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 및 기금의 총지출 규모가 3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14조 4887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14조 4220억원 대비 667억원, ’16년 예산(14조 3681억원) 대비 1206억원(0.8%) 증액된 수준이다.
국가전체 예산은 400조 5000억원으로 ’16년(386조 4000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농식품부 예산은 이번에도 국가전체 예산 증가율에 미치지 못해 ‘농업예산 홀대’ 라는 비판이 나왔다. 농림수산분야는 19조 6221억원으로 ’16년(19조 3946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국가전체 예산 중 농림수산분야 비중은 4.9%(’16:5.0)이고,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비중은 3.6%(’16:3.7)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농식품부 예산안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제출한 쌀 생산조정제 예산 904억원이 예결특위 심사 결과 ‘2017년 정부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못해 농업계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관련 성명서에서 쌀 생산조정제 도입 무산에 대한 큰 실망과 울분을 나타내고 “쌀 생산조정제 도입 무산으로 인한 내년도 쌀 대란의 책임은 오롯이 기획재정부에 있다”고 질타했다.
쌀소득보전변동직불금 최종 1조4900억원 반영
농식품부는 국회심의 과정에서 “융자사업인 산지유통종합자금, 농식품 원료구매 및 시설현대화 사업과 예비비적 성격의 살처분보상금, 재해대책비 등 36개 사업에서 실제 집행 가능한 수준 등을 고려해 5141억원을 감액한 반면 쌀소득보전변동직불금, 화훼·한우 등 농축산물 소비 촉진, 농업생산기반 조성 등 농업인 소득·경영 안정 및 재해예방 분야를 중심으로 25개 사업에서 5807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국회 증액 내역을 보면, 쌀값 하락으로 인한 쌀 농가 경영 어려움을 감안해 내년 초 적기에 쌀소득보전변동직불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을 반영했다. 쌀소득보전변동직불금은 ’16년 7193억원에서 ’17년안은 9777억원이었으나 ’17년 최종 1조4900억원이 반영됐다. 산지쌀값(10~1월 평균 가격)과 목표가격(188,000원/80kg)간 차액의 85%에 고정직불금을 차감한 금액을 지급하며 매년 2월~3월경 집행된다.
청탁금지법 대응 농축산물 소비촉진 등에 95억원 늘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등에 따른 화훼·한우 등 농축산물 소비 감소를 감안해 농축산물 마케팅에 50억원을 증액했다. 범국민꽃생활화캠페인 10억원, 과수 소포장 규격 개발 12억원, 중소과일 소비촉진 캠페인 8억원, 인삼 그랜드 세일 프로모션 지원 3억5000만원, 한우 소비촉진 10억원 등이다.
물류 효율화로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APC 등 산지유통시설 지원,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에 각각 10억원과 20억원을 증액했다.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쌀 가공식품 시식·전시 및 상품화 테스트베드 지원 예산에도 4억원을 반영했다. 유기농산물 생산·유통·체험·소비·교육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기농산업복합서비스지원단지(충북 청주) 조성에도 10억원을 증액했다.
재해예방과 농업생산기반조성에 470억원 증액
저수지 보수·보강 등을 위한 수리시설개보수 예산은 243억원을 증액했다. 최근 국민 우려가 큰 지진발생에 대비, 내진보강 대상 저수지 601개소 중 미실시 56개소 전체에 대해 내진보강 설계·착수비로 56억원을 지원한다.
’16년 대국민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 저수지 중 ’18년 완공 예정인 17개소에 대해 ’17년 조기 완공 추진에 18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농산물 안전성 확보 및 농촌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저수지 수질 개선 및 오염원인 조사 연구용역비 등 농촌용수관리 예산 23억원을 증액했다.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 조기 준공을 위해 농촌용수개발 사업비도 34억원을 증액했다.
그 외 농업생산기반 정비를 위한 대규모농업기반시설치수능력 확대에 10억원, 대단위농업개발에 45억원, 배수개선에 15억원 등을 증액했다.
밭작물용 로봇 및 파종기 등 개발에 12억원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당초 농협에 지원하기로 계획했던 5조원 중 미 실행분 50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한 이자보전 예산 77억원을 현물출자에서 이자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반영했다고 밝혔다. 농축산용 미생물제품의 효능 검증 및 제품화 지원 등을 위해 제품 인증 지원 예산도 3억원을 배정했다.
또한 자동 파종, 무인 방제, 무인 수확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밭작물용 로봇 및 밭작물 파종기ㆍ정식기ㆍ수확기 개발 예산 12억원을 반영했다. 금년 설계 용역 중인 소스산업화센터의 ’17년 본격 추진을 위해 건축비 등에도 13억원을 늘렸다.
’17년도 농식품부의 예산 및 기금은 ‘농가 소득 및 경영안정 지원 확대, 맞춤형 복지 지원 등 영세·고령농을 위한 지원 확충’, ‘농식품산업 경쟁력 제고, 소비 진작 및 성장동력 확충 중점 투자’, ‘밭작물 생산·유통기반 확충을 위한 지원 확대’, ‘귀농·귀촌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농촌활력 제고 지원 확대’에 주안점을 뒀다.
부문별 예산을 보면 농가소득·경영안정(24.5%), 농촌복지 및 개발(0.6%)은 증가한 반면, 농업체질강화(△7.7%), 생산기반 조성(△6.7%), 양곡관리·농산물유통(△5.9%), 식품업(△8.9%)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