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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협 계통농약, 농가경영비 절감에 초점

평균 3.3% 가격 인하…지역연합구매제도 도입 등 적극적 행보


농협중앙회는 농가의 경영비 절감을 목표로 올해 계통농약 사업 방향을 결정했다. 세부안에는 다양한 정책들이 담겼다. 특히 지역농협과 중앙회 사이에 유대 강화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구매계약절차에 지역농협이 직접 참여토록 하는 등 농협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또 방제처방 등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교육도 확대한다. 농협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 정리했다.


농협은 올해 계통농약 추진방향으로 크게 ▲제도개선을 통한 농약사업 경쟁력 강화 ▲가격안정을 통해 농업인 실익 증대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기술교육 확대를 선정했다.


세부추진계획으로는 ▲참여형 구매제도 도입으로 계통간 이해 증진 ▲구매제도 개선으로 농약 가격 안정화 ▲계통품목 확대로 사업 성장기반 구축 ▲원제(아리)사업 활성화로 농약가격 인하 도모 ▲지역단위 구매역량 강화로 농업인 실익 증대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기술 교육 확대를 세웠다.


먼저 지역농협이 직접 구매계약절차에 참여함으로써 계통사무소간 상호 이해, 사업참여 등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현장 유통실태를 제도에 신속히 반영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참여형 구매제도·전문인력 육성
계통품목 확대로 성장기반 구축
지역 구매역량 강화로 실익증대


참여대상은 권역별 선정농협 농약 담당자로 계약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농약을 10년 이상 담당해 온 담당자를 대상으로 했다. 심의위원들은 상품별 기준가격의 적정성을 검증했다. 또 원제별 시장유통 실태 가격도 심사위원들을 통해 계통 가격에 반영했다. 이와 더불어 병해충방제 대체약제간의 가격 적합성도 검토해 의견을 냈다. 심의위원들은 계약 추진 기간동안 전문 심의위원들과 자재부에서 협업 근무를 실시했다.


소규모 지역농협 모아 중앙회가 공동계약 대행
농협중앙회는 지역의 소규모 농협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농협의 물량을 결집해 농협중앙회 자재부가 직접 일괄 계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물량이 많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장려금 수취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참여 농협에는 동일한 가격으로 농약이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장려금 수취율이 전국평균 미만인 농협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상시공동구매 방식도 계획하고 있다. 시판상의 이중가격에 따른 농가의 가격민원을 해소하고 소규모 농협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대상품목은 지역간 가격차이가 크거나 가격차손보전 신청이 빈번한 품목이다. 또 농협 비계통품목 중 시판상의 가격교란에 활용되는 고마진 품목이 대상이 됐다. 공급방식은 구매가격에 공급제비 차감 후 27% 이상 할인해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판전속품목 등 계통등록 추진
농협은 시판전속품목 및 신규개발품목의 계통등록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농협의 계통 품목수는 2014년 925품목에서 2017년에는 1100품목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신규등록 예정약제를 사전에 조사해 56개 품목을 선점했다. 농협은 이를 통해 계통 등록 확대로 시판 이중가격정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품목 확대에 따라 농업인의 구입편의를 제고하고 사업신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리품목 10개 추가…47억원 신장 기대


농협은 또 품목을 다양화해 아리농약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알 등 10개 품목을 신규제품으로 영입했으며 매출규모로는 47억원 수준에 해당한다.[표1] 연계아리 등록대상업체의 참여를 촉진해 업체간 경쟁을 유도했다.



아리농약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지역농협 및 담당자에게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또 아리농약 취급우수농협을 시상하고 보직공모자, 방제처방사 성과급 지원시 우대한다. 상품별 지급 장려금과는 별도로 전체 구매량 기준으로 추가로 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리농약은 올해 기존 농약가격대비 평균 31% 인하해 공급한다. 원제를 조기 매취구매해 원가를 절감해 이 부분을 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이 같은 아리농약의 원가수준 공급을 통해 제조사 유사품목의 가격을 견제하고 농약가격을 간적접으로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단위 연합구매도 장려
농협은 지역단위의 연합구매도 장려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 173개 시군 중 11개 시군에서 지역연합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농협 간 공동구매로 가격경쟁을 높이고 이를 통해 농가 영농비를 절감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연합구매장려금을 신설했다.


참여농협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연합구매 추진 신청 농협에 대해 구매액별로 차등 금액이 지급된다. 또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지역간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해 상호정보를 교환하고 농협간에 협력체계를 구축토록 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의 연합구매 추진비를 지원하고 우수 연합구매농협에게 포상을 할 계획이다.


또 지역본부가 비계통품목의 취급을 확대해 가격거품을 제거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농업인의 구매가격을 인하한다는 것이다. 농협은 비계통품목 취급 확대 사업량이 2015년 269억원에서 2017년 4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협은 자재유통센터를 활용해 매취구매를 확대하고 제조회사를 중심으로 현금 할인구매를 공급을 유도할 계획이다.


사이버교육 등 전문인력 육성 체계화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기술교육도 확대한다.


