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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2022년 농약시장 걸쇠, 신제품으로 풀릴까

내년 농약시장은 “기대감 ‘1’도 없는 상황”
원제가격 폭등에 부자재·환율·유가·물류비
내년 농약시장에 닥칠 악재만 켜켜이 쌓여
그나마 ‘신제품’에 실낱같은 기대감 싣지만
단독·대형품목 드물어 낙관하지 못할 상황
생산원가 상승분 판매가격에 반영 불가피

요즘 농약회사들은 내년 시장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내년에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에 대한 영업·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농업현장을 직접 찾아가 출시회를 갖는 등 시장 확대 방안을 강구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흥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농약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녹녹치 않을 전망이라서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기대감을 가질만한 요인이 단 ‘1’도 없다는 것이 농약업계 전체의 일관된 판단이다. 특히 내년 농약시장에서는 소위 ‘대형품목’으로 내세울만한 신제품도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내년 농약시장에 밀어닥칠 악재들은 켜켜이 쌓여 있다. 우선 농약 원제와 중간체(원재료) 가격이 지난 9월 이후 끝없이 치솟고 있다.《관련기사 2021.10.12.일자 ‘농약원제 가격 천정부지’》 거기에 포장재 등 각종 부자재 가격도 폭등한데다 환율, 유가, 물류비 등 농약 생산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악재가 줄줄이 밀려들었다. 농약회사의 한 영업본부장은 “내년도분 농약 생산원가는 이미 판매가격에 육박하는 수준에 다다랐다”며 “내년 매출규모가 올해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영업이익은 고사하고 적자만 면해도 다행”이라는 비관적 시각을 내비쳤다.

 

 

농약 원제·부자재 가격 사상 유래없는 폭등세 지속

국내 농약원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산 원제가격의 경우 지난 10월말 기준 최고 320% 이상 폭등한 품목도 있다. 중국 현지 농약원제 딜러와 국내 농약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산 글리포시네이트암모늄(바스타 성분)’ 가격은 지난 10월말 기준 ㎏당 미화(USD) 58$(달러)까지 폭등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가격인 ㎏당 17달러와 비교해 3배 넘게 치솟았으며, 지난 8월(USD36~39) 거래가격과 비교해서도 평균 1.5배가 인상됐다. 한때(11월 중순) 중국 전력난이 다소 완화되면서 황린 가격이 폭락해 글리포시네이트암모늄 가격도 하락하는 듯했으나 이달 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관련기사 2021.11.16.일자 인터넷판 ‘황린 가격 폭락…글루포시네이트 생산량 증가’》

 

또 다른 비선택성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근사미 성분)’ 가격(중국산)도 지난 10월 26일 기준 ㎏당 11.6달러로 지난 1월(USD4.4) 대비 2.6배(전년 동기대비 5배)가 폭등했다. 이러한 폭등세는 11월 들어서도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격 폭등세는 내년에 국내 농약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비선택성 제초제 성분 이외의 품목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격 인상폭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산을 비롯한 전세계 농약원제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국내 농약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농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산 원제가격 폭등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원제가격 인상 압박도 만만찮은 상황이고, 각종 부자재와 환율, 유가, 물류비 등 모든 농약 생산원가가 급등했다”며 “농약 제조원가가 상승하면 당연히 판매가격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제조회사별 내년 신제품 4~9품목…‘대형품목’ 부재

어쨌든 농약회사들은 전반적으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내년에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농약회사들은 신제품의 시장 확대를 위해 10월과 11월 중에 농업현장을 찾아가 영업·마케팅 전략회의와 다양한 출시회를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유달리 단독품목이 많지 않고, 또 이렇다 할 ‘대형품목’도 없어 전체 농약시장 규모가 줄어들지나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국내 농약회사들은 매년 신제품 출시를 통해 농약시장의 심화된 경쟁구도를 헤쳐 나왔다. 하지만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신규물질 개발이 더뎌지면서 국내 제조회사들은 단독품목이나 대형품목의 출시가 드물어졌다. 내년 역시 동일한 물질(원제)로 ‘제형’을 달리하거나 ‘합제’를 만들어 신제품으로 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 주요 농약회사들은 많게는 10여개에서 작게는 3~4개 정도의 신제품(미투·적용확대 제외)을 선보일 예정이다.《관련기사 24~33면》 주요 농약회사가 제공한 자료와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등록 자료를 통해 제조회사별 신제품 출시 현황[표]을 종합하면, 경농은 2022년에 △흑색썩음균핵병 방제약 ‘균핵용사’을 비롯해 △종자소독제 ‘만수무강’ △탄저병 전문약제 ‘탄쟈비상’ △뿌리혹선충, 뿌리썩이선충, 시스트선충 등의 토양해충 방제약제 ‘땅기선충’ △토양 해충제 ‘선풍’ △이앙전처리제초제 ‘영스타’ △비선택성 제초제 ‘상장군’ 등 7개 신제품을 준비했다.

 

농협케미컬은 2022년 9개의 신제품(살균·살충제 4품목, 살충제 3품목, 제초제 2품목)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양처리 살균·살충제 ‘미리탄’과 △수도용 육묘상자처리제 ‘도래미’, ‘벼노린’, ‘상자애’를 비롯해 △달팽이 전문약 ‘클라텍스’ △원예용 나방전문 ‘프레바톤’ 액상수화제 △수도용 나방·멸구 전문약제 ‘펙사론’ △수도용 이앙동시 제초제 ‘안나네’ △수도용 중기 제초제 ‘풀세탁’이 대표적인 신제품으로 꼽힌다.

 

동방아그로는 내년 출시될 신제품 △토양살충제 ‘포트리스’ 입제를 비롯해 △원예용 살충제 ‘시워내플러스’ △수도용 제초제 ‘들파내’ 대립제 △잔디밭 살균제 ‘베리굿’과 ‘트위터’ 등을 내놨다.

 

성보화학은 △토양살충제 ‘블락킹’ △원예용 살충제 ‘컷세이퍼’와 ‘일편단심’ △수도용 중기제초제 ‘신기전골드’ 등 4개의 신제품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며, SG한국삼공은 2022년 신제품으로 △곰팡이병과 세균병을 한 번에 방제가 가능한 원예용 토양살균제 ‘스쿠퍼’ 입제를 비롯해 △활성 미생물 화상병 예방약 ‘에코샷’ 입상수화제 △수도 종자소독약 ‘키다리엔’ 액상수화제 △원예용 살균제 ‘포리람골드’ 입상수화제 등 4종을 선보인다.

 

팜한농은 2022년 농약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으로 △과수 탄저병 전문약제 ‘과수탄’ 액상수화제를 비롯해 △물 없이 가볍고 빠르게 잿빛곰팡이병과 흰가루병 등을 방제할 수 있는 ‘에프원’ 과립훈연제 △나방·멸구·노린재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나방노린채’ 유현탁제 △진딧물류 방제약제인 ‘애피킬’ 유상수화제 △도넛형 정제타입의 ‘투척왕’ 직접살포정제 △국내 유일의 작물건조제 ‘건조엔테라도’ 액상수화제 등 9개 품목의 출시 준비를 마쳤다.

 

그런가 하면 (주)누보는 잔디용 제초제 ‘매끄니’와 잔디용 살균제 ‘맥스티마’ 등 2개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아그리젠토는 감귤 궤양병 예방·치료효과가 입증된 수관주사용 ‘젠토마이신’을 내놨다. 한얼싸이언스도 내년에 벼농사의 ‘만능열쇠’로 칭하는 ‘마스터키’를 앞세워 벼 세균병과 진균(곰팡이)병 방제약제 시장에 출사표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