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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자재업계, 해외시장을 디자인 하다

중국 상해 CAC를 가다


우리나라 농자재 업계에도 해외시장 공략의 새바람이 일고 있다. 내수시장의 정체로 인해 수출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는 이번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CAC(China International Agrochemical & Crop Protection Exhibition)를 통해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동안 한국기업들의 CAC 참여 양상은 소수의 특정기업만이 단독으로 전시회에 나가는 경향을 보여 왔다. 참여 회사의 규모도 10곳 미만인데다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반면 농약, 비료, 4종복비, 유기농업자재 업계 등 상당수의 국내기업들은 ‘참관객’으로 수출보다는 수입을 목표로 CAC에 참여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는 CAC에 한국관이 개설되고, 기업들은 부스를 통해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마침내 CAC를 중국을 넘어 전세계로 향하는 수출의 교두보로 삼는 모습이 역력했다. 2017년 CAC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읽히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중국 상해에서 매년 2회 개최되는 CAC는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농약 및 비료 회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박람회로 올해 18회째를 맞았다. 지난 3월 1~3일, 총 사흘간 열린 이번 CAC에 한국의 20개 이상의 기업이 상담 부스를 설치하고, 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수출 및 국내 사업 확장을 위해 참관객으로 다녀갔다. 이번 CAC는 국내 농자재업계의 상황과 세계 흐름 등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신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올해 CAC는 25개국 1300개 기업이 부스를 설치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수치라고 CAC측은 밝혔다. 또 해외 145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한국, 베트남, 태국, 파키스탄, 오스트리아, 터키 등이 국가 단위로 참여했다. 특히 100개국에서 3만2000명 이상의 전문가급 참관객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CAC에는 한국관이 설치돼 18개 한국 농자재 기업들이 부스를 열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 킨텍스가 공동으로 주관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한국관을 설치한 것이다. 한국관은 5개의 전시관 중 3번째 관에 위치했다. 주변에 인도관 등이 함께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한국관에 관심을 두는 참관객들이 많았다. 한류에 대한 기대치를 실제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새턴바이오텍(주), (주)캠스텍, (주)카프코, (주)흙살림, 투엠바이오(주), (주)에프디파이프, FM애그텍, 제이아그로(주), (주)한얼싸이언스, (주)팜한농, CJ제일제당(주), (주)두산에코비즈넷, (주)헬퍼로보텍, (주)다운, 메타로보틱스(주), 내쇼널아그로 등이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도프, 고려바이오, 대유, 남보, 오더스, 누보, 유니텍바이오산업, H설피, MR이노베이션 등의 기업이 별도 독립 부스를 열고 바이어들과 상담을 이어가느라 사흘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실용화재단은 이번 한국관 설치 외에도 박람회 하루 전 행사 준비 대행사인 브리징그룹을 통해 바이어들을 초청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류갑희 실용화재단 이사장은 “농자재 업계가 영세함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자재를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실용화재단은 기술이전 뿐만 아니라 테스트베드 사업, 박람회 참여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CAC는 처음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 이사장은 이어 “올해 CAC의 성과가 좋을 경우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며 “전시회뿐만 아니라 기술 패키지 수출 등으로 정부 예산을 12억원 정도 확보한 만큼 산업계의 지원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용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한국 기업들의 수출 성과는 총 742건으로 254만 불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수출상담액만 792만 불로 집계됐다. 헬퍼로보텍은 포트기, 접목기 요르단 및 대만지역 판매계약을 확정해 약 35만 불의 성과를 냈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비료에 대해 16만불 가량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코비즈넷도 약 25만 불 가량의 유용미생물 배양시스템 수출계약을 맺었다.


