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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농기계 조기폐차로 미세먼지 저감…산업지원 효과까지…갈길 멀다

노후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설명회 /
조기폐차지원과 폐차시스템 도입 위해선 농업기계 등록제 선결돼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준비하고 있는 ‘노후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사업’과 ‘농업기계 등록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부터 관련 연구용역을 맡아 진행해온 (사)한국농업기계화정책연구원이 최종보고서 설명회를 지난 23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노후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설명회’에는 농기계 제조업체와 유통, 농민단체, 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강창호 한국농업기계화정책연구원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미세먼지 이슈… 관리 사각지대 농기계 문제 노출
노후농업기계의 조기폐차 필요성은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의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대기환경보전법(1990년, 대기법),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2003년, 수도권법),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8년, 미세먼지특별법)에 의해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환경과 국민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지난해 미세먼지특별위에 의해 ‘5개년(2020~2024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이 세워졌다. 이는 미세먼지 저감·관리 정책방향 및 추진과제를 제시하는 법정계획이다. 그동안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 등 행정계획은 있어 왔지만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은 법정계획으로 국가·행정기관에 강한 구속력을 발생하게 됐다.


미세먼지 걱정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2016년 대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35% 이상을 저감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은 국내 배출 감축을 위해 수송부문의 개선이 7개분야 과제 중 하나로 설정돼 있다.


이에 도로 수송부문에서 노후 경유차 감축과 저공해차 보급 가속화를 중점 추진하고, 비도로 수송부문에서는 노후건설기계의 관리 강화와 함께 관리 사각지대에 있어온 농업기계의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조기폐차지원, 촉진법 포함 전에도 시행 가능”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농촌분야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대책’(2019년)에서도 경종분야 저감에서 농기계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과 노후 농기계 조기폐차 지원이 포함됐다.


매연저감장치는 현재 개발중으로 실용화를 통해 지원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노후 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은 올해 계획이 있었음에도 추진 근거와 운영방안의 미흡으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연기됐다. 이에 따라 조기폐차를 위한 법률적 지원체계와 대상·기준·보조금 기준·지급절차 등이 선결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이날 설명회는 부족함을 지적받았던 조기폐차 지원사업 운영방안과 폐차시스템 도입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조기폐차 지원사업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법률적 지원체계다. 발표자로 나선 강창호 한국농업기계화정책연구원장은 ‘농업기계화촉진법’에 조기폐차 권고 및 자금지원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 가지 방안은 ‘미세먼지특별법’에 의거해 규정/지침을 만들어 시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미세먼지특별법’이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해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제6조)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폐차 대상, 보조금 지급대상 및 절차를 담은 규정/지침을 통해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얼마를 어떻게 지원해야 하나
조기폐차 대상 기종은 제작차 배출가스기준을 적용받는 트랙터와 콤바인에 한정했다. 제작차 배출가스기준(대기법 규칙 제7조)은 2013년 Tier-3, 2015년 이후 Tier-4를 적용받고 있으며 2021년 7월 1일 이후부터는 Stage-V를 적용받게 될 예정이다. 

 
관심이 된 조기폐차 기준은 트랙터는 2012년부터 내용년수(8년)의 3배수가 되는 년도를 소급해 2012~1997년산으로 제시했다. 콤바인도 같은 방법으로 내용년수(5년)의 3배수가 되는 2012년~2006년산을 기준으로 정했다.


조기폐차 권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항이 보조금인 만큼 관건이 될 보조금 지원금액 설정이 핵심사항으로 대두됐다. 강 원장은 자동차·건설기계의 경우 보험개발원의 기준가액이 기준이 되고 있으며 운행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농업기계는 운행차 배출허용기준이 없으며 보조금 기준자료도 미흡해 보조금 지원금액 기준 설정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중고농업기계유통센터 7개 회원사를 통한 중고가격 조사가 보조금 지원금액의 근거자료로 활용됐다. 트랙터는 마력대별로 8등급에 따른 1997년~2012년산을, 콤바인은 조별로 6등급을 나눠 2006년~2012년산을 세분화했다. 지원금액 산정은 공급년도별 잔존가율[(등급별 중고가격/2020년 기준 판매가)×100]을 기준으로 삼았다.


조기폐차 지원사업의 예산규모는 기종·형식·공급년도별 공급대수의 1%을 대상으로 했을 때 트랙터 2166대(30ps급 18.5%, 40ps급 38.0%, 50ps급 18.2% 등), 콤바인 252대(4조 60.3%, 5조 32.9%)에 대해 147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트랙터가 134억원, 콤바인이 13억원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원장은 2020년 자동차 등의 조기폐차에 국고 2900억원이 지원된 것에 비춰볼 때, 농업기계는 공급대수의 50%를 조기폐차 시 3675억원이 소요되는 정도인 만큼 지원 대비 효과가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500억원 이상 신규사업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요하지만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제1호에 따른 재난 복구에 필요한 사업으로 인정받아 예비타당성 조사 제외 대상이 될 수 있음도 시사했다.


