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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칼럼

보통비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보통비료가 불필요하다? 적어도 보통비료가 없다면 현재의 농산물 생산성 유지는 어렵다. 보통비료가격이 너무 높다? 당장 국내 보통비료가 없어서 우리와 유사한 품질의 비료를 수입해야 한다면 수십 퍼센트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적어도 농업의 자주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한다면 국내 토종 보통비료산업을 어느 정도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은 바로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완연한 봄의 기운이 남녘으로부터 올라오고 있다. 작년부터 온통 나라를 어지럽게 했던 정치적인 사안이 이제는 진정되면서 정리되는 듯하다. 대통령의 탄핵 인용과 이후 처리들이 순조롭게 되길 바랄 뿐이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정치·사회·문화적 중대한 문제들이 회자되고 켜켜이 묵혀서 쌓인 구시대적인 사건들, 사안들, 행태들이 이제 정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4월 이미 농사꾼들의 잰 발걸음이 너른 평야를 가득 채우고 있다. 겨우내 땅들이 잘 있었는지, 고치고 수리해야 할 것은 없는지 살피고, 농사채비 준비에 분주하다. 가을에 창고 가득한 농산물로 훈훈한 겨울을 보내듯, 봄에는 농사 준비 그 자체가 농민들을 일으켜 세운다. 올해 만큼은 더 좋아지길 기원하는 매번의 바램은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희망의 전환기가 다가오길 소망한다.


농사에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 가운데 비료가 있다. 이는 농작물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가진 물질이다. 토양의 토성을 좋게 하고 미생물 번식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있다. 흔히 말하는 보통비료와 부산물 비료를 법률적으로 총칭하여 비료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투입되는 영양물질과 토양의 생산력을 강화 내지는 유지해 주는, 즉 토양의 물리성과 화학성 등을 개선하는 것을 비료라고 말할 수 있다. 토양개선이란 토양 내 유용 미생물의 성장을 돕고 토양 내 영양분들을 농작물이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비료가격지수보다 농가 곡물 판매가격지수 낮다
비료에 대한 세간의 부적절한 인지가 만연하고 있어 안타깝다. 현실적 오해의 중심에 일명 화학비료라고 불리우는 보통비료가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사람에게 영양제가 있는데 천연적인 것이냐 인공, 가공한 것이냐의 차이를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보는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실체적인 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지금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여겨진다.


보통비료가 불필요하다? 적어도 보통비료가 없다면 현재의 농산물 생산성 유지는 어렵다. 내부에서 만들어 사용하던 비료는 인구의 증가와 농산물 수요 증가, 이를 위한 생산력 증대의 필요성에 의해 외부에서 만들어져 공급되어 왔다. 그리고 과거 우리가 경험했듯이 보통비료를 ‘금비’라고 까지 지칭(당시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함)하면서 그 효과를 칭송하였다. 물론 혁신적인 농업 생산성의 제고가 보통비료 하나만의 사용효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농업생산시스템 하에서 대체재의 투입 없이 보통비료를 제거하는 것은 건물의 하부구조 하나를 없애는 것과 같다.


보통비료의 사용량이 과도하게 많다? 과거의 사용량을 보면 그런 주장이 틀리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의 ha당 비료사용량은 1990년대 460kg 수준에서 최근 260kg 수준으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우리와 비슷한 농업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에 비해 20kg정도 많은 양이다(시점차이도 있을 수 있음). 하지만 자주 비교하는 네덜란드(285kg)보다는 적은 양이다. 물론 미국(118kg)이나 독일(130kg)보다는 많은 양이다. 하지만 조방적인 독일과 미국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보통비료가격이 너무 높다? 어느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것은 유사한, 혹은 다른 제품과의 가격과 비교해서 높낮이를 판단해야 한다. 가장 단순하게 농가의 구입가격지수 변화만을 보면 식료품이나 농촌 임료금보다 가격인상이 더디다.


2007년 기준 2015년 식료품, 농촌 임료금과 비료 가격지수가 각각 174.2, 153.1, 141.8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일본에 비해 수십 퍼센트 비료가격이 싼 것이 현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같은 기간 곡물 농가판매가격지수는 107.8로 미미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농업소득의 증가정체를 비료비용의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스마트농업 위한 양분총량제는 현안해결 후 추진
보통비료회사들이 돈을 많이 번다? 현재 국내 비료회사들의 생산설비 가동률은 46%이다. 1990년대 90% 이상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다. 가동률이 낮은 결정적인 이유는 국내 비료 소비량이 현격하게 감소하였고 수출 또한 여의치 않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이러한 기본적인 경영요소가 좋아질 기미가 거의 없다. 여기에 비료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원료가격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격의 변화도 분기별로 심하다. 2015년 1/4분기 질소 톤당 가격은 529달러였는데 3/4분기에는 446달러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고정비 회수차원의 수출인데, 톤당 단가가 2013년 수출 279달러, 수입 471달러이다. 비료회사들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양분총량제에 반대한다?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미래 농업은 스마트 농업이며 이는 정밀농업을 바탕으로 한다.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적기에 적량을 공급하여 비료 유실을 막고 생산성을 최대로 유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본다. 비료회사라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양분총량제를 시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점이다. 전국 농경지의 상세한 양분지도, 재배작물과 작물별, 시기별 필요 영양소와 양, 적절 비료 살포기기의 개발과 살포 등 현안들이 같이 개발, 공급,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내 보통비료산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작년부터 비료 원료확보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있다. 일부 보통비료회사들은 원료를 직접 수입하는 대신 국내 대규모 회사로부터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고, 일부 비료생산업체는 비료사업으로부터 철수 의사를 보이고도 있다.


문제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국내 보통비료산업이 무너지면 농업도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국내 보통비료가 없어서 우리와 유사한 품질의 비료를 수입해야 한다면 수십 퍼센트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일시적인 비료공급의 차질은 당연히 당해 연도 농사를 매우 어렵게 할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도 고용과 생산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농업의 자주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에 동조한다면 국내 토종 보통비료산업을 어느 정도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은 바로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