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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농약ㆍ비료 효과?…문제는‘물’<농업용수>이다

용수에 중탄산과 높은 pH가 농자재 효능 가로막는 주범

건강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한 주요소로는 흙·햇빛·물·온도·공기·양분 등 다양하다. 그 중 작물보호제(농약)에 의한 병충해관리 부분이나 비료(영양제)에 의한 양분 공급관리부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시행 착오를 거치며 행정적으로나 자재의 사용과 방법 면에서나,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농민들의 의식 수준 등은 많은 발전해 왔지만 정작 우리가 작물을 재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고 기초가 되는 필수요소 중 하나인 ‘물’ 즉 ‘농업용수’에 대한 관심은 그리 깊지 않는 것 같다. 

농업용수의 수원으로는 하천·저수지·지하수 등이 있고, 그 중에서도 주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환경변화로 인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고품질의 안전한 먹거리를 이용하려는 수요의 증가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의식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또 시설재배에 의한 면적과 규모도 커짐에 따라 농업용수용 지하수의 이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하수는 중탄산(HCO3)을 포함하는 알칼리성으로 pH를 개선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여 작물을 재배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더불어 시설재배는 집약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다량의 비료와 과량의 다양한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토양 중 염류집적과 작물의 생육불균형, 그리고 지하수 오염의 주요인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 따라 농업용수를 사용함에 있어 전문가의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 용수검사로 인한 적절한 개선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물 근권 pH 높으면 인산 등 불용화
작물을 재배할 때 농업용수가 왜 중요한가? 그 이유는 단순히 농업용수가 물(水)이라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정밀한 관점에서 현재 농가마다 사용하고 있는 어떠한 용수(用水)마다 지니고 있는 pH, EC, 중탄산(HCO3) 농도 및 무기원소 농도 등 화학적 특성의 차이와 변화가 작물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농업용수에 들어있는 각 성분함량과 차이에 대한 중요성을 심층적으로 다룬 연구나 문헌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농업용수에 함유된 성분 중 그리 많이 인식되지 않았지만 pH완충계에서 중요한 생화학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탄산은 작물이 식재된 상토 등 근권부의 pH를 상승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근권부에 존재하는 각종 무기이온을 가용화 또는 불용화 시키게 된다. 

특히 용수의 중탄산 농도가 200 mg/L이상으로 높을 경우 근권부의 pH가 8.5 이상으로 상승하며, 인산·철·망간·아연·구리 및 붕소가 불용화 되는 원인이 되어 작물은 이들 원소의 결핍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중탄산이 40 mg/L 이하로 과도하게 낮을 경우 근권부의 pH가 상승하지 않고 산성으로 변하여 근권부에 존재하는 칼슘 및 마그네슘의 불용화를 촉진함에 따라 재배작물에서 보편적으로 이들 원소의 결핍증상이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중탄산이 관개수에 적절한 농도로 존재할 경우 물의 화학적 완충력을 높여 근권부의 급격한 pH변화를 방지해 작물 재배를 위한 적절한 중탄산 농도는 60~80 mg/L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또 농업용수의 pH가 높아 산도 조정을 하고자 할 경우 주로 농가에서는 질산이나 황산, 빙초산, 부식산, 목초액과 같은 재료들을 첨가하여 pH 5.5~6.5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질산처럼 염류집적이나 양분결핍 증상 등 작물 생육에 장애를 일으키는 문제 등을 비롯해 각 재료들의 위험성과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이 보급되지 않아 그 기술의 이용이 미비하다. 

따라서 각 재료별로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하고 사용 후의 문제점도 가급적 완화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자재 사용 매뉴얼 마련이나 지금의 조정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신물질 개발을 통해 환경변화에 영향을 덜 줌으로써 좀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석세스코리아 컨설턴트 장원욱 이사 (전 KG케미칼 사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