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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하필 올해”…디티아논 공급 차질로 “농가 속이 탔다”

[진단] 원활한 농약원제 수급 위한 대책은…

긴 장마와 잦은 강우에 과수·원예 농가 위협한 탄저병

중국내 생산공장 운영 차질로 디티아논 원제 생산 불가

올해만 겪을 일 아냐기후변화시대 원제수급 방안 시급

 

 “‘델란구할 수 있나요?”

긴 장마와 잦은 강우로 여느 해보다 탄저병이 기승을 부렸던 올여름, 경북 안동시에서 농약사를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이 가장 많이 들은 고객의 다급한 질문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고객이 원하는 살균제를 건네주기가 쉽지 않았다.


탄저병은 수매전염의 대표적인 곰팡이병으로 비가 많이 오고 습하면 발생이 늘어난다. 탄저병 예방의 대명사로 꼽히는 디티아논(델란)은 농가에서 선호하는 보호살균제인데 올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치지 않는 비에 탄저병 걱정으로 속이 타는 농업인들은 디티아논(델란)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회사인 한국삼공에 재고를 문의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탄저병의 예방을 위해선 비가 내린 전후로 보호살균제의 처리가 필수인데 올해는 가장 효과가 입증된 디티아논(델란)을 처리하지 못한 겁니다. 올해 하필 지속적인 강우로 과수와 원예작물에 탄저병이 어느 해보다도 많이 발생했어요. 탄저병으로 작물의 상품성이 떨어지고 아예 수확을 못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이처럼 탄저병 보호살균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인정받는 디티아논의 공급이 어려웠던 원인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원제 공급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환경오염 대응과 화학단지 내 공장 폭발사고 등으로 인해 화학공장의 안전성 평가가 전면 재실시되는 등 환경규제로 화학공장들의 가동이 큰 제약을 받았다.


안전성·환경오염 평가가 강화되면서 중국내 화학공장들은 2019년 하반기부터 올해 1, 2분기까지 약 1년 동안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 여기에 엎친데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면서 농약의 원제 생산과 공급에 많은 차질을 빚었다.


그런 가운데 탄저병 전문약제 디티아논의 원제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고 연쇄적으로 국내 원제 공급이 어려워져 관련 제품의 생산·공급이 막힘에 따라 과수와 원예농가들에게 큰 불편과 시름을 안겨줬다.



한국삼공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디티아논(델란)의 원제 생산공장은 가동중에 있으나 생산 여건에 따라 원제물량 수급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올해처럼 필요한 작물보호제에 목말랐던 적이 없습니다. 병해충의 방제 중 가장 최고의 방제가 예방이라고 하죠. 여름철 강우에 의한 탄저병뿐 아니라 또 다른 병해충이 농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늘 존재합니다. 원제사 및 제조사들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원활한 약제 공급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농가는 2020년을 긴 장마에 이어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등의 영향으로 전쟁아닌 전쟁을 치른 해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올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 발생 증가와 확산은 예고돼 있는 위기 상황이다.


대부분의 농가가 작물 병해충의 관리를 작물보호제에 맡기고 있는 만큼, 적시 적량의 원제 수급을 위해 원제사와 제조사의 긴밀한 상호협력은 앞으로도 원활히 풀어내야만 하는 주요과제로 농약제조사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