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협경제지주의 계통농약 구매·공급사업은 ‘가격과 수급관리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계통농약 7090’의 연착륙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로 채워졌다. 올해 들어서도 국제 원부자재 가격의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유럽·중국산 원제공급망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국내 농약시장 여건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은 이에 따라 계통농약의 구매방식을 다양화해 가격과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상시구매와 연합구매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올해 2년차를 맞은 ‘계통농약 7090’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3년차인 오는 2024년 1조원 구매·공급 달성을 목표로 계통농약사업의 성장을 견인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처럼 농협경제지주의 올해 계통농약사업은 농협의 시장점유율(M/S) 확대를 통한 국내 농약시장 안정화와 맞닿아 있다. 농협경제지주가 취합한 올해 농협 계통농약 정기신청 금액은 지난달 30일 현재 8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58억원과 비교해 868억원(11.2%↑)이 늘었다. 그러나 올해 농협 계통농약 가격이 2022년 대비 평균 12%대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여겨진다.[표1] 아울러 농협경제지주의 올해 계통농약공급사업 목표는 지난해 실적(8877억원)보다 423억원(4.8%↑) 증가한 9300억원으로 삼았다.
농협은 올해에도 농협케미컬·팜한농·경농·동방아그로·한국삼공·바이엘·신젠타·아다마·한얼싸이언스 등 14개사와 계통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9300억원의 계통농약 구매·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실적(8877억원)보다 423억원(4.8%↑) 늘려잡은 목표치로, 2023년도 국내 농약시장 전체의 60%에 달하는 점유율(M/S)로 예측된다. 특히 ‘계통농약 7090’ 3년차인 오는 2024년에는 계통농약 매출실적 ‘1조원(M/S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의 올해 계통농약사업 세부 추진전략을 보면, 우선 대농협 공급가격은 농협경제지주 구매가격에 맞추고 대농업인 공급가격은 실비주의원칙에 따라 실구매원가(인수가격-장려금)에 공급실비를 감안해 지역농협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또 지역농협 관내 시장여건에 따라 공급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시가주의)하고, 이용고 배당을 통한 환원사업을 유도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농협경제지주는 아울러 지역농협에서 직접 제조사와 협의를 통해 ‘물량장려금(률)’을 약정하도록 유도하고, 지역연합구매(물량결집) 등을 통한 구매교섭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계통이용실적 일정비율 이상인 농협에는 ‘계통이용장려금’을 지원하되 이용실적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등 지역농협의 계통사업 활성화에 가속도를 붙이기로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통농약의 연중 상시구매물량 확대를 통해 가격과 수급 안정을 도모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월 마무리된 정기신청 이후에도 용도별·작물별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자재유통센터를 통한 상시구매·비축 시스템을 가동하고, 정기신청 이외 필요물량은 농협에서 제조사에 직접 발주(수시신청)하도록 했으며, 계통농약 구매처도 제조회사와 도매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계약방식도 입찰과 수의계약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이러한 계통농약사업 추진을 위해 △구매방식 다양화로 가격 및 수급관리 강화 △‘계통농약 7090 (2년차) 연착륙 추진 △농협 가격할인을 위한 가격차손 체계 강화 △전문가 조직육성 강화 및 현장밀착 마케팅 추진 △제주 농약 계통공급 활성화 추진 △아리농약 수급관리 및 마케팅 강화로 사업 활성화 △현장중심 맞춤형 교육개선으로 담당자 전문성 제고 △각종 제도 지원기준 다양화로 계통참여 유도 등의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상시 구매·공급 확대로 가격·수급관리 강화
농협은 먼저 상시구매·연합구매 확대를 통해 가격과 수급관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농협 정기신청(연간 구매량을 1월에 신청) 품목의 가격·수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사전비축·비수기 할인 등 자재유통센터를 활용해 수급 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수요가 집중되는 범용약제와 수급불안품목 등의 사전비축(돌발병해충 및 공동방제용) 농약은 3~5월 중에 구매하고, 비수기 할인농약은 9~11월 중에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표2]
