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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제네릭 회사는 언제쯤 기지개 켤까

제네릭회사 품목등록 건수 증가
판매는 아직 걸음마…난제 산적
제네릭·오리지널…역할분담 통해
상호 발전방안 도출 지혜 모아야

농민의 농약’, 농민이 원하는 농약은 값싸고 약효가 뛰어난 제품이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환경과 생태계 등의 안전성이 보장되면 농약의 가치는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농약회사들은 이러한 가치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국내 농약시장의 제네릭 회사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현재 제네릭 회사들의 제품(원제)도 약효나 안전성, 과학적으로도 오리지널 제품(원제)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실제 제네릭 제품(원제)이라서 오리지널 제품(원제)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약해를 일으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비추어 2019년 국내 농약시장은 소위 제네릭 회사들이 어떻게 변화·발전·진화할 것인지 여부가 전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전후로 제네릭 회사들이 국내 농약시장에 참여하면서 50여년 넘게 팜한농, 경농, 동방아그로, 한국삼공, 신젠타, 바이엘, 성보 등의 소위 메이저 회사들이 지배해 오던 시장은 변화의 물결이 스며들고 있다. 현재 국내 제네릭 수입 및 제조회사들은 수십 개에 이르고 있으며, 품목수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제네릭 회사를 대표하는 선문그린사이언스, 한얼싸이언스, 인바이오, 아그리젠토, 케이씨 생명과학, 태준아그로텍 등의 6개 회사를 중심으로 농약시장의 재위치를 파악해 본다.

 

제네릭 6개사 품목등록 괄목할만

제네릭 회사들의 등록품목 수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농약등록에 소요되는 비용이 각 품목당 최소 1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 초기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1][2] 한얼싸이언스와 인바이오의 경우 각각 162품목을 등록했으며, 메이저 회사인 신젠타와 바이엘의 등록품목 수를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뒤이어 아그리젠토 93품목, 케이씨생명과학 81품목, 선문그린사이언스 68품목, 태준아그로텍 60품목 등의 순이다. 이들 품목만으로도 전체 중 수천억 원의 농약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할 준비들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판매실적은 전체시장의 10% 수준

국내 농약시장은 대략 15000억원(농약연보 통계) 전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상위 6개 제네릭회사들의 매출은 1500억 원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제네릭 회사들의 판매실적은 등록품목 수에 비하면 초라한 실정이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현재로선 국내 전체 농약시장의 10%를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최다 품목을 등록한 한얼사이언스 및 인바이오의 매출은 농약으로 각각 300억 원 전후로 보고 있고, 선문그린사이언스, 아그리젠토, 케이씨생명과학의 매출은 각각 100억 원 정도이며, 태준아그로텍은 아직 1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판매부진의 주요원인은 외적요인

제네릭 회사들의 가장 큰 판매부진 요인은 국내 농약 및 농자재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며 점차 공룡화 하고 있는 농협조직에서 찾아지고 있다. 현재 제네릭 회사들은 농협중앙회 계통시장에 적극적이지 않거나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및 전국 회원농협 자체구매 물량은 전체 농약시장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 8000억 원에 달하고 있지만, 이들 농협계통농약(자체구매 포함)의 대부분은 기존 메이저 7개사(농협케미컬, 팜한농, 경농, 삼공, 동방아그로, 신젠타, 바이엘)가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7000억 원은 농협계통 이외에 일반 시판상인들이 책임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최근 농협의 농자재사업 확장, 농협과의 가격경쟁, 정부보조사업 등에서 농협에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는 브랜드 파워에서 여전히 밀리고 있는 제네릭 회사들의 태생적 한계를 꼽을 수 있다. 실제 오리지널 원제나 제네릭 원제는 약효측면 및 과학적으로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농약시장에서 통하는 정설이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제네릭 원제이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약해를 일으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약시장에서는, 특히 농약 실수요자인 농민들은 최초 자신들이 사용해왔던 제품의 상표명을 기억하고 또 재구매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 파워가 농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하다보니 동일한 농약을 동일한 방법으로 제조·판매하더라도 상표에 따라 판매량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또 하나의 요인은 해외 유수 오리지널 원제 공급회사들로부터 특허기간의 만료여부에 상관없이 오리지널 원제공급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리지널 원제 공급회사들은 이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기존의 메이저 7개사를 통해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리지널 원제회사들이 국내 농약시장에서 제품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제네릭 회사보다 기존의 메이저 회사들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어야 유리하다는 판단과 더불어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상도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그런가 하면 제네릭 회사들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 및 시설, 제품 보급 계획(Scheme) 면에서 아직은 기존 메이저 8개 회사에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2020년부터 모든 잔류시험이 GLP 성적서만 유통 가능하기 때문에 제네릭 회사들이 현재 잔류분석 실시 및 인원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며, 제품 보급 면에서도 물량지원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네릭 회사들은 또 등록 및 등록하고 있는 제품 주성분들이 제네릭 회사간 대동소이 하기 때문에 제네릭 VS 기존 메이저간의 구도가 아닌 제네릭 VS 제네릭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이다 보니 결국 동일한 주성분에 대해 제네릭 회사간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제네릭 원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을 수 있다. 공통품목의 경우 최소한의 영업이익조차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제품 판매가격 대비 원제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 자체를 포기해야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서도 대부분의 중국산 및 인도산 원제가격은 계속 상승 중에 있다. 제품가격의 60~70%를 차지하는 원제의 가격상승은 제네릭 회사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메이저 회사들은 자사의 다른 품목(단독품목)들의 매출확대를 위해 제네릭 제품(공통품목)서비스 품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네릭 회사들은 특히 상위 6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단독품목 수가 2019년 현재 106개 품목에 이르고 있으나 매출규모는 150억 원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리 해석하면 이들의 단독품목 1개당 평균 매출규모는 14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며, 품목개발 비용을 고려할 때 너무 적은 판매량(매출)에 그치고 있다.


[표3] 제네릭회사별 단독품목 - 첨부파일 참조

 

제네릭·오리지널역할분담 통해

상호 발전방안 도출 지혜 모아야

어쨌거나 국내 농약시장에서 제네릭 회사들의 역할과 기대효과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농약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도 다각적이다. 이들 전문가들의 제안을 종합하면, 우선 제네릭 회사별 단독품목을 객관적 시각에서 분석해 국내 농약시장에 걸맞은 품목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아울러 시장여건상 생산을 해도 판매가 되지 않는 품목들을 냉철히 구분해, 제네릭 원제를 사용한 제품도 기존 오리지널 제품과 화학적으로 차이가 없을뿐더러 가격 경쟁력은 월등하다는 인식을 농민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심어주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기존 농약메이저 회사들은 품목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자금력으로 쉽사리 시장을 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네릭 회사들의 약진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대놓고 드러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네릭 회사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농업현장에 기여한 역할 및 향후 기대효과는 어떤 면에서도 폄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네릭 회사들이 그동안 투자해온 사회적 비용 및 투자금액 또한 적지 않다. 국내 농약시장에서 제네릭 회사들의 자리매김은 기존 농약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적잖은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현실인식과 상호 역할분담을 통해 농약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재선 기자 | newsfm@newsfm.kr

참고자료

  • 표3.pdf / 제네릭회사별 단독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