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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생태계 교란잡초’…“생물학적 방제 연구 절실”

이인용 한국잡초학회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잡초연구실장)

농작업의 최대 골칫거리는 단연 잡초방제다. 하지만 잡초 식물의 폐해는 이제 농경지를 벗어나 전국토를 휘감는 ‘외래잡초’들로 인해 생태환경에 적신호가 켜진지 이미 오래다.


이인용 한국잡초학회장(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잡초연구실장)은 “외래잡초 등과 같은 ‘생태계 교란식물’은 이제 우리 농업분야 넘어서 범국가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잡초학회가 지난달 26~27일 이틀간 경북 청송에서 개최한 ‘2017 추계학술발표회’의 주제를 ‘생태계 교란잡초와 방제’로 삼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이날 발표에서도 2017년 현재 국내에 유입된 외래잡초는 387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회장은 “외래잡초는 천적이 없어 확산 속도가 빠른데다 자연적으로 천적이 생겨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전제한 뒤 “지난 1876년 개항 당시 국내에 유입된 ‘개망초’의 경우 1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천적이 없을 정도”라며 “인공적인 방제를 위한 철저한 관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태계 교란잡초가 대량으로 퍼져야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방제에 나서는 수준입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미생물이나 천적 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5년간 농진청을 중심으로 친환경·생물학적 방제 연구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2018년이 이런 생물학적 방제 연구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도 “농사는 잡초와의 전쟁이라는 말이 있듯이 효율적인 잡초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잡초연구 인력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아쉽다”며 “발족 36년을 맞은 한국잡초학회가 올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도 현재 남아서 활동 중인 회원 간의 돈독한 협력관계 유지와 더불어 잡초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자신의 임기 내에 ‘잡초학 용어집’ 증보판 발간 계획도 분명히 했다. 현재의 잡초학 용어집은 지난 2001년 4월에 발간됐으니 16년이 지난 지금은 그동안의 변화된 관련 용어를 반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란다.
“한국잡초학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와 나의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이 회장은 “인생에는 희로애락이 함께하지만 영속성이 있듯이 우리 학회도 여러 가지 희비가 있지만 잡초의 생명력처럼 영원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잡초학회는 그동안 농경지에서 문제되는 잡초를 효율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또 제초제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했다고 자부합니다.”
이 회장은 “우리 학회가 농업계대학, 관련 산업계 및 연구소 그리고 농촌진흥청 및 도 농업기술원의 잡초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며 “실례로 직파재배답의 잡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관·연이 일치단결해 적정 제초제를 조기에 등록,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해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인용 회장은 1986년 대학을 졸업한 직후 당시 작물시험장 특용작물과 계약직을 시작으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을 거쳐 1989년 농약연구소 농약생물과 잡초방제연구실로 발령을 받으면서부터 잡초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잡초연구는 참 재미있었다”는 그는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잡초이름을 알아가면서 이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확산해 나가는지를 알아가는 재미에 매료됐었다”는 말로 오롯이 잡초연구에 30여년을 전념해온 그간의 회고를 대신한다.

거기에 “잡초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까지 제시한 결과가 농업인에게 유용하게 사용되면 더욱 잡초연구에 빠져들곤 했다”는 회상도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