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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성우공업 ② 제품개발 스토리]‘비닐피복 삽’ 추가한 채소작물 작업기 ‘돌풍’

국내외 농민 절실히 원하는 농기계 지속적 개발

모든 제조업이 그렇듯 농기계기업의 생명줄은 소비자에게 유용한 신제품 개발에 달려 있다. 조환규 성우공업(주) 대표도 회사 초창기 연구개발 투자가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어떻게든 재원을 모아 신제품 개발에 나섰죠. 살아남으려면 제품 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했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은 퇴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조 대표는 지금도 국내외 어디서든 좋은 기계나 설비를 보게 되면 사진기에 담아온다.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나눈다. 앞으로 회사에서 만들 제품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산직, 영업직 불문하고 모든 직원들에게도 이 방법을 권한다.


남의 것이라도 좋은 것을 눈여겨보다 보면 나의 것으로 체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특허기술 활용…세상에 없던 농기계 만든다
새로운 농업용 작업기계를 개발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농민들이 불편하고 힘들어 하는 부분을 어떻게 개선시킬까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기능과 형태로 발전시킨 로타베이터를 내놓았는데 광폭로타베이터는 소형 트랙터에도 무리없이 장착하는데 포인트를 뒀다. 또한 대형 트랙터의 보급이 늘면서 작업기도 이에 걸맞게 초대형광폭·초고상형 로타베이터를 출시했다. 


원판쟁기는 성우공업에서 만들어 특허를 낸 조각형 경운날을 써서 탈부착과 사용이 편리함은 물론 교환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성우의 문짝써레도 빼놓을 수 없다. 논두렁에 휘어지는 일이 잦은 사용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통짜 써레판으로 제작한 특허제품이다. 처음엔 가격 때문인지 기대보다 반응이 늦었지만 입소문을 듣고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써레판의 폭이 넓어 작업시간이 줄고 기계가 견고해 실린더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작업기계를 직접 써본 농민이 주변에 추천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홍보도 없을 것이다. 성우공업의 농기계들은 입소문으로 꾸준히 인지도가 높아진 경우가 적지 않다.


밭작업기의 효율성 극대화한 SOG 휴립복토기
휴립복토기 SOG모델은 성우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쌀 소비 감소 등으로 농민들의 관심이 밭농사 쪽으로 옮겨지고 있는데 밭작물기계화는 더딘 현실에 착안했다. “밭농사를 좀더 쉽게 할 수 있는 채소작물작업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개발했어요. 향후 수출용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봅니다.”


휴립복토기 SOG모델은 양파, 마늘, 배추, 고추 등 밭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작물 농사에 활용할 수 있는 작업기다. “편심이동형으로 로타리, 농약·비료 살포와 함께 이량 폭 조절 성형에서 배토 골 작업, 비닐 피복·성형, 두둑·평탄 작업까지 야무지게 해낸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특허 받은 ‘비닐 피복 삽’을 추가 장착, 깊은 골 작업이 용이해 두둑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다. SOG 휴립복토기로 두둑(골) 작업을 하면 상대적으로 두둑에 흙이 많이 덮힌다. 두둑 면적과 수량이 늘어나 작물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발전하지 못하고 머물면 ‘퇴보’
조 대표는 “정부의 농기계 관련 정책은 농기계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결과적으로 농촌의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의 농기계 최저가입찰은 싼 부품 사용 등 농기계의 질적 저하를 가져왔으며 기계산업 발전을 퇴보시킨 것이 큰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가형 기계만 채택할 게 아니라 농민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언젠가 한 농민에게 “외국기계는 점점 좋아지는데 왜 우리것은 더 못해지냐”는 말을 듣고 농기계산업인의 한 사람으로 참담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농기계회사마다 규모와 기술력에 맞는 최상의 기계들을 개발하고 이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시장 분위기가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농민들을 위해 세상에 없던 작업기계를 하나하나 만들어 그들의 노고를 대폭 줄여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 ‘農者天下之大本’과 ‘技術人 天下之大本’ 두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노력한다면 세계 농민들에게 우성이라는 이름으로 다가갈 날이 올 것을 굳게 믿는다.


이은원 l wons@newsfm.kr