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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순 칼럼

호당 평균 ‘자재별 농업경영비’ 어떠하나?

‘자재 판단’ 단순 비용보다 기여도 등 종합적이어야

 

내내 잿빛이었던 삼라만상이 형형색색 꽃 빛을 이루더니 어느새 녹음방초(綠陰芳草)가 우거져 천지는 금세 녹 빛으로 바뀌었다. 가을철 황금 들녘을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다.


본격 농번기를 맞은 일선 농업인들의 손길도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일 것이다. ‘봄날의 하루가 일 년 농사를 결정한다’는 속담이 말하듯 봄철 농사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풍년을 기원해 본다. 


기자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산업계에 몸담고 지낼 즈음, 언론이나 농업인들로부터 빼놓지 않고 받은 단골 질문 중 하나가 ‘농약값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세간의 평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해명하라는 요구다. 물론 안전성 강화 등으로 여타 자재에 비해 개발비가 보통 적지 않게 소요되는 자재이다 보니 신제품의 단가가 낮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약 시장의 매출 신장 역시 오래된 약제보다는 신제품 가격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전혀 터무니없는 추측도 요구도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평균적 의미에서 호당 자재별 농업경영비 가운데 과연 농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간의 인식만큼 높은 것인지를 알아보자. 오해를 불식시킴은 물론 정보로서의 가치 또한 적지 않을 것 같다.

 

농업경영비 중 ‘농약 비율’ 높지 않아


2020년도 통계청이 발표한 농가경제조사 자료에 따르면, 호당 평균 자재별 농업경영비는 크게 41.1%를 차지하는 재료비와 51.1%를 차지하는 경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중 재료비 항목에 속한 농약비는 114만8천원으로 4.7%를 점유하고 있다. 종묘비, 비료비, 농약비, 동물비, 사료비, 노무비, 기타 등 7종 재료비 중 농약비는 5위에 자리하고 있어 고부담일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를 순위별로 살펴보면, 사료비가 499만원(20.6%)을 차지해 부담이 제일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노무비 188만6천원(7.8%), 비료비 147만7천원(6.1%), 종묘비 115만5천원(4.8%), 농약비 114만8천원(4.7%), 기타재료비 70만4천원(2.9%), 동물비 48만7천원(2.0%) 순이다. 

 

참고로, 모두 10종이 포함되어 51.1%를 차지하는 경비항목을 보면, 감가상각비가 17.8%를 점유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유통비용 및 기타가 8.3%를, 임차료가 6.4%, 영농광열비 6.0%, 위탁비 4.6%, 수선 및 농구비 3.0%, 농업보험료 2.2%, 이자 지급 등 1.5%, 조세 부담금 1.3%, 수리비 0.1% 순이다.


물론 현재의 농약비 자재비용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농가에 따라서는 큰 부담일 수 있고, 굳이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불필요한 비용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현대 영농행위에 있어 농약은 피할 수 없는 필수 자재라는 점에서 비용부담은 농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농약비의 투입(Input)이 없었다면 수확량은 격감할 것이고 과중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또한 없었을 것이다. 생산(Output) 전반을 고려한다면 투자가치는 넘치고도 남으며 더욱이 농가 인구 220만명(4.3%)이 유인해 내는 첨단 ‘정적 재배시대’의 배후가 농약임을 고려하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곡물자급률(Total grain) 20.2%와 식량자급률(Except feed) 45.8%의 누란의 먹을거리 사정을 감안해 보자. 모든 농업 자재의 중요성이 적지 않지만, 특히 농약의 역할은 그래서 더없이 크고 천군에 만마일 수밖에 없다.


농약 없는 영농행위는 50-70%의 감수(減收)를 감내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겠는가? 먹을거리의 안위를 남의 나라 국민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독립국가로서의 기둥 하나를 그들에게 맡겨놓은 꼴이다. 작은 변수라도 돌발하는 한 하시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상누각이다. 농약비의 판단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생력화 기여도나 깨끗한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 증수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필요성·안전성 알리는데 매진해야

 
그렇다 하더라도 농약산업 관계자들은 시험 및 등록, 유통, 사용에 이르기까지 자재의 시종(始終) 안전성을 높이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농식품의 위해요소가 적지 않음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잔류농약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발표한 ‘농산물에 포함된 유해물질 위험에 대한 인식도’ 자료에 따르면, 농약이 무려 48.3%를 차지해 실제 오염원과 무관하게 농약을 가장 위험한 자재로 보고 있다. 또한 리서치앤리서치의 ‘농축산물 구매시 우려 요인 조사’에서도, 잔류농약이 58%를 차지해 가장 꺼림칙한 자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다행히 자재의 안전성과 사용자의 의식이 제고됨으로써 매스컴에 의한 비판이 부쩍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일반소비자의 불신까지 불식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랫동안의 농약비판 의식이 여전히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가는 농약의 효능을 체감할 수 있지만, 소비자는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자나 생산자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를 근거로 필요성과 안전성을 알리는데 더욱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