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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네오니코티노이드’ 공방…농약업계 ‘비상벨’

업계, 일부 시험결과 부풀려진 것
나라마다 다르니 우리도 시험하자
농진청, EU 평가 끝난 후 조치

 

얼마 전 유럽연합(EU)에서 꿀벌을 대상으로 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대규모 야외 실험의 결과 ‘영향이 있다’고 확인됐다는 뉴스가 나와 업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영국 생태수문학 연구센터의 리처드 파이웰 박사 연구진은 6월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유럽 세 나라 33곳에서 2년간 진행한 조사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은 물론, 뒤영벌 같은 야생벌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암로 자예드 캐나다 요크대의 교수 연구진도 같은 날 ‘사이언스’지에 옥수수 농장 근처의 꿀벌 집단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1980년 개발돼 사용돼 왔으나 2000년대 중반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 벌어지며 원인으로 지목됐다. 바이엘과 신젠타는 꿀벌 군집 붕괴의 원인은 바이러스병, 여러 가지 환경 조건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20㎢에 달하는 대규모 야외 시험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는 이 야외 시험의 결과로 헝가리, 영국, 독일 등에서 나타난 시험 결과를 종합한 내용이다. 헝가리에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뿌린 농장의 일벌이 다른 곳보다 24% 줄었다. 영국도 비슷했다.


이 같은 발표 내용에 따라 국내 살충제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바이엘과 신젠타는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일부 시험 결과만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못박았다. 독일 시험에서는 오히려 꿀벌들의 상태가 호전됐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호주에서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바이엘 관계자는 “이번 시험 결과는 환경에 따라 달랐으며 일관성 있게 나온 결론은 아니다”라며 “이에 대한 자료는 존재하며 국내 정부가 요청할 경우 당연히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럽에서는 농약을 경엽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종자에 분의처리해 기계를 통해 파종하기 때문에 분진이 날려 꿀벌에 영향이 크다”며 “나라마다 결과가 다르듯이 우리나라에서도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엘은 Bee Health 센터를 운영 중인데 벌 바이러스 등에 대한 연구와 치료제 등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농약회사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3~4년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약제 사용이 금지되면서 다른 오래된 살충제를 사용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효과 저하로 살충제를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해 농산물에도 농가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민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했는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사용 중단 후 익충이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변이 많았다”며 “타 약제로 인한 피해도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3년 이미다클로프리드, 클로티아니딘, 티아메톡삼 제품에 대해 신규 등록 및 적용확대를 금지했다.
세 품목은 각각 이미다클로프리드 86품목, 클로티아니딘 41품목, 티마메톡삼 22품목이 등록돼 있다. 세 품목은 이미 10년 이상 된 품목들로 대부분의 농약회사에서 제조·판매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지만 2009년 기준으로 1700억원에 달했으며 현재는 더욱 많이 판매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살충제 시장에서도 네오니코티노이드 계통의 제품이 30%를 차지할 만큼 효과와 규모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제품군이다.


농약 업계 전문가는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선녀벌레,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등을 방제하는데 네오니코티노이드계통의 살충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가장 효과가 탁월하다”며 “만약 제품 사용이 금지된다면 대안이 없다고 본다”고 현실적으로 조언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EU의 평가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지금의 규제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2014년 당시 사과와 고추에 시험한 결과 유해성이 낮은 것은 현행을 유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특히 50종은 경고문구를 강화하는 등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계통의 농약은 ‘꿀벌에 잔류 독성이 강하므로 꽃이 피기 3일 전(또는 6일 전)부터 꽃이 완전히 지기 전까지는 사용하지 말고, 일시에 광범위한 지역에 살포하지 말라’는 안전사용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한국작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일부의 결과가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만약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단을 만들어 공식적인 시험을 하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결과를 밝히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 농민, 농약업계 모두를 위해서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계획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