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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열정이 빚어낸 농기계, 이제 해외로 갑니다”

[대한민국 농기계기업 열전] 청송농기 남영석 대표

비료살포기, 동력제초기, 고소작업차 찐팬 보유
구석구석 특허기술이 포진한 농업기계 에디슨
내가 쓰고픈 농기계 만들 듯 농가 니즈에 부응
일본 얀마농기에 비료살포기 ODM 수출 원년

 

 

"움직이고 변해야 살아남아요.” 남영석 청송농기(대구광역시 북구) 대표가 지난 27년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온 말이다. 남 대표는 한국의 농사 지형에 맞는 비료살포기, 동력제초기, 고소작업차 등을 개발하며 농업인들과 긴 시간을 함께 해왔다. 한 가지 고질병이 있다면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주의다. 늘 머릿속에 ‘내가 쓸 기계’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으니 연구개발에 들이는 공력이 배로 들어가는 일이 많았다.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달라지는 동안 우리 농업의 기계화도 속도를 냈다. 그러나 농촌인구의 감소와 내수정체 등이 중소농기계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허받은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포진해 있는 청송농기의 올해 비전은 ‘또 한 번의 새로운 시작’이다. 


청송농기는 찐팬을 보유한 대표적인 중소업체다. 그 시작이 비료살포기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지난해 청송농기는 일본 얀마농기와 비료살포기 공급 협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제품 수출에 들어간다. 특히 청송농기의 핵심기술을 존중하는 ODM 수출이라는 의미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청송농기 비료살포기의 특징은 동종용량에서 전고가 낮아 비료를 넣기 편하다. 또 호퍼에서 비료가 나오는 개구가 뒤쪽에 위치해, 비료를 채웠을 때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도록 돼 있으며 트랙터 이동시 살포기가 뒤로 처지지 않는다. 전기모터 이용 개폐장치와 유압실린더 개폐장치를 추가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농업용 고소작업차는 수입 판매를 하면서 탄탄한 전문지식을 쌓았으며 한국 과수원에 최적화된 모델을 직접 개발했다. 현재 엔진붐형, 전동붐형, 전동테이블형이 모두 농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 대표는 고향인 경북 청송에서 직접 사과농원을 하면서 느낀 애로점을 고소작업차에 적용했다. 


고소작업차 엔진붐형 등은 어댑터로 부러지지 않는 축을 개발했다. 붐(상·하·좌·우), 주행(변속· 조향)의 유압식 작동으로 운전자가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배터리는 적게 소모하고 힘은 2배 더 강한 BLDC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산 배터리를 사용해 배터리 수명이 유난히 길다. 만일 고소에서 배터리 방전 등으로 작업차가 멈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송농기라면 배터리가 필요치 않은 무동력 하강발판을 이용해 스르르 내려와 안착할 수 있다. 


전동 테이블형 고소작업차에는 친환경 방부목 바닥재가 장점으로 꼽힌다. 철판이 아닌 방부목을 이용해 뜨거운 복사열 방지로 쾌적한 작업환경을 만들어준다. 또한 철판처럼 미끄럽지 않아 낙상사고를 방지하고, 밀어서 이동할 수 있어 박스 상하시에 편리하고 안전하다. 저 높은 곳의 얇은 얼음이 낀 철판만큼 위험한 것이 또 있을까. 든든하고 썩지 않는 방부목 바닥재가 농가의 근심을 날려주었다. 또한 비탈진 지형에서 작업 시 앞·뒤 수평이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농가의 고소작업차 보유율이 늘면서 기본사양 위주의 저가형을 올해 처음 출시해 농업인들의 다양한 니즈에도 부응하고 있다. 


동력제초기도 농업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기종으로 꼽힌다. 여기에도 특허받은 기술이 예외없이 숨어있다. 비탈진 곳에서 작업시 날 한쪽면의 들림 기능으로 깨끗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마늘제초기도 신규 개발해 올해 경남 창녕에서 첫 시동을 건다. 

 

남 대표의 고여 있지 않은 생각은 농가에 꼭 필요한 농기계를 탄생시켜 왔다. 농가의 애로점을 건네들을 때 겉으로는 만담하듯 웃음으로 끝을 맺었지만 돌아와서는 늘 골똘해지곤 했다.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그 물음표 하나가 지금의 청송농기를 존재하게 했다. 지역마다 작목마다 농기계를 쓰는 방법이 다소 다르다. 표준화를 하는 한편 옵션을 적용해 농가의 니즈를 꽉 채워주는 일을 이 땅의 중소농기계업체가 하고 있다. 


청송농기는 일본 얀마농기 ODM 수출과 함께 미국에도 그라플을 보내는 수출길을 열어 생산이 한창이다. 끊임없이 자동화 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편리한 사양 개발로 농가의 고된 노동을 덜어준 한국 농기계의 저력을 이제 무대를 옮겨 해외에서도 발휘하고자 한다. 

튼튼하고 야무진 농기계만을 고집해온 남대표의 열정이 세계 곳곳의 농가에서도 환한 웃음의화답을 받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