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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부산물비료 가격 현실화 절실하다

원부자재 가격 전년대비 13~51%상승
가격인상요인 부숙 9.1%, 유기질 32%
가격현실화 안되면 공급부족 심화 전망
부숙유기질비료 10년이상 가격동결 감수
유기질비료 생산감소 진행중…위기상황

 

유기농·친환경농업을 현실적으로 가능케 하는 주요 자재인 부산물비료 업계가 올해 들어 큰 홍역을 앓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과 수급 문제 등이 업계를 압박해 왔으며 부자재와 제조비용 상승이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원부자재가와 유가, 운송비 등의 상승은 비료, 농약, 농기계 등 농자재산업 전체에 몰아닥친 시련으로 인식되고 있다. 농자재 산업계는 올해 들어 가파른 비용상승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쉽게 해결될 방안도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부산물비료 업계는 다른 농자재산업 분야에 비해 가장 영세한 규모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만큼 체계적인 경영이 어려운 이유로 최근 산업여건 변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유통의 약 55%를 농협과의 계약을 통해 계통공급하고 있으며 원가 변동의 반영도 쉽지 않은 유통구조이다.

 

농협-업체간 공급계약시 가격 현실화 나서야


최근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이사장 노학진)을 중심으로 내년도 부산물비료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모두 제품가격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비료 공급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합은 올해 회원사들의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12.8%~50.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96개 회원사의 원부자재 가격변동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도표]

 


조합은 유기질비료의 대표적인 원자재 피마자박의 톤당 가격 변동과 파레트(개), 포장재(매), 래핑필름(포). 톱밥 등(톤), 유류대(6개월) 가격을 조사했다. 


피마자박은 지난해 톤당 가격 21만1045원이었던 것이 30만3000원으로 무려 50.7%가 상승했다. 톱밥 등도 톤당 10만1562원에서 12만225원으로 올라 18.4%가 인상됐다. 파레트는 개당 7056원에서 8412원으로 가격이 올라 19.2%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래핑필름도 포당 52원에서 60원으로 올라 15.3%가 인상됐다. 


지난해 동기대비 1리터당 1391.20원이던 유류대는 1796.78원으로 29.2% 상승해 업체 경영비에 또 하나의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조합은 이와 같은 원가 상승분을 내년도 제품가격에 반영시켰을 때 부숙유기질비료의 경우 1포(20kg)당 300~350원 상승을 추정했으며, 유기질비료는 1포((20kg)당 2500~3000원이 상승돼야 할 것으로 제품가격을 추정했다. 


부숙유기질비료는 포장·파레트비의 인상률 15%, 부자재류비 인상률 18.4%, 제조비용 중 인건비 인상률 4.5%, 제조비용 중 유류비 인상률 29.2%를 원가비중에 따라 계산한 결과 최소 9.1%의 제품 가격 인상이 도출됐다. 올해 1포당 가격을 3500원으로 추정시 원가상승을 감안한 내년도 가격은 3819원으로 도출된 것이다. 관련업계에서 이 정도의 인상으로는 현재의 경영압박을 타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인상폭을 적용한 금액이다. 


유기질비료의 경우는 피마자박 등의 수입가격 상승과 수급의 어려움으로 업계의 경영 현실이 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원가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원료비(피마자박)가 50.7% 상승했으며 여기에 부숙유기질비료와 동일한 원부자재 가격변동을 적용하면 31.8%의 제품 가격 인상이 추정된다. 이에 따라 유기질비료 1포당 가격을 9000원으로 추정했을 때 내년도 1포당 가격은 최소 1만1862원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유기질비료, 현장에서 생산감소 가시화


부산물비료의 일부는 정부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화를 촉진하고 토양유기물 공급으로 토양환경을 보전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을 추진하기 위해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을 시행해왔다. 1999년부터 시행된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은 2015년 1600억원(320만톤)을 2019~2020년 1341억원(268만톤), 2021년 1130억원(228만톤)을 지원해오다 올해부터 사업을 지방으로 이관했다. 


현재 유기질비료는 1포((20kg)당 일괄적으로 1000원, 부숙유기질비료는 특등급 1000원·1등급 900원·2등급 700원의 보조금을 비료를 신청한 농업경영체에 지원해 주고 있다. 


부산물비료의 전체시장 규모는 2007년 6308억원에서 2015년 1조700억원으로 연평균 6.83% 성장했다는 KREI의 통계가 존재한다. 부숙유기질비료 8186억원, 유기질비료가 2514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지원사업은 부산물비료 시장의 확대를 견인해 왔으며 농가의 필수자재로 자리매김되는 성과도 가져왔다. 그러나 지방 이관으로 업계를 지탱해오던 지원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으며, 환경관련 이슈 등 각종 규제와 영세업체 간의 과당경쟁 등으로 유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99년 정부 지원사업 이후 가장 어려운 레드오션을 맞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산물비료의 원부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제품가격 현실화 요구는 현재 부산물비료 업계가 처한 위기상황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조합에 따르면 가축분퇴비와 퇴비의 가격은 10년이상 가격이 동결돼 왔다. 부산물비료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은 2015년 기준 7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나와있을 만큼 영세성이 뚜렷하다. 부산물비료 생산업체 수는 2018년 기준 1670개로, 2007년 1020개 업체 대비 약 63.7% 증가했다. 


또한 부숙유기질비료 생산업체 대다수의 영업이익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REI의 보고서 ‘친환경농자재 산업 실태와 정책과제’(2000년)에 따르면, 업체조사 결과 2017년 영업이익률 6.0%에서 2018년 2.8% 손실로 전환, 2019년에는 2.7%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불안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원료를 수급하는 비율이 높은 유기질비료 업계는 원가의 55% 비중을 차지하는 피마자박 등의 원료비에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현장에서 이미 생산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도 농협 계약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물량부족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농협을 통한 유기질비료지원사업 대상 비료의 농가 공급가격은 ‘매입가격+공급제비용+매출이익(구매가격의 6% 이내)’ 공식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격은 먼저 농협경제지주 자재부와 생산업체 간 계약을 통해 계통가격이 설정되며, 이후 지역농협은 계통가격을 상한으로 하고 여기에 물량장려금 등을 반영해 실제 발주를 진행한다. 부산물비료 생산업체는 농약 및 무기질비료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하고,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은 실질적으로 농협을 통해 사업이 이행되므로 농협경제지주의 구매력이 막강하다. 


농협경제지주가 이러한 구매력을 이용해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나선다면 생산업체의 경영 부담은 현재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