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7만ha였던 글로벌 유전자변형 농산물 재배면적이 현재 11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 세계 72개국이 유전자변형 농산물을 승인, 29개국 1억9040만ha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변형 농산물 재배를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사료용 GMO 수입 증가에 따라 환경방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유전자변형 농산물을 판별하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비용·인력 문제도 적지 않다. 국내 수입 유채 종자는 물론 해마다 개최되는 전국 유채꽃 축제장의 환경모니터링을 위해 막대한 시간과 인력 및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기술 개발이 반가운 이유이다.
농진청은 ‘가시근적외광 분광법을 이용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기술’을 개선해 유전자변형 유채부터 십자화과 근연종의 품종까지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가시근적외광 분광법을 이용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기술’은 2021년 농진청이 개발한 기술로 분광분석기로 사진을 찍듯 표본을 찍어 정보를 확보한 후 이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시킨 인공지능을 이용해 판별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유전자변형 유채와 일반 유채’, ‘배추와 배추-유전자변형 유채 교잡종’을 동시에 구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변형 유채와 일반 유채’, 갓, ‘갓-유전자변형 유채 교잡종’, 비름속 종, 갓과 유채 품종별‧생육단계별 분광 정보 30만 개를 모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을 개선했다.
이번 기술 개선으로 △유전자변형 유채와 일반 유채, 갓, 유전자변형 유채의 교잡종 동시 판별 △비름속 종 판별 △갓 4품종, 유채 8품종 판별 등이 가능하게 됐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 정확도는 95%, 종 판별 정확도는 99.7%, 품종 판별 정확도는 98% 이상이었으며, 판별까지는 10~15초 정도 걸렸다.
이를 활용해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고 미리 추적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식물이 어린 단계에서도 종을 판별할 수 있어 관심종의 변화나 다양성 평가, 일반 품종의 수입이나 보급 시 품질 검증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시근적외광 분광법을 이용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기술’은 신속하고 비파괴적인 측정 특성으로 기존 분석법의 대처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국경통과 시 유전자변형 농산물 검사에 6~48시간이 걸렸는데, 분광법을 사용하면 시료당 10초 이내로 가능하다.
연구를 진행한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손수인 연구관은 “이 기술이 VNIR 분광 정보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GMO 판별 플랫폼으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GMO유채와 십자화과 근연종(갓 등)의 생육단계별 분광 빅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30만개의 DB가 형성됐다. 분광정보 데이터의 셋업 및 분석도 가능하다. 구축된 분광정보 정제·전처리 및 주요 스펙트럼 영역을 분석하고 노이즈 등 이상값을 제거할 수 있다.
전처리된 분광정보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 GMO 판별모델 개발을 통해, 분광 DB 전처리 및 딥러닝 적용으로 판별 정확도 95% 이상을 달성했다.
GMO 판별모델 탑재 소프트웨어 개발도 함께 이뤄졌다. GMO 분광 DB정보, 판별 모델, GPS 위치정보 및 GMO 자동판별 기능을 탑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King Saud University: Science (IF 3)’ 등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VNIR 스펙트럼과 머신러닝 기반 갓, GM유채, 일반유채 및 갓 GM유채간 교잡종 판별 방법 및 시스템(제10-2679940호)’, ‘VNIR스펙트럼과 머신러닝 기반 국내유채 품종 판별방법 및 시스템(제10-2679938호)’ 등 특허등록도 완료했다.
농진청은 검역소 등 기관이나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환경 유출을 조사하는 관계부처에서 이 기술이 사용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안전한 관리로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눈으로 구별이 어려운 식물종(품종) 판별기술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차세대 기술인 유전자 교정작물 판별에도 이용 가능하다. 유전자 교정작물은 외래 유전자 도입이 없어서 환경방출 시 교정 여부 확인이 불가능했다.
박홍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기술개발센터 센터장은 “항만이나 사료 공장 등에서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유출을 모니터링할 때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류태훈 농과원 생물안전성과 과장은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판별기술이 유전자변형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의 어려움을 덜고, 정확성을 높여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