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가 수가 결국 100만 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사상 처음이다. 농가 인구는 208만 9000명으로 전년대비 3.5%가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농촌 고령인구 비중은 50%를 넘기면서 고령화 현상 역시 심화됐다. 농업인 둘 중 한 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지난달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농가 수는 전년보다 2.3% 줄어 99만 9000가구로 나타났다[그림1].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농가 수가 100만 가구에 미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가 인구는 208만 9000명으로 전년대비 3.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표1].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와 전업(轉業) 등으로 분석된다. 농가인구 중 남자는 102만 5000명, 여자는 106만 4000명으로 성비는 96.3%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감소 추이로 볼 때 농가인구 200만 시대 붕괴 또한 시간 문제로 전망된다.
고령화 문제 역시 심각해졌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농촌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늘어난 52.8%로 드러났다. 농촌의 고령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긴 것은 농업 조사가 시작된 194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고령 인구 비율은 18.2%였다. 이점을 고려하면 농촌의 고령인구 비율은 그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농가가 많은 시도는 경북, 전남, 경남 순으로 나타났다[표2]. 시도별 농가 규모는 경북 16만 6000 가구(전체 농가의 16.6%), 전남 14만 5000 가구, 경남 11만 6000 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년대비 농가 감소율이 높은 시도는 특·광역시(-5.1%), 경기도(-4.0%), 경남(-2.8%)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체 농가의 56.4%는 전업(專業)농가이고 43.6%는 겸업(兼業)농가로 나타났다. 전업농가는 56만 4000 가구(전체 농가의 56.4%)이고 겸업농가(1종+2종)는 43만 5000 가구(43.6%)이다. 전년대비 전업농가 비율은 2.2%p 감소한 반면, 겸업농가 비율은 2.2%p 증가하여 대조를 이루었다.
농촌의 영세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농업인 중 1㏊ 미만의 농지를 경작하는 비율이 전체의 73.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지규모 1.0ha 미만 농가는 73만 4000 가구(전체 농가의 73.5%)에 이르는 반면 3.0ha 이상 농가는 7만 4000 가구(전체 농가의 7.4%)에 불과하다. 5.0ha 이상인 농가는 3만 5000 가구(전체 농가의 3.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축산물 판매 금액은 1000만 원 미만인 농가가 전체의 64.5%인 반면 1억 이상인 농가는 4.2%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판매금액 1000만 원 미만 농가비율은 0.6%p 감소했고 1억 원 이상인 농가 비율은 0.4%p 증가했다.
경영형태별 농가는 논벼 38만 4000 가구(전체 농가의 38.4%), 채소·산나물 22만 1000 가구, 과수 16만 6000 가구 순이며, 전년대비 식량작물은 7.4%, 약용작물은 4.1%, 화초·관상작물은 3.7% 순으로 각각 감소했다. 시도 분포를 보면, 논벼는 전남(17.6%), 채소·산나물은 전남(16.0%), 과수는 경북(30.0%)에서 가장 많았다.
끝으로 농축산물 판매처를 보면, 농협·농업법인이 전체 농가의 35.5%로 가장 많았고, 소비자 직접 판매가 30.9%, 수집상 7.1%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농축산물가공업체는 4.2%, 농협·농업법인은 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자료는 통계청이 2023년 12월 1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농가, 임가 및 어가를 조사원이 직접 방문하여 우리나라 농림어가의 규모, 분포, 구조 및 경영형태를 파악한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다.
표본 가구는 농가 4만7725가구로 조사 대상은 조사기준일 현재 △논이나 밭을 1000㎡(10a)이상 직접 경작하는 가구 △지난 1년간 직접 생산한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20만원 이상인 가구 △사육하는 가축의 평가액이 120만원 이상인 가구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가구이다.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는 통계청 홈페이지(http://kostat.go.kr) 및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