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말이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강원도 원주에도 이 같은 마부작침의 표본과 같은 이가 있다. 여기 원주의 농협 경제사업장이나 큰 농사를 짓는 농민들 중에서 ‘김종만’ 이름을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유력 정치인도 아니고, 농업 관련단체의 단체장도 아니지만 김종만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많다.
원주에서 P사의 일반 복합비료와 퇴비 그리고 D사의 신개념 복합비료와 관주비료 대리점을 겸하고 있는 김대표는 원주 토박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원주 지역 농업인들에게 무한신뢰를 받는다. 김 대표는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중3 때 부모님을 뜻하지 않은 사고로 떠나보내고 어렵게 공부해 강원대 농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김 대표는 K비료회사 강원도 영업담당으로 10년정도 근무하였고 그때도 특유의 성실함으로 항상 뛰어난 영업실적을 냈다.
항상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김 대표도 매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었다. 2002년 회사 퇴직 후 농업계를 떠날 결심을 한 김 대표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안해 본 일없이 최선을 다했지만 돈은 벌리지 않았고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때 P비료에서 원주 비료 대리점을 권유해와 다시 농업계로 돌아오게 되었다.
김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진국’이라고 표현한다.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고 믿을만하다고 평가들을 한다. 이러한 김대표의 좋은 자질은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김대표는 항상 불안했다. 복합비료와 퇴비 회사들의 품질에 큰 차이가 없고, 대부분의 복합비료들이 농협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맥을 통한 영업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비료의 사용량이 꾸준히 줄어가고 있고 복합비료 유통 마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대표는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향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로 했다.
이때 김 대표는 과감한 외도(?)를 하게 된다. 기존 복합비료 유통은 지속하되 기존 복합비료와 사용 범위가 겹치지 않는 새로운 비료를 유통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하우스 농가들을 위한 관주전용 비료와 고효율의 신개념 복합비료였다.
새로운 비종을 추가하였으나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요소, 염화가리 그리고 저가의 액비를 주로 사용해온 농민들을 관주 전용비료로 대체해 사용하도록 하는게 결코 쉽지가 않았다. 또 일반 복합비료는 농민들에게 간단히 소개하고 공급하면 되는데 신개념 복합비료는 효과가 좋다하더라도 가격이 비싸 농민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김대표는 농협 홍보는 물론 농가 방문 설명, DM 홍보, 시범포를 통한 실증 시험, 작목반 세미나, 제조업체 견학을 통한 마케팅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농민들을 설득해 나갔다.
“나는 어떤 비료인지 잘 몰라! 김사장이 권해주는 비료는 믿으니까. 속이는 법도 없고” 김 대표와 거래하고 있는 농가의 말이다. 김 대표가 그렇게 열심히 비료를 홍보하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비료인지 모른다니? 비록 제품 이름은 모르지만 김 대표를 바라보는 농민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김 대표의 일과는 늘 일정하다. 새벽에 일찍이 일어나서 직접 농사를 짓는 밭에 가서 작물을 키우고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는 오전엔 농가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농가들에게 필요한 작물재배 조언을 해준다. 이때 김 대표가 취급하지 않은 제품을 문의해 올 때도 성심껏 사용법을 설명해주고 작물재배가 잘 되도록 돕는다. 365일 언제 전화하더라도 김 대표는 농가에게 달려간다. 이러한 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어느새 농민들은 김 대표를 믿고 의지하게 되었고 많은 농민들이 김 대표를 친형제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또 김 대표는 열정이 있는 농민들이나 작목반들 그리고 농민단체와 함께 작물을 성공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들을 방문해 농사법을 배우기도 하고, 비료 제조업체의 방문 프로그램과 연계해 올바른 비료 사용방법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심을 다해 농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여갔고 매출도 크게 늘어갔다.
김 대표는 항상 겸손하며 자신을 낮춘다. 늘 웃는 모습이다. 지금의 성과를 극구 작은 성공이라고 겸손해하면서 앞으로 더욱 농업적인 다양한 지식을 키워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 대표의 각오에서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우리 농업의 큰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