농협중앙회는 농약의 약해사례를 수집하고 이를 체계화해 처방기술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고 개연성이 높은 약제를 골라 집중교육함으로써 약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7개 작물의 257개 사례가 수집돼 방제력 검증 단계에 있다.


우수 선도지역을 거점지역으로 육성해 인접 농협에 사례도 전파할 계획이다. 지역별 재배작물 맞춤형 기술교육을 확대해 현장 중심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5개 시군에서 실시하던 교육을 올해 36개 시군으로 늘린다. 특히 외부전문가를 지역별로 전담 배치해 상시교육과 지도를 강화한다.


사이버교육도 강화한다. 작물별 병해충 전문방제기술을 농약교육 프로그램에 담는다. 올해는 9개 작물이 추가돼 총 20개 작물의 약제에 대해 맞춤형 교육이 실시된다. 최신 병해충정보와 방제기술 교육도 함께 강화돼 농약 담당자가 수시로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차손보전제도와 약해손실보전제도도 강화한다. 시군별로 시판과 대비해 경쟁력이 약한 지역과 조합간의 경쟁으로 계통의 활성화가 필요한 경우 이번 가격차손보전제도를 실시한다. 또 전국 연합구매 참여농협의 실구매가격이 시판과 차이가 날 경우에도 원가손실 및 일정 수익을 보전해 준다.


재고관리 전산 프로그램 구축
농약의 제조일자별 재고관리를 위한 전산 프로그램도 구축된다. 약효보증기간이 도래한 농약이 반품에서 누락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이 같은 농약이 지역농협의 창고에서 보관될 경우 정부의 유통점검에서 적발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자는 차원에서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전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선입선출 매출관리로 원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농협의 농약제도 중 가장 큰 변화는 대금정산일이 연1회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상ㆍ하반기 연 2회 정산이었으나 이를 12월에 1번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 이에 따른 선급장려금은 폐지한다. 다시 2015년 시스템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또 전국단위의 연합구매제도를 도입한 것도 큰 변화다. 소규모 농협 및 도시형 농협이 대상이다. 이들 지역농협이 연간물량 예약을 농협중앙회 자재부로 신청하면 자재부가 연합구매 물량을 결집한 후 납품업체와 추가로 약정을 실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금할인 등 저가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합구매제도는 지역농협의 자율적인 참여가 가능하며 구매력이 있는 지역농협은 현행계약방식을 유지하면 된다.


올해 농협의 계통농약으로 등록한 회사는 팜한농, 농협케미컬, 경농, 동방아그로, 한국삼공, 바이엘크롭사이언스, 신젠타코리아 등 13개 회사이다. 여기에 새한농이 신규로 등록했다. 구매가격은 평균 3.3%를 인하했다.


지난해 사업실적 3.2% 성장
한편 계통 농약 사업실적은 6634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성장했다.


가격인하(0.8%)에도 불구하고 신규품목 확대 및 시판 경쟁력 강화로 전년대비 205억원 순증했다.


계통이용률은 81.7%로 전년대비 0.3% 증가했다. 거래조건 개선 및 기술교육 확대로 계통이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계통품목 확대로 농가 구입편의 제고 및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신규등록 약제가 99개 품목으로 283억원의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표2]



또 아리농약 가격인하로 농가 경영비를 절감했다. 기준가격을 7.6% 인하해 공급함으로써 11억원을 절감했다. 농협측은 이를 통해 유사품들의 가격이 5% 인하했다고 가정할 경우 55억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산했다.


농협은 지난해 가격차손 지원을 매월 즉시 지원으로 개선해 시판 가격에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또 차손신청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모니터링 했다.


아리농약의 재가공반품 조건도 개선했다. 약효보증만료 농약을 반품할 경우 다른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해 재가공 비용을 절감했다. 농약 보직공무자 선정도 755명에서 1040명으로 대폭 확대해 계통사업 참여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했다.


계통농약 가격인하…“업계 현실 무시한 처사”
하지만 농협이 올해 계통농약 가격을 평균 3.3% 인하한 결정은 “농약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처사”라는 반응을 낳고 있다. 


이번 가격 인하율은 대금정산을 6개월 만에 실시할 경우 농협에서 받았던 선급장려금 2%를 포함한 것이다. 농협이 올해 대금정산을 연 1회로 변경하면서 선급장려금을 폐지한 것은 계통농약 가격 인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3%에서 2%를 뺀 1.3%가 실질적으로 인하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농협의 지난해 실적인 6634억원의 1.3%는 약 86억원에 해당한다.


농약 업계는 이에 대해 “사실 1.3% 정도면 농협 자체적으로 수수료 및 장려금율 등을 조절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면서 “제조회사를 압박해 가격을 내리는 생색내기 보다는 농협 자체적으로 이익을 줄이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더 명분이 서는 일 아니겠냐”며 아쉬운 속내를 내비췄다.


농약제조회사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는 공감을 얻고 있는 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중국, 미국 등의 환율이 요동치는 데다 일부 품목들은 원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상승 요인만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 안팎으로 펼쳐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의 일방적인 가격인하 요구를 제조회사에서는 감당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오히려 인건비 상승분 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는 상생 정신이 아쉽다”고 말했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