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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협 지역본부(자체구매) 농약 ‘경쟁입찰’ 도입 추진

농협경제지주, 계통농약 ‘구매제도 개선계획(안)’ 마련
‘경쟁입찰 제도’ 신규 도입…가격교란 품목 입찰 구매
지역본부 취급 농약 대부분(94.8%) 시판상 통해 공급
현행 ‘단가 수의계약’→‘시판 최저제시가 입찰’로 변경

 

농협경제지주가 중앙본부의 계통구매 농약과 별도로 지역본부에서 자체 구매하는 농약에 대해 ‘경쟁입찰 제도’를 신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입찰 제도’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농협경제지주의 농약계통사업 ‘구매제도 개선계획(안)’에 따르면, 농협조직이 취급하는 농약의 구매방식을 다양화해 구매가격을 낮추고 투명성을 높여 계통농약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그 저간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월 11일 취임 이후 “비료는 농협이 80% 이상 취급하고 있는데, 농약은 왜 그렇게 못하느냐”는 문제 제기와 함께 부여한 “농약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숙제 풀이가 ‘진짜 이유’로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농협중앙회는 조합장 출신 중앙회장이 취임할 때마다 ‘농약 가격’이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맨 처음 조합장 출신 중앙회장이었던 정대근 전 회장은 다소 예외적이었으나 그 이후 최원병·김병원·이성희 전 회장 모두 취임 직후 단골 메뉴는 ‘농약 가격’이었고, 강호동 회장이 취임하면서 그 강도가 아주 쎄졌다는 후문이다.


농협경제지주는 강호동 회장이 취임한 지난 3월 이후 계통농약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매제도 개선계획(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지역본부의 농약사업 현황 파악을 토대로 농약 메이저 7개사(경농·농협케미컬·동방아그로·바이엘크롭사이언스·신젠타코리아·팜한농·한국삼공)를 대상으로 하는 업무협의를 거쳐 ‘경쟁입찰 제도 도입(구매제도 개선)’ 계획을 공식화했다.


지금껏 농협 지역본부는 농약 시판상과 마이너 제조회사를 대상으로 자체 구매 계약을 체결할 때 도별 구매방침에 따라 ‘단가 수의계약’ 방식을 채택했다. 구매가격은 계통상품의 경우 중앙본부 기준가를 적용하되, 비계통상품은 시판상 최저제시가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전북·전남지역본부는 계통상품도 중앙본부 기준가보다 낮게 계약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농협 지역본부와 시판상(업체·농협) 간의 자체 구매 농약 대금정산도 충남지역본부(연간 1회 정산)를 제외하고는 ‘계약체결 후 매월 단위’로 이뤄졌다. 중앙본부가 농업인 영농비 부담 경감을 이유로 연 1회 정산(매년 12월 5일)하는 것과 비교해 파격적인 정산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농협 지역본부는 시판상과 구매계약을 체결할 때 지역본부별로 지역농협 평균 수취 장려금률 수준에서 일괄 약정한 장려금을 받아 왔다. 일부 지역농협의 경우에는 시판상과 추가장려금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그림1]

 

 

계통농약 구매제도 개선(안) 핵심은 ‘경쟁입찰’ 신규 도입


그런 가운데, 농협경제지주(자재사업부)는 최근 계통농약사업 구매제도 개선계획(안)을 들고 나왔다. 현재 추진 중인 이 계획(안)의 핵심에는 지역본부 자체 구매 농약에 대해 ‘가격 교란 품목’을 중심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구매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그림2] 먼저, 지역본부가 그동안 시판상을 통해 구매해온 자체 취급물량 대비 가격 교란이 심한 100개 품목을 선정해 주요 7개 메이저 농약제조회사를 대상으로 최저가 경쟁입찰을 추진하되, 더 나아가 마이너회사(자가 생산시설을 갖춘 제조사)와 시판·도매상 등 입찰대상을 점직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도(시군)별 3개년 공급실적을 기반으로 물량 및 상품·공급처수, 대체가능품목, 상품별 수요 편중성 등의 품목 특성을 감안해 가격 교란 품목(가격차손보전↑)과 비계통업체 공급품목을 중심으로 경쟁입찰 품목을 선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표1]

