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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기계산업에 기술기반 ‘영파워’ 몰려온다

농진원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산파 역할
이달 20일 경북농업기술원서 (주)디에스에프 등 시연
‘저진동마늘수확기’ 보경팜테크 5년 지원 통해 지속성장
‘농기계·농자재 시연회 지원사업’ 올해 15개 기업 선정
기존 회사들에 없는 특화된 기술력이 신생 벤처의 무기

“판로확대와 매출, 부족한 현금유동성, 가격 책정 어려움
인건비와 부품가격 인상, 협업시 기술유출 등 고민 많아”
기대수준 도달하지 못하면 탈락, 지원사업 평가 통과해야
‘고인물’ 같은 산업계에 농기계 스타트업 신선한 자극제
“중소농기계기업의 유통 어려움 해결해야 착지 후 성장”

 

이달 20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공동 개최한 농기계·농자재 시연회에서 농기계 스타트업 (주)디에스에프의 신정호 대표가 농기계 시연을 선보였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대구시 및 경북 22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담당자 등 관계자 50여명이 신 대표가 소개하는 ‘폭조절 휴립복토기’에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밭작물 농업기계 전문업체 (주)디에스에프는 뿌리기업 인증 기업으로서 휴립복토기, 파종기, 배토기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ICT 기술을 접목한 노지 스마트 농업기계 R&D를 진행하며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벤처 농기계 기업이다. 


국내 중소농기계 업계에 ‘젊은 피’가 수혈되고 있다. 이날 시연회에 참여한 (주)디에스에프와 대농하이텍(대표 장석근), 모나드(대표 최호인) 등 3개 기업은 모두 벤처기업 인증 기업으로서 연구개발전담부서를 가동하며 기술혁신을 통해 농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농기계를 개발·출시하고 있으며, 젊은 창업주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역시 이날 시연을 펼친 모나드는 지난해 농진원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첨단기술)을 받아 설립된 신생기업으로서, 올해 AI기반의 농경지 직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일궈냈다. 이날 시연한 ‘농업용 다목적 플랫폼 로봇’은 후방의 전동식 3점링크에 파종기, 비료살포기, 농약살포기 등 다양한 농작업기를 부착해, 트랙터처럼 다목적 사용이 가능한 플랫폼 로봇이다.


이처럼 ICT, 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농업기계를 개발하는 신생 기업이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 농진원이 발간한 ‘2023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참여기업 소개서’에는 약 320개의 신생기업이 소개됐는데 이중 농기자재 기업이 27개, 스마트팜 기업이 41개 소개되는 등 농기계·농자재 관련 분야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농산업 스타트업은 식품분야에서 활성화 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비식품분야의 출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농식품 분야 창업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는 농진원은 선정된 창업기업 중 비식품분야 기업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39%를 차지했던 비식품분야 기업은 올해 49%를 차지했다. 

 

 

농진원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산파 역할

이달 20일 경북농업기술원서 (주)디에스에프 등 시연

‘저진동마늘수확기’ 보경팜테크 5년 지원 통해 지속성장

‘농기계·농자재 시연회 지원사업’ 올해 15개 기업 지원

기존 회사들에 없는 특화된 기술력이 신생 벤처의 무기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은 농산업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원 벤처사업팀 창업육성팀, 8개 지역의 농식품벤처창업지원센터가 연계해 기술기반 농식품 벤처·창업 기업을 1년 단위로 최대 5년간 지원한다. 


신청은 예비창업자의 경우, 농식품 및 농산업 기술융복합 분야로 해당년도 창업이 가능한 팀(자) 및 창업사업화 모델 보유팀(자)이 대상이다. 기 창업기업은 농식품 및 농산업 기술융복합 분야 5년 미만 창업기업이 대상이 된다. 


방성미 보경팜테크 대표는 2019년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해 마늘 수확기를 개발, 현재까지 4년간 육성기업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보경팜테크가 개발한 ‘저진동 마늘 수확기’는 전방 부착형으로 진동을 최소화 하여 수확량을 증대시키는 기술로 특허청 출원등록을 마쳤다. 완충장치 탑재로 땅끝을 길게 파서 마늘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작업자 없이도 전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신기술을 적용했으며, 제품의 크기가 작아 이동 및 운반이 용이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방성미 대표는 연 3000만원(자부담 30%)의 창업사업화 지원금이 기업을 키우는데 큰 힘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힘입어 2021년 과수 반사필름의 고정장치 출원등록, 구근작물 수확기 출원등록, 여성기업·벤처기업 인증도 받았으며, 마늘 수확기에 이어 ‘트랙터전방 부착형 땅속작물 수확기’도 개발·출시했다. 


