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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파종동시처리제’가 뜬다!

육묘상처리제 시장…또 한번의 진화
쉽고 간편하게 파종기에서 자동살포
‘오리사스트로빈’ 제품출시로 현실화
제품효과와 전용파종기 개발이 근간



육묘상처리제가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노동력을 좀 더 줄여주는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벼 이앙 직전 묘판에 처리하던 육묘상처리제가 이젠 볍씨 파종과 동시에 자동 처리할 수 있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육묘상처리제는 지난 1998년 바이엘크롭사이언스의 ‘리전트’가 처음 등록되면서 간편하게 묘판에 살충제를 살포해 이앙 후 초기 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 육묘상처리제의 등장은 그 당시로서는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인식됐다. 육묘상처리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본논에 직접 살균제, 살충제를 살포해야 해 노동력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특히 논에 직접 들어가서 약대를 끌며 약을 살포해야 하는 힘든 작업으로 손꼽혀 왔다.


그러던 것이 ‘리전트’를 필두로 육묘상처리제가 출시되면서 현재 600~700억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이 시장이 형성되고 유지 된지도 20년이 다 돼간다. 그 사이 살균과 살충이 동시에 가능한 약제들이 개발됐다.


특히 SG한국삼공의 ‘다카바’가 2007년 벼 흰잎마름병에 다른 회사보다 1년 먼저 등록되면서 육묘상처리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후 육묘상처리제는 편리함과 효과, 효율성 덕분에 대부분의 이앙답에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 돼왔다. 육묘상처리제는 각 농약 회사별로 고가, 중가, 저가 등의 가격과 효과에 차별을 두고 개발돼 경쟁을 이어 왔다.[표1]



이처럼 하나의 시장이 형성된 후 농약 회사들은 다음 단계를 고심한 것 같다. 시장 내에서 경쟁 우위에 서야하는 기업으로서의 당면 활동이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의 탄생을 주도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농자재 전반에 걸쳐 노동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촌 고령화가 심각해 평균 연령이 66세로 일본보다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와 함께 벼농사는 점점 대농가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벼농사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비교적 젊은 40~50대를 중심으로 대농가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많은 농가들이 일손을 줄이기 위해 육묘장에서 모를 구매해 이앙하는 경향이다. 이에 따라 대형 육묘장에서 대량으로 모를 재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약회사들은 좀 더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제품, 대농가ㆍ육묘장을 중심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파종동시처리제는 육묘상처리제 사용 방식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육묘상처리제가 파종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등록돼 있어서다.[표2] 하지만 이 파종동시처리제가 육묘상처리제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제품의 효과와 전용처리기의 개발이 함께 맞물리면서 부터다.



2007년 농협케미컬이 ‘오리사스트로빈’이 포함된 ‘모드니’를 출시하면서 파종과 동시에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오리사스트로빈’은 바스프가 공급하는 원제로 살균효과가 길어 파종 시에 처리해도 이앙 후 문고병까지 방제가 가능했던 것이 주요했다.


이듬해 성보화학의 ‘한소네’와 팜한농의 ‘콤비네’가 ‘오리사스트로빈’을 원료로 해 등록ㆍ출시됐다. 이에 따라 ‘오리사스트로빈’이 포함된 제품은 3개로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처음 이들 약제가 시중에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굳이 비싼 가격에 파종 때 약제를 살포할 필요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꽤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파종과 동시에 약제를 살포할 수 있는 자동화 기계가 개발ㆍ공급되면서 육묘상처리제 시장이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으로 흐름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표3]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관계자들에 의하면 자동파종기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시약살포기를 5년 전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파종동시처리가 가능한 제품을 다량으로 구매할 경우 이 시약살포기를 프로모션으로 함께 제공한 것.


이에 따라 5년간 약 5000여 개의 시약살포기가 현장에 공급됐다. 이 시약살포기는 파종기를 생산하는 ‘제광산업공사’에서 생산하며 파종기와 따로 또는 세트로 구매가 가능하다.


제광산업공사 관계자는 “시약살포기는 파종동시처리제를 공급하는 농약 제조회사들의 구입이 많았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일반 농기계 대리점을 통해 공급되는 양도 절반 가까이에 이를 정도로 자체적으로 구매하시는 농민들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오리사스트로빈’ 원제를 생산하는 바스프 관계자는 파종동시에 약제를 살포하는 것에 대한 장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일단 이앙 당일 육묘상에 약제를 처리하는 것은 바쁜 와중에 또하나의 일거리이자 부담이 됐었는데, 파종기에서 볍씨 파종과 동시에 시약을 살포하면 원스톱으로 일처리가 가능하다. 또 파종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균일한 약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판 내 또는 본답에서의 약제처리 불균형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약효ㆍ약해 문제에서 안전하다. 특히 ‘오리사스트로빈’이 약해에 매우 안전해 파종과 동시에 약제를 처리해도 발아나 어린모의 생육에 지장이 없다. 이와 함께 육묘상 내에서 뜸묘와 모잘록병의 발생을 줄여줘 건강한 모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이 같은 병해로 모가 모자랄 경우를 대비해 추가로 모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추가로 파종과 동시에 제품을 살포하면 모판에서의 뿌리활착이 좋아지고 매트 형성이 잘 되는 플랜트헬스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오리사스트로빈’을 필두로 한 파종동시처리제가 시중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타 육묘상처리제들도 파종시 살포할 수 있도록 등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전트슈퍼가 2014년 파종전 처리 추가 등록을 마쳤으며, 다카바-레전드, 다카바-에스, 롱킥이 뒤를 이어 등록을 추가했다. 이처럼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은 한동안 치열한 경쟁과 더불어 거듭되는 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바스프는 농협케미컬, 성보화학, 팜한농과 함께 올해 ‘울트라팜’을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25곳, 600~800ha에 달하는 면적에 파종동시처리제를 처리함으로써 대규모 시범포를 운영해 실사용자인 농업인들에게 눈으로 보여주는 홍보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파종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한 번, 본논에서 병해충 발생에 대한 방제 효과 한 번, 수확기 평가회 한 번 등 몇 번에 걸쳐 해당 제품들의 효과를 대규모로 검증하겠다는 복안이다.


바스프는 이번 ‘울트라팜’ 시범포 운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내년부터 파종동시처리제 시장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농약업계 다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과학기술의 발달로 점점 간편하면서도 효과가 높은 제품들이 개발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기술이 발달할수록 농약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확실한 효과를 보장받을 수 있는 영농환경 정착과 더불어 농약산업의 ‘퍼플오션’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국내 농약산업은 ‘파종동시처리제’와 같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한발 앞선 ‘진화’가 곧 성장 동력이라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뉴스 속 이 제품

파종과 시약ㆍ비료ㆍ상토 살포를 원스톱으로!!

제광산업공사(대표 구진섭)는 벼농사에 최적화된 파종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벼 파종기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만큼 파종기 시장에서는 독보적 존재이다. 제품이 개발될 때마다 특허를 낸 덕분이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전국적으로 5만대 정도의 벼 파종기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벼 파종기에는 모판이 벨트를 지나가면서 상토, 파종동시처리제, 비료 등을 살포할 수 있는 작업기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어 작업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