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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순 칼럼

농약 시장의 호황을 보며···

박학순의 주섬주섬

전성시대인가? 일시적 호황인가? 농업의 약제인 농약 이야기다. 과연 농약에 전성기가 있었을까? 앞으로 있을까? 있었다면 ‘갑의 시절’이었다는 1980년대일까? 아니면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한 현재일까?

 

기자는 얼마 전 본보 164호 테마기획 코너를 통해, 그간의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실제 농약 사용량의 증가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과거 농약에 대한 선입견과 막연한 불안감이 여전하고 또한 정부의 감(減)농약 정책추진이나 친환경농법에 대한 맹목적 우호적 분위기, 농약사용에 대한 농업인 의식 개선, 최근의 저약량 고효율 약제 보급 추세 등을 요인으로 지목하며 돌발 병해충 발생 등 변수를 상정하지 않는다면이란 조건도 부여했다.

 

그러고는 지난해인 2022년 유의미한 출하량의 성장은 물론 최고 매출액 성장률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놀라운 반전이며 농약의 역할 ·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반증이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농약시장을 호황이나 불황으로 보는 시각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농약소비 기준이 당사자의 의지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다. 또한 기형식물인 농작물을 재배해야 하는 농업행위에 있어 농약은 필요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계절산업인 농약사용은 오직 ‘하늘’ 만이 점지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없지 않다. 농약시장 성장여부의 키는 온전히 하늘이 움켜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최근의 시장 성장, 눈여겨볼 만

 

특히 최근 2∼3년간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신제품 출시나 농협 계통농약 가격 인상에 기인(基因)한 단순 매출액의 성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양적 성장을 동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본다. 출하량의 증가는 기후적 요인이 가장 크지만, 특정 해에 돌발한 병해충으로 인한 함량이 높은 다소 오래된 약제의 다량소비 또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10년간의 출하량 추이를 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은 1∼5% 내의 한 자릿수에서 증감을 반복하며 약보합세를 보이던 출하량이 2018년과 2019년에는 6.6%와 10.5%씩 각각 급감하게 된다. 이후 2020년 2.3%, 2021년은 10.9%, 2022년은 4.6%(전년도 1만9014톤 → 1만9882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에서 언급한 양적 성장의 제한 요인이 엄연히 존재하기에 수년간의 큰 폭의 성장은 이례적이며 현대 영농행위에서의 정상적 사용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 자재임이 증명된 셈이다.

 

기업에 요구되는 사회적 필요성 충족은 일단 목적인 충분한 영리가 확보되지 않는 한 실현 가능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회사 매출액의 증감은 여간 예민하지 않은 사안이다.

 

농약회사의 매출 또한 모두의 제반 노력과 함께 당해 출시되는 신제품으로 인하여 많든 적든 성장을 기대하지만, 결과가 반드시 기대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시장 또한 같은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추이를 보면, 출하량의 증감을 반복하던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출액 역시 해를 거르며 낮은 단계의 한 자리수 내에서 증감을 반복했다. 이어 6∼10%의 큰 폭 출하량 감소를 나타낸 2018년과 2019년에는 당해 출시된 신제품 활약으로 1.9%와 2.1%의 소폭 매출액 감소를 유인해 냈다. 선방이다.

 

반면 2.3%의 출하량 증가를 보인 2020년에는 3.9%의 매출액 증가를 나타냈고 10.9%의 출하량 증가를 나타낸 2021년에는 6.9%의 매출액 증가를 보였다. 비교적 가격이 낮은 함량이 높은 약제의 다량 소비가 빚어낸 결과다. 또한 4.6%의 출하량 증가를 나타냈던 2022년에는 14.0%(전년도 1조6076억원→1조8323억원)라는 큰 폭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 십 년간 인하와 동결을 반복한 농협 계통농약 가격이 처음으로 5%대의 인상을 결정한 결과이지만 성장률은 가격 인상 폭보다 훨씬 큰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첨언코자 하는 것은, 농약업계가 현재의 농약시장 성장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농약업계는 올해 오리지널 원제 및 부자재 가격이 인상된 데다 환율 유동성 등을 앞세워 농협 계통농약 가격 시담에서 전년 대비 평균 12%대 인상이라는 파격적 결정을 이끌어 냄으로써 신장세에 한껏 부풀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황은 썩 내키지 않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산 제품가격이 폭락하면서 가격 재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중국산 제네릭 원제 가격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내년도 가격 시담 분위기가 올해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시중에서는 일부 중국산 제품 가격 할인 판매로 인한 중간상인들의 주머니만 불릴 뿐 정작 실사용자인 농업인들에게까지 할인 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시장추이를 보면 가격인상률에 훨씬 못 미치는 9%대의 신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오락가락한 기온으로 나타난 몇몇 과수의 냉해피해와 현재의 소비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특별한 요인이 돌발되지 않는한 가격인상률을 상회하는 신장세는 힘겨워 보인다.

 

견리사의(見利思義)다. 이익을 보거든 올바름을 먼저 생각하라는 의미다. 지금의 성장이 혹여라도 농업인들에게 부당한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명한 기업경영에 앞장서야 한다. 지난해의 제반 인상요인이 수용된 만큼 반대의 상황이라면 업계가 먼저 나서는 것이 옳고 모양새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