 2021년까지 12년 동안 7번의 가격 인하와 5번의 동결을 반복했다.[표7] 무엇보다 농협의 이같은 농약가격 인하 또는 동결 조치는 명확한 기준을 근거로 하기보다는 농약제조회사의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한다는 문제점을 드러내왔다. 이에 반해 소비자 물가지수[표8]나 농수축산물 물가지수[표9]는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가격 인상요인을 반영해 등락을 지속해 왔다.

 

 

 

 

농협케미컬, ‘10% 인상’ 기대…손실보전 자구책   
농약업계 사상 초유 ‘적자회사’ 발생 가능성도

아무튼 2022년도 농협 계통농약 구매가격의 인상요인이 어느 정도 반영되느냐에 따라 농약제조회사들의 경영수지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약제조회사 관계자들은 2022년도 농약가격에 원가요소별 인상률을 반영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계통가격이 동결될 경우 각사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회사별 평균 단기순이익은 적어도 30~35%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럴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국내 농약업계 사상 처음으로 ‘적자회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케미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농협케미컬은 전임 농협중앙회장 시절에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내세워 해마다 농약가격을 인하할 당시 모회사의 압박에 떠밀려 농약가격 인하의 선봉에 나서야 했다. 이로 인해 다른 농약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율이 높아지면서 현금성자산이 고갈되고 부채비율도 점차 상승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케미컬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2022년도 농협 계통농약 시담에서 ‘최소 10%대 가격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내년 계통농약 시담에 앞서 구매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농약 원가요소별 가격 인상률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 만큼 2022년도 계통농약 구매가격의 인상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가격 인상폭이 어느 선에서 결정될지가 농약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소속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내년 농협 계통농약 구매단가는 환율 인상분과  원제가격이나 부자재 가격 인상분, 물가상승률 등 원가요소별 인상률을 산출해서 가격 결정에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은 수치상으로 정확한 산출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격 인상요인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