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1 (수)

  • 맑음동두천 10.9℃
  • 맑음강릉 14.3℃
  • 맑음서울 12.7℃
  • 구름조금대전 12.7℃
  • 맑음대구 13.5℃
  • 맑음울산 16.1℃
  • 구름조금광주 14.5℃
  • 구름조금부산 18.0℃
  • 구름조금고창 12.8℃
  • 흐림제주 16.1℃
  • 맑음강화 12.7℃
  • 구름조금보은 10.8℃
  • 맑음금산 11.6℃
  • 흐림강진군 11.3℃
  • 맑음경주시 11.8℃
  • 구름많음거제 14.2℃
기상청 제공

전문가 제언

‘퇴비’의 명칭과 정의 바로잡아야 한다




가축분뇨법상 퇴비는 비료성분이 있는 물질이고 비료관리법상 퇴비는 사용가능한 원료를 이용해 제조한 것으로 비종(비료의 종류), 제품을 말한다. 가축분뇨법상 퇴비는 부숙도 등 3~4가지 조건에 적합하면 되지만 비료관리법상 퇴비는 16~17가지 품질기준에 적합하여야만 유통할 수 있다. 그러나 ‘퇴비’라는 동명으로 유통되다보니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진다.  [편집자 주]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이하여 농촌에서 인사처럼 건네는 말 중 하나가 ‘퇴비 뿌렸어?’인데 여기서 말하는 ‘퇴비’는 무엇일까요?


농식품 백과사전에 따르면 퇴비는 ‘야초·짚·낙엽·조류 및 기타 동식물의 폐기물을 퇴적·발효시킨 비료’이며 ‘두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설명을 보면 퇴비는 비료의 한 종류를 지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료관리법 상 비료는 크게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구분되며 보통비료는 우리가 흔히 화학비료라고 부르는 질소·인산·칼리질비료, 복합비료 등으로 구분됩니다.


부산물비료(표)는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미생물비료, 그 밖의 비료로 구분되는데 가축분퇴비, 퇴비, 가축분뇨발효액(액비) 등은 부숙유기질비료이며 혼합유박, 혼합유기질, 유기복합 등은 유기질비료입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퇴비는 부숙유기질비료인 ‘퇴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퇴비’라는 용어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과 비료관리법(비료공정규격설정및지정)에서 찾을 수 있는데 가축분뇨법에는 ‘가축분뇨를 발효시켜 만든 비료성분이 있는 물질 중 액비를 제외한 물질로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것’이라고 되어 있으며 비료관리법에는 ‘퇴비에 사용 가능한 원료를 2종 이상 혼합하여 발효과정과 후숙과정을 거쳐 제조한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가축분뇨법상 퇴비는 비료성분이 있는 물질이고 비료관리법상 퇴비는 사용가능한 원료를 이용하여 제조한 것으로 비종(비료의 종류), 제품을 말하는 것입니다.


관련법이 다르다보니 목적에 따라 품질기준도 많이 다릅니다. 가축분뇨법상 퇴비는 부숙도, 함수율, 염분, 유해성분 2종 등 3~4가지 조건에 적합하면 되지만 비료관리법상 퇴비는 유기물함량과 유해성분 8종, 병원성 미생물 2종, 유기물대질소비, 염분, 수분, 부숙도 등 16~17가지 품질기준에 적합하여야만 유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료관리법에 의해 생산된 퇴비는 포장 후 품질보증표시를 명시하게 되어 있어 책임소재가 명확한 반면 가축분뇨법을 근거로 만들어진 퇴비는 차량이나 포대자루에 담아 저렴하게 유통되다보니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악취나 농지·농수오염 등의 민원이 발생하여도 신속한 처리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해당 사업의 목적과 추진 내용 반영한다면
'유기질비료 지원 사업'→'부산물비료 지원 사업'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도 ‘퇴비’라는 동명으로 유통되다보니 현장에서는 그게 그거 아니냐, 축산농가에서 축분 100%로 만들어진 퇴비가 더 좋은 것 아니냐며 사용하시는데 전문적으로 부숙유기질비료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의 실무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품질기준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비료생산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축산업, 경축순환농업의 안착에 기여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꺾는 잔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45년여 전 비료관리법 제정 당시 가축분퇴비, 퇴비와 같은 부산물비료는 원료의 비균일성과 다양성 때문에 지정비료로 정의되었으나 오는 8월부터는 보통비료와 마찬가지로 설정비료로 개정되는 등 그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고 개정 후 농림축산부산물과 가축분뇨의 비균일성과 다양성이 재활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비료관리법은 사람나이로 중년에 해당하지만 부산물비료 관련법은 여전히 미숙하고 허술하여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고도 토양오염을 방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동명의 ‘퇴비’뿐만 아니라 유기질비료가 유기물을 원료로 하는 ‘부산물비료’의 의미로 사용되면서 비료관리법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기질비료 지원 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의 목적과 추진 내용을 반영한다면 ‘유기물 공급지원 사업’ 또는 ‘부산물비료 지원 사업’으로 변경되어야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제라도 기본적인 정의부터 생산자와 소비자가 인식을 같이하고 부산물비료의 가치를 재정립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부숙유기질비료가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과 경축순환농업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