특히 제주지역 농약의 구매방법을 다양화해 가격인하를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 농약 구매시기를 현재의 ‘일괄구매’에서 ‘분할 수시구매’로 확대하고 도매상과 경쟁을 유도해 구매할인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역농협 연합구매 확대를 통해 시판상 가격에 대응하는 등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계통농약 7090’ 연착륙…2024년 1조원 달성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2년차를 맞는 ‘계통농약 7090’의 연착륙을 위해 △농협 자체구매 농약의 계통전환(판매장 관리) △계통품목 확대(제조사 연계) △자재유통센터 활용을 통한 구매확대(시판상 대응) △전문가 조직운영 활성화(전문성 강화) 등의 4개 부문별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농협 자체구매 농약의 계통전환을 위해 도별로 계통저조 시·군 농협 10개소를 선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제조사와 연계해 시판전속품목의 계통등록 추진과 항공·공동방제 품목을 발굴하는 한편 자재유통센터를 통해 비축·비수기 할인농약을 직접 매취구매해 시판상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처방사와 식물보호사 등 전문가 조직을 내실화하고 현장마케팅에 직접 투입해 농업인의 계통농약에 대한 인식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농협은 이를 통해 올해 9300억원(M/S 60%)의 계통공급액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24년에는 1조원 달성으로 계통농약의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고가민원 해소 위한 가격차손 체계 강화
농협은 올해 농약 고가민원 해소를 위해 시판 강세지역과 자체거래가 많은 지역의 계통참여 농협을 대상으로 맞춤형 가격차손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 지역의 계통농약 가격경쟁력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시군단위 연합구매 지원 한도를 확대하고, 기존의 개별농협별 1년 단위 지원방식을 시군 일괄로 최장 3년 연속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지급시기도 기존의 ‘연말 1회’에서 ‘선지급, 매월, 연말 중 농협이 선택’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청절차도 증빙 영수증을 생략해도 가능하도록 바꿨다.
농협경제지주는 특히 제주지역 차손 보전제도를 신설해 시판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의 지원액 총액한도는 ‘계통구매액의 3% 이내’로 육지에 비해 0.5%가 많다. 상품별 총액한도도 ‘실구매원가 대비 –30% 이내’로 육지보다 15%가 높다.
전문가 조직육성 강화로 현장밀착 마케팅 추진
농협은 계통농약 담당자의 전문성 강화와 현장밀착 마케팅을 통해 농업인의 계통농약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방제처방사의 조직 정비를 통해 아리농약 취급률과 유기농업자재 공급 등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식물보호사(국가공인 자격증 보유)를 권역별로 조직화 해 시군단위 계통농약사업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들 전문가 조직을 활용해 소규모 농협 농약판매장을 대상으로 현장밀착형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장밀착 마케팅은 소규모·신규 농협 중에서 컨설팅을 희망하는 농협을 선정해 해당지역의 시장분석을 기반으로 방제처방사가 직접 방문해 현장컨설팅을 진행하고 할인공급 등의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주 농약 조기 예약구매…할인율 20% 적용
농협경제지주는 도매상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제주지역의 계통농약 공급 활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통단계 혁신과 조기에 예약구매를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 계통공급 200억원(M/S 23%)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300억원(M/S 3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이를 위해 제조사와 농협의 직거래를 추진하는 한편 사업연도 이전 10~11월에 조기 예약구매를 통해 약 20% 내외에서 할인율을 적용하고 3% 수준의 장려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협의체 운영을 통한 유기적 소통 강화로 사업활성화를 모색하고, 차손보전제도 신설·우대지원을 통해 지역농협 참여형 조기구매를 유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리농약 수급관리·마케팅 강화로 사업활성화
농협은 올해 아리농약 사업활성화를 위해 원가수준(이하)의 공급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식물보호사 소속농협 25개소를 선정해 아리농약 전용매대를 시범 설치·운영하고, 농협케미컬과 협의해 SNS(유튜브 등)와 언론을 통한 집중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매출장려금을 활용한 아리농약사업의 탄력적인 운영을 유도해 경쟁약제의 가격견제 기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약판매 보직공모자 대상 인센티브 지급 확대(아리농약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추가지급으로 동기부여) ▷품목별 물량장려금 차등화 및 확대 운영(공급률에 따라 그룹별 물량장려금 10~20% 내외 차등 적용) ▷우수농협 담당자 시상과 우수사례 발굴·전파 등의 판매촉진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각종 제도 지원기준 다양화로 계통참여 유도
농협은 올해 계통이용률이 저조한 농협의 적극적인 계통참여 유도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비했다. 농협의 지난해 자체구매액은 1865억원으로 농협 취급액의 17.4% 수준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계통이용 저조농협의 계통참여 동기부여를 위해 ▷가격차손 보전 ▷농약 보직공모 ▷병해충 방제상담역 운영 등 주요 지원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표3]
농협경제지주는 특히 지역별·농협별 사업여건을 감안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약해손실보전제도’의 내실화로 농약담당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현장방제장려금’ 지원기종을 다양화해 공동방제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