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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의 農 에세이]면역력 높이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들기름을 먹으세요.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씩 입에만 대어도 면역력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방금 점심식사를 같이 한 식품기업인이 면역력 강화 비결을 알려 주었다. “단, 생 들기름이어야 해요. 그냥 들기름은 효과가 없어요.”

 
그러자 동석했던 사람이 말했다. “면역력에는 인삼과 무 아녜요? 뿌리채소야말로 면역력에 최고죠.” 그 옆 사람도 지지 않았다. “면역력에는 역시 김치죠. 그 다음은 나물류고요. 나물만 많이 먹어도 웬만한 바이러스는 이겨낼 수 있어요.”


이 말도 맞는 듯, 저 말도 맞는 듯, 귀를 쫑긋쫑긋 기울이다 보니 면역력 박사가 되었다. 그러자 검증 욕구가 발동했다. 면역력과 음식에 관한 검색을 해보니 별별 식재료와 식품들이 마구 쏟아졌다. 무, 감자, 호박, 당근, 버섯, 우엉, 시금치, 파, 마늘, 브로콜리, 감, 사과, 딸기, 귤, 석류, 키위, 자몽, 아로니아, 바나나… 헥헥. 웬만한 채소나 과일은 다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군, 하고 검증 작업을 마치려다 멈칫했다. 몹쓸 호기심이 다른 부류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면역력’과 ‘고기’의 관계다. 한우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모두 면역력 강화에 일등공신이라는 정보, 뉴스들이 속속 나타났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봤다. 양고기, 염소고기, 칠면조고기, 꿩고기, 토끼고기, 메추리고기, 개고기, 사슴고기… 이 세상의 모든 고기란 고기는 모두 면역력 증강식품이었다. 오직 한 고기, 노루


고기와 면역력의 상관관계만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것은 노루고기보다 노루궁뎅이버섯이 훨씬 유명해 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였다.


결론은 (꼭 내려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로 내려졌다. 하나는 ‘모든 음식은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 또 하나는 (모든 음식이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면)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굳이 뽑아낼 필요가 없다는 것. 굳이 면역력을 앞세우는 이면에는 상술이 작동하고 있음을 깨닫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어떤 품목들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정보라는 것들이 개인의 블로그나 판매자들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 만한 언론사의 교양 있는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기 때문에 더욱 오 마이 갓이다.


면역의 원론적 의미다.
면역(免疫, immunity)은 생물이 감염이나 질병으로부터 대항하여 병원균을 죽이거나 무력화하는 작용, 또는 그 상태를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 면역(자연 면역 또는 자연 치유력)과 감염이나 예방 접종 등을 통해 얻는 후천 면역(획득 면역)으로 나뉜다. -위키백과 인용


그래서 어쩌라구? 운명에 맡기자는 주장은 절대 아니다. 언론기사나 백과사전보다 훨씬 믿을 수 있는 의사의 말을 옮기며, 이 난국을 이겨 나가길 간절히 염원한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지 말고 잘 쉬고 푹 자는 데 집중하세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일상을 즐겁게 보내세요. 요즘은 모두 잘 먹는 시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