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열리는 타마스(TAMAS, 대전 국제농업기술전)와 짝수 해에 천안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문 농업자재 박람회이다. 매년 11월에 나주에서는 국제농업박람회가 열리고, 진주에서도 진주 국제농업박람회가 열린다. 또한 상주 국제농기계 박람회는 4월에 열리고, 김제 국제농기계 박람회도 11월에 열리고 일산에서는 한국첨단농업기술 박람회가 열린다.
해외 농업박람회와 너무 대조적
대부분 한국 농업 박람회는 ‘국제 박람회’라고 칭한다. 규모가 크든 작든, 전문 농업자재 박람회이든 관광 농업 박람회이든 간에 국제 박람회라고 한다. 그러나 ‘국제’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외국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에서 비용을 부담해 초청하는 몇몇 바이어가 고작이고 외국 회사가 직접 박람회에 부스를 여는 경우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는 농자재 전문 전시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으며 각국의 바이어들과 업체들간의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 농업 박람회는 제조업체와 유통회사간의 상담보다는 대농민 홍보나 관광위주의 박람회가 되고 있어서 우리 농자재 기술의 발전이 다른 산업보다 뒤지고 있고 수출도 타 산업보다는 활발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국내 대형업체 그림자도 안보여
비료, 농약, 농기계, 종자, 상토등 주요 농자재 회사들은 회사규모나 매출이 클 뿐 아니라 우리 농업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다. 하지만 농기계 업체들과 종자업체들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농업 대기업들은 그 어떤 박람회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비료나 농약, 상토, 기타 농자재의 유통이 기술력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하는 유통이 아니고 주로 인맥을 통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박람회에 참여하여 기술력을 소개하고 마케팅을 할 필요성을 못 느껴 농업 박람회에도 참여하지 않는 듯하다. 농업을 활성화 시키려면 정부와 농민 그리고 농산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안되는 것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으나 다른 산업도 아니고 국가 기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농업 대기업들이 농업 박람회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농업 박람회’라는 큰 판을 벌여놓았으면 회사의 기술력을 적극 소개하고 우리 농자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로 수출길을 열어 제쳐야 한다. 또 한해동안 수고한 농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축제의 장을 열어야 한다.
전문 박람회로 전문성 살려야
농업박람회가 지역 축제의 장으로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전문적인 농자재 박람회로 발전시켜야 농자재 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고 해외 바이어들도 관심을 갖고 한국의 우수한 농자재를 찾으러 한국의 농자재 박람회를 스스로 찾게 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천안시’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천안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가 농기계를 주축으로 하는 농기계 전문박람회로 확고히 자리잡았고 이 박람회를 통해 우리 농기계가 해외로 수출하는 기회가 점점 많아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또 ‘농촌진흥청’과 ‘실용화재단’, ‘김제시’와 ‘종자업체’들이 힘을 모아 김제에 민간육종단지를 건설하고 우리나라가 종자 강국으로 발돋음하고 종자를 주요 농업 수출품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에서 28일까지 우리 종자산업을 이끌어 나갈 ‘제1회 국제종자박람회’가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열려 ‘씨앗, 내일을 품다’라는 기치를 걸고 우수품종을 선보여 종자업계는 물론 농업계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농기계나 종자 산업과 같이 비료나 농약 그리고 기타 농자재 분야도 전문적인 박람회를 개최하여 경쟁업체들끼리 선의의 품질 경쟁을 하면서 우리 농자재를 발전시키고 해외로 수출 확대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우수한 인적 자원과 근면성을 가진 우리가 농자재 강대국이 되는 것은 온실 속의 화초같이 정부의 보호아래 안일하게 경영활동을 하기보다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다보면 어느새 우리 농자재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