 

 


아울러 품목별 전국 지역농협의 수요량을 바탕으로 통합구매를 통한 물량 결집을 유도하는 희망수량·단가 경쟁입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별 단가(장려금 포함)와 거시경제지표(물가, 환율, 유가 등)를 참고해 구매 예정가격을 결정하되, 구매 예정가격 이내 최저가 응찰업체의 납품 희망 물량부터 순차적으로 구매하고 일괄구매 및 당월 대금정산으로 현금할인(이자비용 감소 등)과 같은 효과를 꾀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농협 지역본부가 자체 구매하는 비계통품목(시판상↔지역본부)에 대한 구매제도 개선방안에도 ‘경쟁입찰 구매제도’ 신설·도입이 정점에 있다. 현재 도별 시판상과 단가 수의계약을 통해 구매하고 있는 비계통품목의 경우 역경매 방식 도입을 통한 시판상의 경쟁유도로 구매가격 할인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즉,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가 업체를 선정해 물량결집·가격경쟁을 유도해 나간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본부와 시판상의 대금정산 주기를 현행 ‘매월 정산’에서 ‘연도말 1회 정산’으로 개선해 지역농협의 자금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본부 사업량 1445억…전년대비 134억 증가 


농협경제지주가 파악한 ‘지역본부 농약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3년도 사업량은 1445억원으로 2022년(1311억원) 대비 134억원이 증가했다.[표2] 지역본부별로는 ▲강원이 4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 300억원 ▲경북 240억원 ▲충북 163억원 ▲전북 120억원 ▲전남 75억원 ▲충남 73억원 ▲경남 51억원 ▲기타 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농협경제지주 지역본부는 전체 사업량 1445억원 중 94.8%에 달하는 1370억원을 시판상을 통해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판상은 팜한농, 경농, 동방아그로 3개사 상품이 49%를 점유하고 있다.

 


농협 지역본부별 시판상 취급현황[표3]을 보면, ▲강원지역본부의 경우 △팜한농 97억원 △경농 58억원 △동방아그로 63억원 △한국삼공 46억원 △성보화학 31억원 △신젠타코리아 27억원 △바이엘크롭사이언스 24억원 △한얼싸이언스 12억원 △기타 32억원 등 모두 388억 원어치를 취급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경기지역본부는 팜한농을 비롯한 8개사와 기타회사를 포함해 300억 원어치를 취급하고 있으며, ▲경북 231억원 ▲충북 150억원 ▲전북 114억원 ▲전남 72억원 ▲충남 51억원 ▲경남 51억원 ▲기타 13억원 순으로 시판상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기타회사의 경우 △인바이오 39억원(2.9%) △유피엘 28억원(2.1%) 등이다.

 

 

지역본부 계약업체 68개사…2122개 상품 등록


농협 지역본부는 2023년도 기준 68개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122개 품목을 등록했다. 이중 계통상품은 1029개로 921억원(63.7%), 비계통상품은 1093개로 524억원(36.3%)에 이르고 있다. 참고로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농약 품목수는 2024년 기준 3137개에 달한다.


농협 지역본부별 계통상품과 비계통상품의 취급현황(2023년도)[표4]을 보면, ▲강원지역본부의 경우 계약업체 8개사를 통해 △445개 계통상품(중앙본부) 303억 원(전체 410억원의 73.8%)어치를 취급하고 △136개 비계통상품 107억 원(26.2%)어치도 함께 공급했다. 