그런데 농기계 스타트업인 보경팜테크가 부딪힌 고민은 다름아닌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였다. 기술력과 제품의 품질은 인정받았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통이 절대적인 과제로 다가왔다.


방 대표는 제주도에서 개최된 농기계 시연회에 참여해 제품을 알리면서 서서히 판로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무암이 많은 제주 지역에서도 부드럽게 작동되는 ‘저진동 마늘 수확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며 시연에 이어 실제 판매로 이어졌다. 경북 경산시에 위치하고 있는 보경팜테크는 의성, 영천 등 마늘 주산지 판로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판로확대와 매출, 부족한 현금유동성, 가격 책정 어려움

인건비와 부품가격 인상, 협업시 기술유출 등 고민 많아”

기대수준 도달하지 못하면 탈락, 지원사업 평가 통과해야

‘고인물’ 같은 산업계에 농기계 스타트업 신선한 자극제

“중소농기계기업의 유통 어려움 해결해야 착지 후 성장”

 

 

대기업·중견기업과의 다양한 협업도 발전전략 

2019년부터 농진원 벤처창업본부 창업육성팀 대구농식품벤처창업센터에서 육성기업들에 대한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신현빈 전임연구원은 “농기계·농자재 벤처창업기업들이 맞닥뜨리는 판로 확대 및 매출 증대 지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연·전시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5개 기업을 지원한 ‘농기계·농자재 시연회 지원사업’을 올해는 15개 기업 대상으로 늘렸다. 경남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 김제농업기술센터와 이번의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시연회를 지원했으며 상주농업기계박람회에 이어 9월말 익산농업기계박람회 전시도 지원할 예정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시연회에서 만난 신정호 (주)디에스에프 대표도 “판로를 고민하다가 시연을 통해 소비자인 농업인과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김제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한 시연회에서 휴립복토기 20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시연회와 실증 등에 참여하며 제품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 대표는 “농기계 스타트업의 저력은 기존 회사들에게 없는 특화된 기술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주)디에스에프의 ‘폭조절 휴립복토기’는 트랙터에 부착해 농작물 두둑 성형작업을 하는 기계이면서 비닐, 피복, 파종 추가기능이 가능하고 폭조절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어필돼 농업인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농기계 벤처·창업기업은 적극적인 R&D를 통해 ICT·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기계 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의 다양한 협업·기술제휴 등도 가능성 있는 발전전략이 되고 있다.

 

농진원 벤처·창업 지원 기업인 크래블(대표 김진형)은 국내 최초 농기계(트랙터) 원격진단 장비를 개발했으며, 지난해 아세아텍 MF 트랙터 텔레매틱스 개발 계약과 텔레매틱스 적용을 위한 기술개발, 호산나 무인 SS기 HMI 기반 RTK 시스템 기술개발을 맡았다.

 

 

한편, 5년간 농진원 대구농식품벤처창업센터에서 농기계 스타트업의 탄생을 지켜본 신현빈 전임연구원은 “판로 확대와 매출 고민과 함께 부족한 현금 유동성, 인건비와 부품가격 등의 인상, 소량 주문 생산으로 인한 재고 부족, 가격 책정의 어려움, 협업시 기술 유출 고민 등 농기계 벤처창업기업의 고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와 농진원의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의 경우 1년마다 심사를 해서 기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기업은 탈락하는 등 우수벤처기업의 육성 모델을 만들기 위한 까다로운 관문도 마련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농식품과 농자재·농기계 벤처 지원사업은 ‘고인물’과 같은 산업계에 신선한 창업기업을 등장시키는 산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알을 깨고 나오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적극적인 컨설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구를 불문하고 중소농기계기업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국내 유통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모처럼 농기계산업으로 들어온 벤처기업들이 제대로 착지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