고려바이오는 친환경비료 상해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3년간 약 50만 불 규모다. 가장 오랫동안 CAC에 참여했던 오더스 역시 올해에도 대만, 사우디 등과 농약 및 비료 제품의 15만 불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얼싸이언스는 한국에서 가공한 농약 완제품을 앞세워 중국시장을 공략했다. 비록 원제 자체를 생산할 순 없지만 가공기술력으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다. 심봉섭 한얼싸이언스 대표는 “농약원제는 중국산이지만,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제품의 품질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중국내 틈새시장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용화재단은 향후 전체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정보교류회 계획을 수립하고 협의회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시회 만족도, 애로사항 등을 파악하고 전시회 활성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내년 CAC 참가 기업의 규모를 늘리고 지원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 이번 CAC에 한국관이 설치된 것은 한친농의 역할이 컸다. 안인 한친농 부회장은 “이번 한국관 설치를 위해 한친농은 지난해 CAC 때부터 실용화재단과 킨텍스 측과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관의 인기가 확인된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기관과의 협업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설명했다.


CAC를 방문하거나 부스를 설치한 기업들로부터 수출 전략에 대해 많은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 유기농업자재 업체는 중국 수출을 위해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하지 않는다. 수출로 인한 큰 욕심을 내지 않으며 중국내 기업들에게 제품 제조 노하우와 핵심 원료만을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원료 대부분이 수입인 한국의 특성상 국내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가격경쟁력이 불확실하다는 부분에 착안한 것. 레시피는 공개하지 않으며 핵심 원료에 대한 오염물질 검사 정도의 성적서만 제공하고 나머지 원료에 대해서는 수입 회사가 직접 구매해 제조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약 제조 형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CAC 현장에서 만난 이상운 (주)정현그린텍 대표는 “중국시장 진출은 현장 밀착 마케팅이 성공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며 “실 사용자인 농민과 농업현장을 방문해 기술컨설팅을 통해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제품만 수출해서는 1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중국은 농업기술이 몇몇 대학에 집중해 있을 뿐 실제 농업현장에는 기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면서 “농업현장에 우리나라 기술을 조금만 적용해 줘도 생산성이 월등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농업은 국내 농업 생산량의 30%에 머무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생산량이 조금이라도 늘게 되면 제품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꽌시 문화에 대한 걱정들이 많은데 실제 농민과의 접촉이 최우선으로 공략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으로 수출을 진행할 때 “합작 등은 아주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뜻으로 읽힌다.


CAC 박람회에는 많은 한국 농약 제조업체 및 비료 업체들이 관람을 위해 참관했다. 주로 수입이 가능한 농약 제네릭 원제, 새로운 타입의 비료 등을 찾기 위한 방문으로 보였다. 특히 CAC를 찾은 농자재 유통 관계자들 중에는 경쟁력 있는 제품 발굴 및 직접 수입을 통해 사업 확장을 타진하는 경우도 감지됐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얘기지만, 최근 중국은 환경규제로 인해 공장 가동이 어려워 원제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며 현장에서도 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현지에서 비료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는 “공장에 폐수처리 시설, 공기정화 장치 등을 추가로 설치하도록 중국 정부가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년마다 시행되는 기업 운영 재허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나마 바스타 원제의 가격은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중국내 생산은 환경규제로 줄어드는 반면 미국에 새로 지어진 바이엘 바스타 원제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바스타 원제 가격은 큰 오름세나 큰 내림세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농자재 산업은 점차 경쟁이 심화되면서 갈수록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이 수출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농약ㆍ비료를 직접 수입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유통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농자재분야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큰 틀에서의 움직임과 정책이 절실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상해 = 심미진 l choubab@newsfm.kr



중국은 제네릭 농약원제 천국


 GLP자료 보유 원제 확보
수출 경쟁력 강화에 박차
생산 불가 원제도 제품군에
옥석 가려내는 혜안은 필수


중국 제네릭 원제 생산은 전 세계 1위인 만큼 많은 중국 기업들이 저마다 생산할 수 있는 원제 이름과 생산 가능량 등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었다. 특히 GLP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원제들을 리스트업 해 품질 면에서도 점차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농약 및 비료 회사들은 이번 CAC를 통해 사업 가능한 제네릭 원제, 틈새 공략형 원제 등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발품을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아직까지 실제 생산할 수 없는 원제들을 목록에만 보여주기식으로 내걸고 있는 기업들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CAC 측이 지난해 가장 수출을 많이 한 것으로 선정한 상위 20개 중국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