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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바이오아그로]유기농업처럼 정성스럽게 만든다

 

바이오아그로(대표 박동섭)를 보면 고집스러움이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환농법으로 유기농을 이어가는 농업인들에게서 느껴지는 고집스러움. 그것이 바이오아그로에서  받게 되는 대표적인 느낌이다.


일단 바이오아그로를 운영하는 박동섭 대표에게서 유기농업인의 모습이 엿보인다. 더디 가더라도 정도를 가는 것. 그리고 편법은 눈길도 주지 않는 것. 이것이 박 대표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이다.


그가 유기농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10대 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바로 농사에 뛰어들었다. 이론과 실습이 만났다고 해야 할까? 조치원에서 복숭아 등 과수와 논, 밭 등을 가꾸며 농사를 짓던 그는 유행성출혈열에 걸리면서 농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 후 분수호스, 종자 등 자재 관련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일해 왔다. 농사 경험에 자재회사에서의 경험이 더해지니 농가가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이것을 자재에 어떻게 반영하면 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펼쳐진 것으로 보인다.


이 후 ‘흙살림’ 창립에 관여하고 일해오다 2003년 현재의 ‘바이오아그로’를 창립했다. ‘바이오아그로’를 통해 유기농업자재를 제대로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바이오아그로는 현재 경기도 광주 초월읍에 본사와 제1공장, 시험 포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청평에 제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12년간 유기농업자재들을 생산해 오던 공장이 작아 이제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 공장을 늘린 것이다.


‘바이오아그로’가 생산하는 제품은 주로 천연 살균·살충제와 퇴비 등이다. 작물 생육과 과실 생장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을 배양하고 이 미생물이 첨가 된 토양개량 및 병해예방 미생물제제를 생산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식물추출물로 살균·살충제를 생산한다.


바이오아그로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땅벌레뚝’이다. ‘땅벌레뚝’은 야생녹차, 님오일, 고삼 등 약용식물에서 추출한 복합 식물추출물과 BT균이 함께 들어있다. 이에 따라 해충 기피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작물성장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이 들어가 있어 살충과 생육 효과를 동시에 나타낸다. ‘땅벌레뚝’은 이름 그대로 선충, 애벌레, 달팽이 등에 광범위하게 작용한다. 수분이 닿아야 효과가 나타나며 방제기간이 3~6개월 동안 오래 간다.


바이오아그로는 또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원두부산물로 ‘커피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근방에 더치커피 공장이 있어 여기서 나온 커피부산물을 사용한다.


박 대표는 “카페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는 우유나 크림 등이 섞여 있어 양질의 부숙된 퇴비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더치커피 공장에서는 딱 커피만을 추출하기 때문에 부산물이 대량으로 나오고 질도 높아 이를 퇴비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아그로의 ‘커피퇴비’는 ‘그라운드카페’, ‘그로잉카페’, ‘쏘일카페’, ‘컴포스트카페’ 등의 제품으로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주)에코11’이라는 회사를 통해 도시농업인들과 서울시로 납품된다. 커피퇴비에는 모두 미생물이 포함돼 있어 땅을 살리고 작물 생육과 살균에 도움을 준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출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세계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으로 미생물제재를 수출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의 수출 지역을 넓히기 위해 국제 박람회에도 지속적으로 참여 중이다.


박 대표는 “유기농업을 하는데 급한 마음으로 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천천히 스탭 바이 스탭으로 가는 것이 박 대표가 생각하는 ‘유기농’이라는 철학이다. 바이오아그로의 제품은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규모가 크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유기농업에 관련된 것이라면 말이다.


수공예품의 가치가 높은 것은 전부 손으로 만들어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다. 바이오아그로의 제품들도 이 수공예품과 같다. 박 대표와 직원들의 손길이 제품 하나하나에 닿아 있어서다.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가치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바이오아그로에 꾸준히 이어질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박 대표는 “식물체를 직접 구입해 추출 후 원료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이 곧 완성된다”면서 “향후 원제를 유기농업자재 회사에 공급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아그로가 생각하는 ‘유기농’처럼 한 걸음씩 나가겠다”며 “애정어린 관심으로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