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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칼럼

고향사랑기부금제, 글쎄요!

새해 들어 떠들썩 했던 고향사랑기부금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이 제도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방의 주민복리 증진은 공공재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국가에서 세금을 사용해서 해야 할 일을 국민들의 성금으로 채운다는 것 자체가 그리 달갑지 않다.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2023년1월1일부터 시행)을 기반으로 하는 ‘고향사랑기부금’ 제도가 시행되었다.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하는 제도이다. 기부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원인데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기부금이 10만원 이하인 경우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 세액공제도 받는다고 한다.


‘고향사랑 기부금’이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복리 증진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제공받거나 모금을 통하여 취득하는 금전을 의미한다. 이의 모금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이를 위해 광고, 정보통신망의 이용, 그 밖의 방법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고향사랑 기부금을 제공하여 줄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의뢰·권유 또는 요구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기부·모금 강요 등을 금지하는 규정도 있다. 즉, 누구든지 업무·고용 그 밖의 관계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고향사랑 기부금의 기부 또는 모금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되며, 공무원은 그 직원에게 고향사랑 기부금의 기부 또는 모금을 강요하거나 적극적으로 권유·독려하여서는 아니 된다.


새해 들어 떠들썩 했던 고향사랑기부금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호응할지 매우 궁금하다.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목격되는 적지 않은 기부 상황을 보면 짐짓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쪽에 마음이 기운다. 농촌 출신임에도 왜 이런 마음일까.


일단 자발적으로 내 소득의 일부를 부담없이 기부할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그래야 할, 그래서 얻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인성의 기본인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없어서라고 구박할지 모르나, 그래도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 갈수록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인 지금, 한 두푼이 소중하다. 세금은 많아지고, 물가도 놀랄 정도로 오르고 있다. 가처분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당장 생활고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늘어가는데, 피부에 닿지 않는 고향사랑기부금을 누가 선뜻 내겠는가. 


MZ세대의 ‘고향’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회의이다. 마음의 농촌, 그리워 하고 보존되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고향’ 실상이 그들에게 있을까. 맑은 냇물도, 냇가에서 물고기 잡고 물장구치던 추억도, 들판을 온종일 쏘다녔던 기억도, 동네 아이들과의 놀이도, 이웃들과 명절을 같이 하던 모습도 거의 없을 것이다. 어디가 그들의 고향인가. 자기중심성이 강한 이들이 불투명한 고향을 위해 자발적 기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여진다.


자칫 ‘의뢰·권유 또는 요구하는 행위’가 언제 불법으로 둔갑될 지도 모르는 데 왜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가만히 있어도 되는 데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아무리 ‘고향사랑 기부금’을 모금하고 제공하는 과정에서 완벽한 자발성이라고 주장한들 바라보는 의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


최근 나라를 온통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성남축구단 지원과 관련된 상황을 보라. ‘가만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속담 아닌 속담을 떠올릴 것이다.


지상보도를 보면 일부에서 기부하는 모습들이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일 여지가 많다고 본다. 솔직히 나는 이 제도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방의 주민복리 증진은 공공재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국가에서 세금을 사용해서 해야 할 일을 국민들의 성금으로 채운다는 것 자체가 그리 달갑지 않다.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고, 국민들의 삶은 매일매일 팍팍해져가고 있다.


지금 누구에게 기부금을 내달라고 의뢰·권유, 요구할 수 있을지. 글쎄, 고향사랑기부금제의 앞날이 어둡게만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