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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으로 미래 재해 예방!

김현정 농업연구사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로 미래 기상재해 준비
전북농업기술원, 필요 재해정보․대책 앱·문자 농가 제공
온도 관련은 최대 9일 후, 강수․풍속 3일 후까지 예측
더 많은 소득 향상․재해예방 위한 서비스 제공에 최선

‘농사는 하늘이 지어준다’라는 말이 있다. 농업에서 자주 쓰는 익숙한 표현 중 하나로 농업이 기상 조건에 얼마나 취약하고 큰 영향을 받는지를 대변해 주는 적절한 표현이라 여겨진다. 


21세기에 들어서 스마트팜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기상 조건은 작물의 생육, 수확, 품질을 비롯한 농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업인의 바람대로 비 잘 내리고 햇볕 잘 들면 농작물이 잘 자라겠지만, 적절한 기상 조합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저온 해, 고온 해, 가뭄 등 예기치 못한 심각한 문제가 빚어지곤 한다.


연도별로 발생했던 기상재해 건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 이상 기상에 따른 전북특별자치도의 농업 재해 피해액(농업 재해 피해 복구지원액+농작물 보험금 지급액)을 보면, 2017년 대략 8억5000만원 정도이던 것이 2022년에는 76억 원으로 약 9배 정도 증가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셈이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이상 기상 발생이 상시화되고 농업 재해 피해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재해 관리의 기조를 기존의 사후 복구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는 농업인들이 영농 계획을 세울 때 큰 도움이 되고, 기상재해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영농 계획 수립 시․피해 예방 중요 역할


기상정보의 가치는 기상에 따른 위험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감지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전북도농업기술원이 운영 중인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는 농장 단위의 상세한 기상정보와 재배 중인 작물의 생육단계를 고려하여 농장에 필요한 재해(예측) 정보와 이에 대한 대책을 모바일 앱(jbmobile.agmet.kr)과 알림톡 문자로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제공 정보 중 온도 관련 기상재해는 최대 9일 후까지, 강수․풍속 등은 3일 후까지 예측하고 있다. 

 

정보 제공 방법은 알림 폭주 시대에 사용자에게 문자 알림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알림 빈도를 조절하거나 앱 페이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전북도농업기술원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여 도내 14개 시‧군의 약 5700여 농가에 농장별로 상세한 기상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용 농가와 적용 작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북지역 이용자의 만족도와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2%가 조기경보서비스가 농작업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고, 85.9%는 재해 예방에 유용하다고 답했다. 또한 80.1%의 사용자가 서비스의 정확성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 사용자 대부분이 조기경보서비스의 가치와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 예측의 효용성을 높이려면, 기상재해뿐만 아니라 병해충 발생 예측까지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단발성이라 할 수 있는 기상재해에 비해 병해충 발생은 상시화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예측과 적절한 대응을 통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전북도농업기술원은 식량작물, 채소작물, 과수작물 등의 병해충을 중심으로 발생 가능성에 따라 예보, 주의보, 경보 등 3단계로 나누고 대상 병해충의 특성 등 도감 수록 정보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제정보를 월 1~2회 조기경보서비스 알림톡과 연계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향후 농장별 재배작물의 기상에 따른 병해충 발생 예측과 대응법에 대한 정보를 농장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농업인 소득 제고 위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는 말이 있듯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 하더라도 농가 등 사용자가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고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은 국립농업과학원과 협력하여 전북지역 맞춤형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개선 연구는 물론 서비스 가입 및 활용 방법을 담은 안내 정보를 배포하는 한편, 유튜브와 현장 교육 등을 활용해 홍보를 더욱 강화하는 중이다.


중국 송나라 시대의 불서 ‘벽암록’에 나오는 ‘줄탁동시(啐啄同時)’는 알 속에서 스스로 껍질을 깨뜨리려는 병아리의 노력과 바깥에서 이를 도와주려는 어미 닭의 노력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병아리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는 의미이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농업인을 비롯한 사용자와 정부기관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완성도가 향상되고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인은 조기경보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개선 요구사항을 발굴, 제시하고 정부기관은 이를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북도농업기술원은 농업인들이 영농에 전념하여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중앙(농촌진흥청),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이상 기상과 병해충 발생에 따른 재해 예방은 물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