현재 전무한 폐차시스템 정착도 선행 과제
농업기계 폐차시스템도 새롭게 도입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농업기계 폐차 관련 규정이나 전문처리업소가 전무한 상태이나 노후농기계 조기폐차와 병행하여 자원의 재활용 및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폐차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농업기계화촉진법에 폐차시스템 관련 사항 규정이 필요하다. 규정에 담아야 할 것은 소유자의 폐차 요청, 지자체장의 강제처리를 위한 조건 및 방법, 해체재활용업 또는 사후관리업자가 폐차 요청에 따른 증빙서류 발급·폐차·증빙서류 유지관리 사항, 폐차처분 시 폐기물관리 기본원칙 등 폐기물관리법령 준수, 폐차수수료 및 벌칙 등이다.


이번엔 농업기계 등록제 도입 물꼬 트일까…
통계생산, 면세유류 관리, 재산권 행사 의미

이번 농업기계 조기폐차와 폐차시스템 구축 등과 연계해 농업기계 등록제 도입이 농업계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그간 등록제는 농기계 안전과 사후관리, 통계생산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됐지만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2005년 한국농업기계학회는 농업기계의 효율적 안전관리를 위해 농업기계 등록제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통계생산, 면세유류 관리, 폐농기계 처리, 도난예방 및 추적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등록제 도입과 연계해야할 제도로 책임보험, 운전면허, 저당권, 배기가스 규제, 정기·수시검사 등을 제시했다. 자동차관리법 또는 농업기계화촉진법에 근거를 마련해 추진할 것과 트랙터 대상 시범운영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문제점 검토도 제안했다.


2010년에는 농촌진흥청이 ‘농업기계화촉진법’을 ‘농업기계관리법(가칭)’으로 전면 개정하자는 틀 안에서 농업기계 등록제·면허제·보험·인증· 사후관리·제작결함 시정제도 등의 농업기계 관리제도를 마련하자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등록제 대상 기계로는 경운기, 트랙터, 승용이앙기, 콤바인, SS기, 동력운반차 등 6종을 제시했으며 운전면허, 보험, 재산권 행사, 배기가스 규제, 사후관리 등과 연계하는 방안이다. 등록종류는 신규, 이전, 변경, 말소, 압류, 저당 등이며 등록번호판 부착으로 사용지역 및 기종별 분류도 제시했다. 농업기계 사용 농업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취득세와 등록세는 면제하고 수수료 및 과태료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2011년 농진청의 농업기계 관리제도 중 등록제, 운전면허제, 보험제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처럼 이미 도입 필요성이 검토된 상태에서 잠들어 있던 농업기계 등록제가 이번 ‘노후농업기계 조기폐차 지원사업’ 도입을 계기로 입법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농업기계 등록제는 조기폐차 및 폐차시스템 구축 등과 연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기폐차 대상기준과 보조금 지급대상 등 확인에 필수적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제작증과 검정결과 등을 포함한 등록요건 제한으로 안전한 농업기계 공급, 등록제와 폐차시스템과 연계 통계자료의 확보로 농업기계 공급과 수리용품 확보 등 정책의 효율성 추진, 농업용 면세유류 관리 및 사후검사 대상 확인, 농업인의 재산권과 보상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다.


등록제 대상은 폐차지원 기종인 트랙터·콤바인
이번 설명회에서는 농업기계 등록제 도입(안)이 새롭게 제시됐다. 우선 등록 대상기종은 조기폐차 대상기종인 트랙터와 콤바인에 한정했다.


운영 및 관리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담당하며 등록기관은 광역단체 또는 농촌진흥청을 제시했다. 농업기계화촉진법에 농기계 수요조사·평가, 신기술농업기계 지정, 농기계 검정, 안전장치 부착여부 조사·시정명령, 안전교육 등을 농진청에 위임하는 방안도 나왔다. 등록사무는 기초단체 또는 시군농업기술센터를 제안했다.


등록의 종류는 신규·변경·이전·말소·저당권 등록 등이며 신규등록시 구비서류는 인적사항, 본체·엔진 형식표시내용, 취득 서류 등으로 전망했다. 등록제 도입에 따른 번호판은 지역명(등록관청), 기종번호, 일련번호를 기종별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부착하고 등록사무기관에서 부착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보조금, 시세+α 없이는 실효성 없다”
노후농업기계 조기폐차와 농업기계 등록제에 대한 전모와 진행상황이 공개된 이번 설명회에서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생산·유통업계와 농민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농기계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노후농기계의 조기폐차율을 늘리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며 1993년~1995년산 40~50마력 트랙터들이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정작 보조금(안)은 1998년도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98년산 40마력 트렉터가 263만원이고 2012년산이 911만원이라는 기준 보조금액이 현장에서 현실성 있게 받아들였지겠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도 “보조금에서 시세+α가 되지 않는다면 조기폐차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2700여개인 사후봉사처리업소에서 폐차를 담당할 경우 각 노후농기계의 상태가 제각각인 만큼 이에 따라 정확한 폐차관리의 매뉴얼과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내산과 국외산 금액 기준이 같은가, 해체후 폐차 또는 수출될 때의 어떤 매뉴얼이 마련돼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설명회에서 제시된 농업기계의 대기오염 배출량이 연평균 약 3만톤 정도라고 했지만 환경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는 의문점도 제시됐다.

 
이날 설명회는 제도 이행시 이해당사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자리로서 농식품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노후농업기계의 조기폐차의 효과에 대해 미세먼지와 배출가스의 저감, 자원재활용과 함께 농기계 시장확대와 산업지원에도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명회에서 조기폐차와 등록제를 연착륙시키고 산업지원의 효과까지 달성하기 위한 민관산연의 조심스런 타진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