 


다음으로 ▲경기지역본부는 10개 계약업체에서 △872개 계통상품 208억원(69.2%)과 △476개 비계통상품 92억원(30.8%) ▲경북은 7개사에서 △468개 계통상품 151억원(62.9%)과 △322개 비계통상품 89억원(37.1%) ▲충북은 16개사를 대상으로 △417개 계통상품 102억원(62.3%)과 △398개 비계통상품 62억원(37.7%) ▲전북은 5개사에서 △379개 계통상품 71억원(59.0%)과 △251개 비계통상품 49억원(41.0%) ▲전남은 7개사에서 △102개 계통상품 45억원(59.5%)과 △111개 비계통상품 30억원(40.5%) ▲경남은 3개사에서 △151개 계통상품 29억원(57.2%)과 △193개 비계통상품 22억원(42.8%) ▲기타지역은 7개사에서 △138개 계통상품 7억원(54.3%)과 △102개 비계통상품 6억 원(45.7%)어치를 취급했다. 특히 ▲충남지역본부는 19개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326개 상품 73억 원어치를 취급했으나, 이중 △계통은 9개 상품 6억원(8.3%)에 불과하고 △전체의 91.7%에 달하는 317개 상품 67억 원어치의 비계통상품을 공급했다.


또한, 이들 비계통상품의 대부분은 성보화학(131개 상품)과 마이너업체(한얼싸이언스 111개, 아그리젠토 98개 상품 등)에서 공급했다. 지난해 농협 지역본부의 비계통상품 주요 취급업체 현황[표5]을 보면, 전체 1093개 상품, 524억원 중 △성보화학 131개(12.0%) 122억원 △한얼싸이언스 111개(10.2%) 53억원 △팜한농 101개(9.2%) 79억원 △아그리젠토 95개(8.7%) 37억원 △경농 79개(7.2%) 37억원 △기타(46개사) 576개(52.7%) 195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업체 중에서는 △천지바이오텍 70개 상품 14억원 △이엑스아이디 70개 상품 11억원 △동방아그로 53개 상품 1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계통농약 기준가격 지속 관리와 인하 추진


농협경제지주는 이번 계통농약 구매제도 개선계획(안)에 시장 유통가격을 적극 반영해 계통 기준가격 관리를 강화한다는 전략도 담았다. 먼저, ‘가격·수급 민원 상시 신고제’를 시행해 지역농협의 가격민원에 즉시 대응하고 계통구매 계약서에 ‘수시가격조정제’를 명시해 계통농약의 가격경직성을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시장 유통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상시적으로 가격정보를 파악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시판상정보입력(경통)’ 및 전문가조직을 활용한 전국 유통가격 조사를 통해 지역별로 시판상(도매) 가격 대비 계통기준가를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렇게 조사된 시장가격을 익년도 제조사 구매시담 시 적극 반영해 나가는 한편, 농약 전문가를 구매계약에 참여시켜 시장 유통가격을 계통계약 기준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는 지역농협 참여형 구매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농협 판매장 지원 강화로 계통사업 참여 활성


농협경제지주는 지역농협이 시판에 대응해 계통농약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시판상의 가격 문란 행위가 야기될 경우 ‘가격차손보전제도’를 확대 운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3년 41억원이었던 가격차손 지원 규모를 2024년에는 70억원으로 70.1% 확대하고, 지원대상도 계통이용률 50% 또는 사업량 10억원 이상 농협(가격 공동대응 연합구매 참여농협)에 대해 계통사업량의 2.5%(상품별 실구매원가 대비 15%) 이내에서 차손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계통농약의 고가민원 해소를 위해 농약제조회사와 연계해 시판상의 가격 문란에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계통품목 중 지역본부 계통공급 상위 20개 품목을 대상으로 계통가격 대비 최대 5%(자재사업부 3%+제조사 2%)를 추가로 할인공급하는 ‘최저가격 보장제’을 운영하는 등 지역 시판상의 할인가격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시군 연합구매 및 비수기 할인구매 확대로 지역농협 간 가격 격차를 해소하고, 성수기 ‘농약 현장컨설턴트’ 운용을 통한 가격관리체계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