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현장의 애로사항 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병해충 방제가 으뜸이다. 이에 따라 병해충 방제와 관련된 연구와 새로운 병해충에 대한 현실적인 방제법 등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런 영농현장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밀알’이 한국식물환경연구소 연구진들을 통해 움트고 있다. 식환연은 국내 농자재 관련 등록 시험 등을 중심사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식환연 연구진들은 이를 바탕으로 농자재 관련 연구와 이슈 및 정보사항 등을 ‘알통’ 소식지로 만들어 업계 연구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본지는 식환연의 전문 정보를 받아 독자들에게 연재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제초제가 토양에 처리되면 환경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 토양의 성질이 약효와 약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제초제를 입제형태로 처리하면 100%가 토양에 일단 집적되나 잡초 생육기의 경엽에 처리하는 유·액제의 경우는 30~40%가 토양에 집적되며, 30% 정도는 식물체에 흡수되고 나머지 30%는 대기층으로 분산된다고 한다.
토양에 처리한 제초제는 토양의 3상(固相, 液相, 氣相) 및 토양 중에 살아 있는 미생물 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띠므로 제초제의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토양에 처리된 제초제의 주요 행적을 보면 우선 토양내의 흡착, 휘발, 용탈, 유거, 식물체내 흡수, 미생물적 분해, 화학적 분해, 광분해 등을 거치면서 소실된다고 한다.
토양 1g중에는 수천만~수억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토양에 제초제가 처리되면 미생물이 죽어 토양이 나빠질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제초제 처리로 미생물 종류별 비율은 달라질 수 있어도 전체의 양은 거의 영향이 없다.
어떤 제초제가 토양에 처리되면 그 제초제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급증하게 되어 제초제는 소실된다. 분해 미생물의 증가로 같은 제초제나 동일 계통의 제초제를 연속 사용해도 그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가 활발해지므로 잔류량은 증가되지 않는다.
같은 계통의 제초제를 연용할 경우 그들 제초제성분을 분해시키는 미생물의 활동이 왕성하여지므로 효과가 점차 떨어질 수 있으므로 계통이 다른 제초제를 번갈아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초제가 논에 처리되면 수용해도(물에 녹는 정도)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은 토양표면에 흡착되고 논물에 녹아 있는 양은 극히 적다. 대표적인 이앙 전 처리제 옥사디아존 유제(론스타)의 경우 수용해도가 1ppm으로서 물에 녹아 있는 양은 적은 편이다.
토양에 흡착된 제초제가 용출되어 물과 함께 수계로 배출된다면 대부분의 제초제는 바닥의 토양에 흡착되거나 현탁물(액체에 콜로이드상으로 분산되어 있는 물질)에 흡착되어 침전되고, 나머지도 다른 부유물에 흡착되므로 사실상 수중의 제초제 농도는 극히 낮다. 미생물은 물에서도 중요한 분해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제초제가 부득이 논 밖으로 배출되어도 곧바로 수서생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농도로 낮아지고, 더구나 토양에 흡착된 제초제 성분은 수서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