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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장정마을 사건과 퇴비

손이헌 횡성유기농산(싱싱비료)대표

최근 장정마을 집단 암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니트로소아민’이란 물질은 어떻게 발생된 것일까?

우선 식물은 뿌리에서 질소를 영양원으로 흡수하여 질산염으로 축적된다. 식물에 존재하는 질산염 자체는 안전하지만 사람이 육류나 어류와 함께 섭취하면 위 속에서 타액과 위산 등에 섞여 소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며 강력한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극한 산성과 혐기상황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또 하나는 질산염이 함유된 유기물이 300℃ 이상의 고온에서 열 분해될 때 화학적 반응에 의해 질소산화물로 발생된다고 한다.


70년대 일본에서는 2차세계대전 이후 소아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자 그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질산염이 과다 축적된 야채를 산모가 섭취하면서 생기는 일로 지목하여 사회문제화된 적이 있다. 유럽농업 선진국에서는 현재 채소 섭취로 인한 질산염 허용기준을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80년대 잠깐 논란이 있었으나 채소 질산염과 암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더 문제화되지 않았고, 질산염 허용기준도 정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번 장정마을의 문제는 담배의 ‘특이니트로소아민’이 원인이었고, 이 물질은 380℃ 이상의 고온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담배라는 작물 속에 함유된 질산염과 이로 인해 발생되는 ‘니트로소아민’이란 물질이 문제가 됐다. 결국 발암물질이 발생하게 된 과정이 문제이지, 담배라는 작물잔사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그러면 퇴비에 사용되는 연초박은 어떠할까? 우선 연초박의 비료 성분은 질산(2)-인산(0.5)-가리(3)-유기물(80)-수분(10)으로 이뤄져 있다. 가축분뇨를 퇴비화 하려면 수분조절제가 필수인데, 주로 사용하는 톱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연초박은 유용한 물질이다.

특히 1차 가공된 연초박은 열량도 높고 분해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러므로 미생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며, 담배가 갖는 향은 가축분뇨의 악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를 가축분뇨와 혼합 후 공기를 주입하여 호기성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습식 알칼리 발효로, 여기에 함유된 질소는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태 질소를 거쳐 발효후기에는 질산태 질소로 변하여 안정화 된다.


퇴비화 전 과정은 초기에 강알칼리성을 띄며 시작되어 나중에는 중성에 가까운 약알칼리성으로 제품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이 퇴비화 과정 중에는 어떤 경우에도 산성상태로 질산염으로 기인되는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할 여지는 추호도 없다.


장정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생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제 연초박이 장정마을의 집단 암 발생의 원인은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해졌다. 질산염으로 기인되는 ‘특이니트로소아민’이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 ‘특이니트로소아민’이 발생되는 원인은 담배 자체도 아니고 담배가 함유한 니코틴도 아니다. 현행 비료관리법상 연초박은 다른 재배농작물과 같이 퇴비제조에 사용가능한 물질이다.

왜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연초박과 이를 정당하게 사용하여 만든 퇴비와 생산업자가 암 발생물질을 퍼트렸다는 의심을 받으며 죄인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번 전부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확실하지도 않은 사실을 근거도 없는 의심만으로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이를 제대로 설명하기는커녕 앞장서고 나서는 행정부서의 처사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