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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에서 가뭄-고온 복합저항성 유전자 찾아내

농진청, OsERF115 유전자가 고온저항성 높이는 기능 증명
고온서 잎 손상 낮추고, 프롤린 함량 높여 수분 보존한다
특허출원·국제학술지 게재…기후변화 적응작물 활용 기대

 

농촌진흥청은 벼의 가뭄-고온 복합저항성 유전자를 찾아내, 기후변화 대응 기반 기술 마련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해당 유전자(유전자명:OsERF115)의 기능과 작용원리를 밝혀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로 유럽과 아시아는 최악의 불볕더위와 가뭄을 경험하고 있으며, 중남미 등에서도 가뭄으로 식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갑작스러운 불볕더위와 가뭄에 적응력이 강한 작물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져, 현재 벼, 콩, 옥수수 등에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고온 적응성, 가뭄 저항성, 저온 저항성, 내병해충성 등이 강한 작물의 유전자를 찾고, 이를 활용한 분자 표지(마커)를 개발해 품종 육성에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번에 벼에서 찾아낸 가뭄-고온 복합저항성 유전자(OsERF115)는 벼가 고온과 가뭄 스트레스 환경에 직면했을 때 발현되는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는 식물이 환경 스트레스에 더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식물호르몬인 ABA(Abscisic acid)의 작용을 조절하는 전사 조절 유전자이다.


고온 처리한 벼 종자에서 전사체 분석을 통해서 선발된 OsERF115 유전자는 종자와 어린 벼에서 42도 고온과 가뭄 스트레스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3배 또는 10배 이상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식물이 가뭄, 고온 등 물이 부족한 환경에 처하면 삼투압에 의해 세포에서 물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식물은 이런 현상을 완충시켜주는 물질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이때 만들어지는 물질 중 하나가 아미노산의 일종인 프롤린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가 고온에서 잎의 손상을 낮춰 주고, 프롤린의 함량을 높여 수분을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 유전자가 발현된 벼는 그렇지 않은 벼보다 고온(42도)에서 잎의 손상률은 22% 낮았으며, 프롤린도 30% 이상 더 많이 만들어졌다.


항온기를 이용하여 42도 고온에서 일주일간 불볕더위 처리하였을 때 OsERF115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생명공학 벼가 야생형인 동진벼보다 잎의 손상률이 22% 낮아 고온 저항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식물세포가 받는 삼투 스트레스를 완충시켜주는 아미노산인 프롤린의 함량이 동진벼보다 30% 이상 더 많이 만들어졌으며, 프롤린을 합성하는 OsP5CS1 유전자가 더 빠르게 발현됐다.


이와 함께 표현체 기술로 고온-가뭄 복합스트레스 조건에서 OsERF15 유전자가 식물체 내의 물을 보존하고, 잎 온도를 냉각해 줌으로써 벼에서 고온 저항성을 높이는 기능을 증명했다. 


인공환경조절실에서 표현체 장비(Drought Spotter)를 이용해 식물체의 실시간 물 손실률을 정량 측정한 결과, 38도와 42도 고온-가뭄 복합스트레스 환경에서 OsERF115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생명공학 벼가 야생형인 동진벼보다 대낮의 물 손실률이 낮으며, 그 결과 물 이용효율이 1.4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열화상카메라 이미지 분석을 통해 식물체 온도를 정량 측정한 결과, 벼가 38도 및 42도 고온-가뭄 복합스트레스 조건에서 외부기온보다 잎 온도를 5∼7도 낮게 유지하는 기능이 있었다. 특히 OsERF115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생명공학 벼가 42도 고온-가뭄 복합스트레스 조건에서 야생형인 동진벼보다 잎 온도가 1.5도 낮은 것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 기능을 특허(고온 또는 건조 스트레스 내성을 증진하는 벼 유래 OsERF 유전자 및 이의 용도(10-2020-0154860))로 출원했으며, 국제 전문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5.923)에 게재했다.


김경환 농진청 유전자공학과 과장은 “이번 연구로 기후변화에 직면한 우리 농업에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작물 개발의 학문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벼 품종개발을 담당하는 이종희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벼 자체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한 것으로 고온·가뭄 등에 복합저항성인 벼 육종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앞으로 안정적인 식량 확보와 기후변화 적응 작물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